<창간특집 천기누설> 사주로 본 투옥 총수들 앞날 대예측

하늘은 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일요시사=경제1팀] 한종해 기자 = 6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파란 말의 해 갑오년이 밝은 지 어느 덧 반년 가까이 흘렀다. 올해 재계는 대기업 총수들의 잇따른 구속 소식에 얼룩졌다. 선장 잃은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위기관리 체제에 돌입했지만 그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투옥 총수들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까.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재계 총수들의 사주풀이를 통해 이들의 운세를 점쳐봤다.

   SK 최태원
"배신 주의하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계열사 자금 횡령혐의로 지난해 1월31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돼 1년 넘게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4년 실형이 유지됐다. 최 회장의 부재 속에 SK그룹은 지난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계열사 간 독립경영체제로 운영되지만 해외 투자와 신규 사업 등 굵직한 현안 추진도 대부분 올 스톱되거나 보류된 상태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결단으로 성사된 SK하이닉스와 같은 성공을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백운비 원장은 어떻게 볼까? 백 원장은 "수신도계(修身道界)"라고 운을 띄운 뒤 "몸과 마음을 새로 닦고 참회와 반성으로 새로운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금년 운은 좋지 않다. 내년에 운이 들어온다"며 "현재 상황을 뚝심과 패기라는 평소 장점을 최대한 살려 새로운 대업을 완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 회장의 수감 생활이 올해까지는 이어질 것임을 가늠하게 하는 부분이다.


백 원장은 또 "건강은 워낙 타고난 체질이라 염려할 부분이 없고 형제우애도 변함이 없다"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부분적인 이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핵심 멤버의 배신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CJ 이재현
"약점 보완하라"

"신우대업(新又大業). 새로운 기운으로 변하며 내분을 극복하고 대업을 이어받을 계기가 되는 해." 백 원장이 밝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운세다.

이 회장은 끊임없는 수난사를 겪고 있다. 지난해 7월 비자금 조성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강도 높은 검찰 조사에 이 회장의 건강은 악화됐다. 급기야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던 지난 2월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법원은 지난달 30일 이 회장 측의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이 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명예도, 건강도 다 잃은 셈이다.

[최태원] 새로운 길 찾게 될 것
[이재현] 혜안과 지혜 터득해야
[현재현] 후반에 위기 극복한다

그룹 사정도 마찬가지다. CJ그룹은 전반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8조5000억원으로 목표인 30조원 달성을 실패했고 영업이익 또한 1조1000억원으로 목표인 1조6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9% 감소했고 CJ프레시웨이와 CJ CGV, CJ대한통운 역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CJ푸드빌은 적자전환했다.


백 원장은 이 회장에 대해 "귀가 얇고 마음의 변화가 심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중심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며 "타고난 운이 병약하여 건강에 문제가 많다. 선천성·후천성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 원장은 이 회장에게 '보완'을 강조했다. 백 원장은 "앞 뒤 관계를 분명히 하고 한 발 앞서 보는 혜안과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며 "지병 등의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늘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양 현재현
"혼란 뒤 구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에게 계사년과 갑오년은 악몽의 한 해였다. 현재의 회장의 악몽은 지난해 10월 동양과 동양레저·동양인터내셔널·동양네트웍스·동양시멘트 등 그룹 계열사 5곳이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 사기성 CP를 발행하고 판매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되면서 시작됐다.

검찰은 동양 계열사 10여 곳과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자택 3∼4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등 수사를 시작했고 결국 현 회장은 지난 1월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 CP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현 회장은 지난 12일 작전세력과 공모해 주가 조작을 하고 399억원의 이득을 얻은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추가 기소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 회장과 김철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는 주식투자 전문가들과 공모해 2011년 12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총 18만2287회의 시세 조종성 주문을 냈다. 이에 940원이었던 동양시멘트 주가는 4710원까지 올랐고 ㈜동양이 보유한 주식을 블록세일로 매도하는 수법으로 13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현 회장과 김 전 대표는 또 동양네트웍스 직원 임모씨 등과 공모해 동양시멘트 주식을 담보로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해 277억원 상당을 챙겼다.

백 원장은 "현 회장의 올해 운세는 사방으로 흩어질 운"이라며 "관액중중(官厄重重). 즉 관재와 흉운으로 인해 무너지고 잃는다"는 전망을 내놨다. 나아가 현 회장에게 그동안 중심업이 바뀌는 등 혼란이 주어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백 원장은 현 회장이 후반에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답은 '일이관지(一以貫之)'다. '하나로써 꿰뚫다' '일관성이 있다'는 뜻이다. 백 원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말고 뚜렷한 목표와 정신을 무기로 밀고 나가야 한다"며 "후반에 가서는 지금의 위기가 수습이 되며 신규 운의 변화로 구원을 받는다. 부분적이지만 회생의 기운이 있고 새로운 중심이 잡힐 것"이라고 관측했다.

   STX 강덕수
"신화 다시 쓴다"

강덕수 전 STX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는 무너졌다. 그러나 백 원장은 강 전 회장의 재기를 점쳤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지난 8일 강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2조3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하고 이를 이용해 사기적 금융거래를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STX건설을 집중 지원했다. STX건설의 지분은 강 전 회장과 자녀가 75%, 나머지는 강 전 회장이 대주주인 포스텍이 보유했다. 사실상 개인 회사인 셈이다.

STX에너지 등 계열사 11곳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STX건설의 CP 1784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이중 948억8000만원이 상환되지 않아 계열사가 손해를 떠안았다. ㈜STX는 2011년 3월 중단된 공사의 선급금 명목으로 231억원을 STX건설에 지급했고 2012년 7월에는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 이전사업과 관련해 STX건설이 군인공제회로부터 빌린 1000억원 중 849억원에 대해 STX중공업에 연대 보증하도록 하기도 했다. STX중공업은 이중 740억원을 대신 갚았다.

[강덕수] 약간의 모험이 필수
[이호진] 부활 운기가 뚜렷하다
[조석래] 액운 물러가는 호전운

강 전 회장은 횡령한 계열사 자금을 개인 채무변제와 주식 매입에 썼다. 자신이 세운 페이퍼컴퍼니 글로벌오션인베스트먼트의 채무를 포스텍 자금 240억원을 동원해 갚았고 자신의 포스텍 주식을 일본계 금융회사에 팔았다가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입자금 302억원을 포스텍에 넣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계열사 임원들의 성과급을 부풀려 지급한 뒤 차액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1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한때 재계 11위까지 올랐던 STX그룹은 지난해 해체됐다.

백 원장이 진단한 강 전 회장의 올해 운세는 한마디로 '才上貴來(재상귀래)'형이다. 평소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며 기적의 신화를 맞이한다는 뜻인데 강 전 회장이 결국 재기에 나설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백 원장은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추진력과 강한 리더십"이라며 "새로운 인재 등용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 원장은 또 "약간의 모험이나 새로운 아이템도 성공이라는 결실을 맺는 데 필수"라고 덧붙였다.

  태광 이호진
"타고난 운 튼튼"

백 원장은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재기도 점쳤다. 이 전 회장은 14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징역 4년6월형을 선고 받은 뒤 3년째 간암 투병을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암수술을 받은 후 간이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1년 2월 검찰은 이 전 회장에 대해 구속 기소, 모친인 이선애 전 상무는 불구속 기소했다. 2012년 2월 1심 선고에서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는 이 전 회장에게는 징역 4년6월과 벌금 20억원을, 이 전 상무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0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 전 회장 모자는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판결을 받았다. 이 전 회장은 대법원에 상고했고 이 전 상무는 상고를 포기했다. 두 사람 모두 구속집행정지를 여러차례 연장했으며 이 전 회장은 질병을 이유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이 전 상무는 형집행정지 연장 신청이 불허되면서 지난 3월19일 재수감됐다.

총수의 긴 부재에 태광그룹의 시름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주력계열사인 태광산업은 지난 2012년 1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2001년은 노조파업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이 적자를 불러왔다. 뚜렷한 돌발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적자전환은 사실상 이 전 회장 부재 탓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 원장은 이 전 회장의 운세를 '관액신병(官厄身病)'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관재와 액운의 사슬에 묶여 심신이 병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백 원장에 따르면 태광그룹의 걱정과 근심은 여기까지로 보인다.

백 원장은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히는 것과 같은 큰 액운을 맞이해 모든 것이 암흑 속에 잠겨 있으나 타고난 근본의 운이 튼튼해 천만다행히도 건강의 회복과 사업의 재기와 부활의 운기가 분명하니 운을 믿고 전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 조석래
"밀고 나가라"

최근 조세포탈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도 암 투병 중이다. 2010년 담낭암 말기 판정을 받아 절제 수술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전립선암 선고를 받고 방사선 및 호르몬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재판은 중단된 상황. 조 회장 측 변호인이 "6월 중순쯤 조 회장의 항암치료가 끝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본 재판은 6월 중순 시작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900억원 횡령·배임과 1500억원대 세금 탈루를 주도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조세포탈)로 조 회장, 조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 이상운 부회장 등 5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조 회장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과거 정부정책 하에 누적된 회사의 부실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조세포탈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백 원장은 조 회장의 운세는 '옥당금곡(玉堂金谷)'형이라고 설명했다. 집안에 보석 같은 운이 들어와 액운이 물러가고 새로운 기상을 맞이하는 호전운이라는 것. 백 원장은 "(조 회장이) 그동안 미뤄졌던 일, 새로 계획했던 일 등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밀고 나가야 한다"며 "금년은 결실이 아닌 예비운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고치고 만들어가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han1028@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하며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가운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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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