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의 6·4지방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부실·편법이 난무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부실 여론조사, 편법 여론조사 결과 개봉 등으로 경선에 참가한 후보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심지어 전남도의원 경선에 참여했던 한 후보는 "경선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불법으로 진행됐다"고 성토했다. 그 내막을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취재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 불법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전남도의원 경선(신안군 제1선거구)에 참여한 김모 후보 측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14일 밤 <일요시사> 취재기자와 만난 이 관계자는 새정치연합의 전남도의원 경선을 한마디로 이렇게 표현했다.
불법 만연?
김 후보 측에 따르면 지난 14일 새벽 1시께 앞서 진행된 전남도의원 경선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김 후보는 참관인 2명을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장소에 보냈다. 그러나 이들은 선관위 관계자로부터 "권리당원조사 결과가 아직 취합이 안됐으니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귀가했다.
전남도의원 경선의 경우 대다수 지역이 100% 국민여론조사 만으로 진행된 데 반해 신안 제1선거구는 '권리당원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경선이 진행된 곳이다.
귀가 후 선관위의 참관 요청 연락을 기다리던 이들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경쟁후보인 임모 후보 측이 보낸 "도와주신 덕분에 경선에 통과했습니다. 본선에서도 잘 도와 달라"는 내용의 황당한 문자메지시를 지인으로부터 받았다.
문자를 확인한 김 후보 측은 즉각 새정치연합 전남도당위원장이자 무안·신안군이 지역구인 이윤석 의원을 직접 찾아가 어떻게 된 영문인지 따졌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보좌관에게 받은 경선 결과에 대한 문자를 김 후보 측에 보여주며 "경선이 끝난 것 아니냐"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후보 측은 "경선 결과 발표 참관을 위해 대기하다 '돌아가라'는 말을 듣고 돌아왔더니 기습적으로 후보 측 참관인이 없는 상황에서 개봉을 했다. 게다가 권리당원조사는 끝나지도 않았는데 임 후보가 당선됐다는 문자가 돌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의원은 그 자리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전남도당 박모 기획국장과 통화를 한 뒤 "(돌고 있는 문자메시지는) 공식자료가 아니다"라며 "결과를 백지화 하겠다"는 말을 김 후보 측에게 전했다. 하지만 이후 실질적 조치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 김 후보 측의 설명이다.
추후 김 후보 측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의원이 받은 문자는 지난 14일 새벽 이 의원실의 배모 보좌관이 입회한 상태에서 후보들 측 참관인 없이 선관위원들이 개봉한 결과를 현장에 있던 배 보좌관이 전달했다.
전남 신안, 부실·편법 여론조사 논란
선관위, 지역위원장 알면서도 무대응
배 보좌관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본인은) 선관위원은 아니지만 전남도당 선관위원이 부족해 실무지원을 나갔었다"며 "그 자리에서 개봉된 결과는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다"고 말했다.
권리당원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여론조사 결과만 먼저 발표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당원조사 결과는 도착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무지원이라 자세한 상황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도당 선관위 관계자가 실수를 했다"며 "봉투가 50(권리당원)대 50(국민여론) 지역인지 모르고 오픈을 했다"고 실토했다.
새정치연합 전남도당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곤 의원 측 관계자도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히 분류가 안 된 측면 있었다"며 "개봉 당시 권리당원조사 결과물이 안 온 상태에서 개봉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누가 내용물을 봤는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바깥으로 새어나갔다"며 "김 후보 측은 이 의원실을 통해서 관련 내용이 나갔다고 주장하는데, 우리 입장은 증거물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재심을 청구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선관위에서 권리당원조사 결과가 오기 전에 개봉이 됐고, 국민여론조사 결과만 유출이 됐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잘못된 것이 맞다"며 "의도된 고의적 개봉이라면 위법이고, 실수라고 하더라도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 측의 강한 이의제기에 이날 오후 3시 발표할 예정이었던 최종결과는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일인 다음날(15일)로 연기됐지만, 결국 임 후보가 후보로 확정되며 바뀐 것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김 후보 측은 박 국장에게 "28표를 더 줄 테니 그것으로 끝내자"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선관위에서 여론조사와 관련한 착오를 인정하면서도, 또 다른 편법으로 실수를 무마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문자를 돌린 당사자인 임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초 당에서 13일 밤 10시에 결과가 나온다고 했다.
다음날 새벽 누군가가 카카오톡으로 경선결과를 알려와 그 내용을 동생에게 알려줬고, 동생이 문자를 돌렸다"며 "나중에 권리당원조사가 덜 된 것을 알고 즉시 추가 문자를 보내 '우리가 잘못 알았다. 여론조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라는 수정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임 후보는 김 후보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선 "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13일 이미 국민여론조사는 끝나 있었고, 권리당원조사도 90%는 완료된 상태였다고 선관위원장에게 들었다. 문제가 있다면 남은 10% 당원조사는 배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선 후유증 예고
그러나 김 후보는 "당초 당원 700명, 국민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기로 했지만 조사를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라며 "특정후보를 밀기 위해 경선 부정을 알고도 묵인하고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이어 "불법·편법으로 조사 및 개봉된 여론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경선이 끝난 것처럼 문자를 돌린 임 후보의 후보자격을 박탈하거나 신안 제1선거구는 무공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검찰에 고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완 관련해 저간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박 국장은 "공보국장과 통화를 하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공보국장 역시 "현장에 없어 정확하게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한편, 새정치연합 전남도의원 경선과 관련해서는 신안 제1선거구 외에도 영암, 목포 등 타 지역에서도 불공정 여론조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에서는 본선까지도 경선 후유증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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