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계 '안철수 토사구팽' 플랜 막전막후

믿었던 김한길, 등 뒤에서 안철수 노린다?

[일요시사=정치팀] 김명일 기자 = "남편만 믿고 시집을 왔는데 남편이 180도 돌변한 격이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처지를 표현한 말이다. 합당의 명분이었던 무공천은 철회됐고, 5대5 합당원칙에 대한 민주당계 인사들의 해석은 아전인수 격이다. 국회 입성 1년 만에 원내 제1야당을 접수하며 대권의 꿈에 부풀어 있던 안 대표는 지금 토사구팽 위기에 처해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안철수 공동대표가 토사구팽(兎死狗烹·토끼 사냥철이 끝나면 쓸모없게 된 사냥개를 삶아 먹는 것) 당할 위기에 처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안 대표의 처지에 대해 "남편만 믿고 집안의 반대도 무릅쓰고 시집을 왔는데 잘해 주겠다던 남편이 180도 돌변한 격"이라고 표현했다.

상처 입은 리더십
허울뿐인 대표

새민련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기초연급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의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평소 민생중심정당을 표방하며 기초연금법안을 통과시키려 했던 안 대표의 리더십은 또 한 번 상처를 입게 됐다. 일각에선 허울뿐인 대표라는 비아냥도 들린다.

합당 후 안 대표는 민주당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비례대표 지역구 출마 금지' '최고위원제 폐지' '정강정책 수정' 등의 개혁안은 사사건건 발목이 잡혔다. 새정치연합 세력 내에서도 새민련이 민주당과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며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합당 후 쇄신하겠다던 민주당이 정작 합당 후엔 아무 것도 내려놓지 않으려 한다는 비판이다.

합당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은 기존 민주당 세력의 끈질긴 흔들기로 결국 철회됐다. 당초 합당에 따른 무공천 결정을 찬성했던 민주당 측 인사들은 "그땐 합당이 워낙 급하니까 (무공천에) 반대하지 않았지만 기초선거를 다 내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말을 바꿨다.

"잠시 죽더라도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하겠다"며 끝까지 무공천을 고수했던 안 대표는 무공천 철회 결정으로 새정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차지해왔던 안 대표는 무공천 철회 결정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며 1위 자리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에게 내줘야만 했다.

게다가 무공천 철회 결정으로 안 대표 측 사람들이 줄줄이 결별을 선언하면서 안 대표는 차후 세력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미 수족이 다 잘려나간 셈이다.

합당과정에서 약속했던 5대5 지분 원칙에 대해서도 민주당계 인사들은 이제 와서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고 있다. 새정치연합 측에서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양쪽이 동등하게 참여한다는 게 원칙이고 당 운영이나 공천에도 당연히 그런 정신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계 인사들은 "멀쩡한 후보들이 있는데 무조건 5대5 원칙을 내세워 전략공천을 한다면 시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냐"며 반발하고 있다.


소외받는 '친안'
사실상 공천학살

민주당 출신의 한 의원도 "실무조직은 5대5로 하지만 공천은 지분을 나누는 것이 아니고 시민들로부터 지지받아 당선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는 쪽으로 해야 한다"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측 후보들은 "우리 측엔 새정치 바람을 타고 정치에 막 입문한 신인들이 많은데 어떤 경선방식을 도입해도 기존 민주당계 인사들과의 경쟁은 불리하다.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기 위해서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후보들에 대한 지분 안배가 필요하다"며 대립하고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에 힘 빠진 안철수
당초 예상대로 물 건너간 화학적 결합


이른바 5대5 지분 원칙은 극심한 세력 불균형에서 새정치연합이 민주당에 흡수통합 되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이러한 기계적 균형은 통합신당 추진 과정에서 한동안 잘 지켜졌었다. 하지만 막상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민주당 인사들이 아전인수 격 해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새정치연합 출신 당직자들이 민주당 출신 당직자들과 가진 상견례에서 '큰절을 강요받았다'는 주장도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들은 김한길계 인사로 분류되는 노웅래 사무총장으로부터 "선배들에게 큰절로 인사하라"는 요구를 받고 기존 민주당 측 당직자들에게 큰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무총장은 새정치연합 측 당직자들을 '시집 온 며느리'로 빗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새정치연합 측 당직자들은 굴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노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관례라고 해명했지만 민주당 측 인사들이 새정치연합 측 인사들을 동등한 동료가 아닌 신입직원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처럼 합당 후 잡음이 계속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아름다운 결합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양당 사이엔 이미 먹느냐 먹히느냐의 처절한 싸움만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안 대표가 민주당계 인사들에게 이용만 당하다 버려질 것이라는 '안철수 토사구팽 시나리오'까지 나돌고 있다.

정치권에서 나도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민주당이 안 대표와 합당한 것은 처음부터 안 대표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라 새정치 세력을 소멸시키려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안철수가 뜨면 뜰수록 민주당의 기득권은 위협받는다. 때문에 우선 합당을 통해 외부에서 제1야당 자리를 위협하는 새정치 세력을 소멸시킨 후 내부에서 안 대표를 견제하려는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안철수 잡고
기득권 지켰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새민련의 계파 갈등을 안철수-비노 대 친노의 대결이라고 해석하지만 내가 보기엔 '안철수세력 대 비노 대 친노'의 삼파전에 더 가깝다. 안 대표가 민주당 내에서 믿어도 되는 사람은 없다"라며 "무공천하면 선거에서 어렵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던 사실이다.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사실로 친노는 안 대표를 흔들었다. 그럴 때 최소한 비노진영은 안 대표를 지원사격 했어야 하는데 사실상 방관했다. 비노가 친노와 함께 안 대표를 함정에 빠뜨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무공천 철회 결정 이후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만류한 것도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희생양이 필요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계 인사들은 안 대표의 중도 낙마를 바라고 있겠지만 무공천 철회 결정 이후 곧바로 안 대표를 낙마시키면 그야말로 안 대표를 토사구팽시킨 격이 된다. 또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을 질 희생양도 필요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후폭풍을 최소화할 구체적인 토사구팽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임기는 신당 창당대회 이후 1년에 불과하다. 1년 후엔 어쩔 수 없이 당권을 내려놔야만 한다. 그런데 안 대표 진영에는 안 대표 외에 무게감 있는 인물이 없다. 굳이 손을 대지 않더라도 안 대표는 자연스럽게 세력을 잃고 새민련 내에서 도태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분 나눌 때 되니 딴소리
유통기한 지난 5대5 정신


합당 결정과 무공천 결정 과정에서 그나마 몇 안 되는 측근세력을 잃었고, 지분 배분 없이 정상적인 공천 과정을 거칠 경우 새정치연합 측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살아남을 가능성도 희박하다. 문제는 여전히 높은 안 대표의 지지율인데, 안 대표가 현재 하락세인 지지율을 반등 시킬 별다른 변곡점도 보이지 않아 큰 문제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 대표가 새민련에서 세력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련의 흐름에 대해 "민주당이 안 대표를 토사구팽함으로써 여권을 이기지는 못해도 야권 강세지역에 대한 기득권은 지켜낸 것 아니냐"며 "민주당은 처음부터 여권을 이기겠다는 생각보다는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새누리당보다 더 보수적인 집단이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 대표가 앞으로 모든 실권을 잃는다 해도 새민련을 떠나기는 힘들다. 자신이 당을 만들어놓고 떠날 명분이 없지 않나? 결국 안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새민련의 '얼굴마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존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토사구팽
예고된 뻔한 결말

너무 취약한 세력으로 기존 민주당의 기득권을 깨려 했던 시도 자체가 무모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시나리오는 주로 여권이나 보수인사들 사이에서 들려오고 있다.

또 시나리오를 세심히 들여다보면 다소 허무맹랑하고 비약적인 해석도 많다. 야권에서는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해 안 대표와 민주당 인사들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보수진영의 틈새 벌리기 작전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과거 새정치연합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과 합당하면서 민주당은 많은 약속을 했지만 지금까지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

민주당 스스로 무엇을 내려놓았나 반성해야 한다"며 "안 대표의 정치철학에 털끝만큼도 동의하지 않으면서 합당에 찬성한 것은 결국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눈속임이었나? 무공천 철회로 안 대표는 이미 토사구팽을 당한 셈"이라고 일갈했다.

 

<mi737@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