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신한카드 ‘사장 아들’ 설왕설래

자격 미달인데 핵심 부서에 특채?

[일요시사=경제1팀] 김설아 기자 = 신한카드가 때아닌 특혜 채용 논란에 휘말렸다. 주인공은 홍성균 전 사장 아들. 현재 신한카드 핵심부서에서 근무 중인 그가 채용되는 과정에서 경력 부풀리기 등 일부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대표적인 신한맨으로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홍 전 사장은 난감한 눈치.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정통 ‘신한맨’으로 통하는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의 아들이 신한카드에 재직 중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특혜 채용 의혹이 일고 있다.

특별 채용?

홍 전 사장의 아들 A씨는 지난 2012년 모바일 관련 부서 경력 특채로 신한카드에 입사해, 현재 핵심부서인 미래사업팀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미래사업팀 내에서 외국인 전용카드를 담당하는 해외 상품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A씨의 경력을 두고 이런 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신한카드는 상담원과 채권관리원 외에는 경력 채용이 드물다는 점, 경력은 3년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A씨의 경력에 강한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A씨는 채용 당시 경력이 1년여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력이 애매한 1∼2년차에게는 중요 업무를 맡길 수 없어 경력 특채로 선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채용공고가 있었는지도 몰랐다는 내부직원들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홍 전 사장의 아들을 특별 채용하기 위해 예고에 없던 직원을 선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홍 전 사장이 현직에 있을 당시라면 저 정도 입김은 불어 넣을 수 있는 힘은 가진 사람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신한카드 측은 이 같은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해당 직원이 신한카드의 재직 중이고, 홍 전 사장의 아들인 것은 맞다”면서도 “특혜 채용은 절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A씨의 남다른 스펙을 강조했다. “A씨가 일본 비자인터내셔널에 최연소로 입사했을 정도로 스펙이 좋고 경력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어 경력사원으로 채용된 것”이라며 “특별 직군도 아닐뿐더러 특혜가 필요 없는 스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균 전 사장 아들 입사 뒤늦게 확인
최소 경력 3년이상 뽑는데…불과 1년차

연차 차이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는 “입사 당시 4년간 근무한 일본 회사 경력을 1년만 인정받고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입사 시기도 홍 전 사장 퇴임 후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도 없다”고 덧붙였다.

A씨 아버지인 홍 전 사장은 지난해 말, 신한금융지주 차기회장 후보 물망에 올랐던 인물이다. 홍 전 사장은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최영휘 전 신한금융지주사장, 한동우 회장 등과 함께 이른바 ‘포스트 라응찬 4인방’ 중의 한 사람으로 꼽혔고, 경선에서 현 한동우 회장과 함께 최종 후보 2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정통 신한맨’으로 알려진 그는 기획과 영업 분야에서 뛰어나다는 게 강점으로 꼽혔다. 특히 ‘일본통’으로서 재일동포 주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그는 1965년 경동고, 1970년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서울신탁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권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82년 신한은행 창립 때 개설준비위원으로 참여한 이래 2002년 신한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신한은행에서만 20여년을 근무한 ‘신한맨’이다.

지난 1991년 신한은행 동경지점장을 거쳐 1999년에는 이사직에 올랐으며, 신한종합경제연구소가 만들어졌을 때에도 초대부소장을 지냈고 신한카드도 분사해서 독립할 당시 초대 사장을 맡아 기획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후 그는 카드 대란과 LG카드 인수전을 거치며 업계 1위 신한카드의 기반을 닦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홍 전 사장에 대한 업계안팎 평은 좋은 편이다. 홍 전 사장은 재치와 열정이 번뜩이는 최고경영자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근엄한 카리스마보다 ‘삼촌’같고 고향의 ‘형님’같은 푸근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한카드를 이끄는 동안에도 ‘펀앤조이’ 경영을 목표로 삼은 그는 정직한 리더십을 통한 조직의 화합을 크게 생각했다고 알려져있다.

“적법 절차”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런 그가 ‘아들 채용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 고개를 갸우뚱 거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황 전 회장은 청렴 CEO형으로, 평소 아들에 대한 올바른 교육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며 “아들을 특혜 채용했다는 것은 그간 쌓아온 홍 전 사장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라 전 회장 영향력이 조직 내부에 여전해, 라 전 회장 측 인사들을 챙기기 위한 신한카드의 배려였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신한카드 측에서는 그러나 “애초부터 특혜채용이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를 낳을 소지도, 설명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sasa708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