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지난 23년 동안 받았던 도움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한 것입니다. 이 기부금이 마중물이 돼 코이카 안팎으로 나눔이 더 퍼져나가기를 바랍니다.”
퇴직금을 포함한 사재 1억원을 기부키로 한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의 장현식(58) 이사가 지난달 31일 23년간의 코이카 생활을 마감하고 퇴임했다.
장 이사는 코이카에서 근무하며 과거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코이카의 창립 멤버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역사를 함께해 왔다.
당시 코이카 공채 1기로 입사한 박사 출신 동기들은 몇 년을 지나지 않아 코이카를 떠났지만 장 이사는 ‘한 우물’만 팠다. 그는 “하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한 소신이 생겼다”면서 “세계 속에서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데 코이카가 일조했다는 데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코이카에서 개발전문가로서 능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무상원조 현장에 서 있었다.
퇴직금에 사재 보태 기부금 자선재단 설립키로
1억원을 기부키로 한 데는 “그 동안 받은 것에 대해 빚을 갚는 의미”라며 “저에게는 큰돈이지만 이 기부금이 작은 마중물이 돼 코이카 안팎의 참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코이카는 이 뜻을 받아 외부에 재단을 세워 복지재단의 형태로 운용할 예정이다.
올해 창립 23주년을 맞는 코이카에서 ‘사내 기부’라는 의외의 선물을 선사하고 떠난 임직원은 장 이사가 최초다.
장 이사는 23년 재직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로 지난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과 아이티 지진 당시 현장에서 본 청년들의 활동상 등을 꼽았다. 최근 한 대학 특강을 통해 “학생들의 ODA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 이사는 퇴임 후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대학 강단으로 자리를 옮겨 후학을 양성한다는 생각이다. 코이카는 오는 31일 오후 창립 23주년 기념식과 함께 장 이사의 정년퇴임식을 열 예정이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