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재승인, 작정하고 '봐주기 심사' 한 것"

<이슈&인터뷰> '종편 저격수'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

[일요시사=정치팀] 반평생을 언론개혁운동에 투신해 온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19대 국회에 입성한 후에는 야권의 언론공정성 확보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정치인이 언론과 맞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최 의원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자신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종편 재승인 논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9일 종편 재승인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야당추천위원들은 부실심의에 항의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고 모두 퇴장했다. 부실심의 논란이 일면서 종편 재승인 건은 법정다툼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방통위 사무국은 종편 재승인을 심의 의결해야 할 상임위원들에게 채점표 같은 기본적인 자료조차 제출하지 않고 심의를 진행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점점 꼬여만 가는 종편 재승인과 관련한 논란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것일까? <일요시사>가 '종편 저격수'로 불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을 만나봤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 방통위에서 종편 재승인이 의결됐다. 이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나?
▲ 이미 종편 봐주기를 하려고 작정하고 한 심사였다. 예고된 참사였다.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종편에 방송평가점수가 들어간다. 그런데 모든 종편이 거의 최고점을 받았다. 두 번째는 방통위가 작년에 종편심사연구반을 만들어 심사기준을 제안했는데 거기에 보면 과목당 과락을 두게 되어 있었다. 그 과락의 점수가 60점이었다.

그런데 방통위가 과락 점수를 50점으로 낮췄다. 이번에 만약 60점 과락이 있었으면 JTBC를 제외하고는 다 탈락이었다. 세 번째는 심사위원 구성이다. 지금 방통위 구성이 여야 3:2다. 그런데 이번 심사위에서는 심사위원장을 포함해 15명의 심사위원 중 야당 추천 인사가 3명밖에 없었다. 12:3의 편파적인 구도에서 심사가 이뤄진 것이다.
 

- 야권에선 종편승인 과정에서 채점표가 공개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는데 여당에서는 "채점표를 제공한 전례가 없고, 채점표가 공개될 경우 심사위원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 그렇다면 이름을 지우고 제출하면 되지 않나? 우리는 어떤 심사위원이 몇 점을 줬는지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 야권에선 컨텐츠 다양화 실패, 막말 방송 등을 이유로 종편을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정치적 편향성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종편으로 인해 미디어산업의 파이가 커지고 있는데 야권이 정파적 이해관계 때문에 미디어산업을 죽이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 제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편향성보다 더 문제되는 것은 막말, 저질, 무소신, 무교양 방송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편파성은 큰 문제가 아니다. 예를 들어 민주주의가 정파적 문제인가? 민주주의는 여야 모두 지켜야할 가치다. 그런데 종편에선 민주주의 자체를 훼손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이런 방송은 우리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편파방송은 오히려 하나의 작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종편을 폐지하라고 말하지만 그건 사실 정치적 수사일 뿐이고, 종편의 문제점을 파헤쳐보니 종편의 허가를 취소할 만한 사유를 발견해 그렇게 요구했을 뿐이다.

- 종편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이 종편 출연 거부 등으로 스스로 반론권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 지금 민주당은 당론으로 종편 출연을 자율에 맡기고 있다. 거부하지 않는다. 저 같은 경우 종편에 출연한 적이 없지만 종편으로부터 출연을 요청받은 적도 없다.

"종편에 주어지는 특혜부터 폐지해야"
"종편을 정치적 문제로 만든 건 여당"

- 종편 저격수로도 불린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언론과 싸우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는데 두려움은 없었나? 언론과 싸우며 불이익을 당한 경우가 있다면?
▲ 그런 부분은 못 느꼈다. 또 그 정도로 우리 언론이 비겁한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정치인은 인지도가 굉장히 중요하다. 언론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언론에 많이 노출되고 인지도가 높아진다는 거 저도 잘 안다. 하지만 모든 정치인이 언론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다면 언론이 시정될 수 있을까?
 

저는 30년 가까이 언론 민주화 운동과 언론 정상화 운동을 해온 사람이다. 정치인이 됐다고 잘못된 언론과 타협하는 것은 제가 살아온 인생을 부정하는 일이다.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일은 소명 같은 거다.

- 야권에선 종편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른 보완책은 생각해볼 수 없는가?
▲ 우선 종편의 특혜를 폐지해야 한다. 의무재전송 특혜가 대표적이다. 종편 자체가 의무재전송을 바탕으로 출범한 것이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과연 종편의 의무재전송이 필요한가 의문이다. 저는 '차라리 종편을 보도전문채널로 승인하고 의무재전송을 폐지해라'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당장 종편이 방송발전기금을 납부하도록 해야 한다. 이제는 재승인까지 받은 마당에 후발주자라고 배려할 이유가 없다. 또 종편의 담합행위를 조사하라고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사실 종편 문제는 박근혜정부가 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려고 하기 때문에 쉬운 싸움은 아니다. 종편을 정파적 문제로 몰아넣고 있는 건 야당이 아니다. 정부여당과 종편 스스로다.

- 일부 종편의 경우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최대한 중립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는 지적도 있다. 모든 종편 채널의 재승인을 인정할 수 없는가?
▲ JTBC는 인정을 한다. <아내의 조건>이라는 드라마나 예능프로인 <히든싱어>는 대박을 쳤다. 보도부분에 대해서도 그다지 편파적이지 않은 것 같다. 실제로 심사 결과 JTBC는 2등과 큰 격차를 벌리며 1등을 했다. 점수가 말을 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저는 채널A의 주주구성의 불법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를 해왔다. 채널A는 우리 의원실이 밝혀낸 위법만으로도 종편 취소가 가능하다고 본다. 이외에 나머지는 판단 유보다.
 

- 3월 국회에서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가 무산됐다. 민주당은 현재 원자력방호법과 방송법의 연계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두 법안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원자력방호법에 대해 이견이 없으면서도 처리를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
▲ 정부여당이 일을 되게 못한 것이다. 원자력방호법이 그렇게 중요했으면 대통령께 보고하고 여당하고 당정협의회에서 미리미리 처리해야 되지 않나? 그리고 정치라는 게 타협인데 그런 중요한 법을 통과시키려면 당연히 야당의 요구도 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여당이 야당을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면 당연하다. 대통령이 하라고 하면 여당이 자기네들 법안만 딱 빼서 통과시키자고 하고 야당 거는 하나도 안 들어 주겠다고 하는 것이 여당이 할 태도인가? 나는 언론에도 섭섭하다. 왜 언론에서 힘 있는 여당을 비판하지 않고 수세에 빠져있는 야당을 비판하는지 모르겠다.

- 민주당이 원자력방호법과 연계처리를 요구한 방송법도 논란이 되고 있다. (※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녈, 보도전문채널에 사측과 종사자 측이 동수의 비율로 참여하는 편성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 개정안에 대해 민간 방송의 경영과 편성에 간섭하는 위헌적인 발상이라는 비판도 있다.
▲ 그렇다면 국회는 통과를 시킬 테니 종편들이 나중에 위헌소송을 하면 된다. 왜 절차를 지키려고 하지 않나? 얼마나 힘이 있는 집단이길래. 국회에서 법을 만드는 데 여야가 합의한 사안을 뒤집을 수 있는 집단이 몇이나 있나? 그런데 종편에서 여야가 합의한 이 법을 뒤집었다. 중간에 종편이 딱 제동을 거니까 방송법 통과에 찬성했던 새누리당이 입장을 180도 바꿨다. 이런 행태는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언론정상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우선 정부여당이 대명천지에 언론을 장악할 생각은 없다고 공언한 것을 실천하면 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법'을 통과시키면 된다. 그러면 언론정상화의 첫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첫발을 내딛고, 이번에는 정치적 편향심사로 종편 솎아내기를 못했지만 3년 후에 다시 열릴 종편 재승인 심사에서 또 차곡차곡 작업을 밟아나가면 된다. 그럼 저질막말 방송도 줄어들 것이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최민희 의원 프로필>

▲ 이화여자대학교 사학학사
▲ 월간 <말> 기자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
▲ 언론개혁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 제3기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 국민의 명령 대외협력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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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