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통합신당 꺾을 필승비책 막전막후

계산 못한 민주당-안철수 핵펀치에 "음메 기죽어"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선언 후폭풍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미 예견했던 일이라며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6월 지방선거에 대한 걱정이 크기 때문이다.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온 통합신당에 맞서 새누리당이 내놓을 지방선거 필승비책은 과연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민주당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의 충격적인 통합 선언에 새누리당이 흔들리고 있다. 당초 정치권은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손쉬운 승리를 예상했었다. 최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 온데다 새정치연합의 등장으로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 선언으로 지방선거의 판세가 양자구도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새누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판 짜기 분주
압승 다짐

합당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각종 여론조사의 추이를 살펴보면 통합신당의 지지율은 어느새 새누리당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이 구상해온 지방선거 전략은 한 순간에 휴지조각이 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압승을 다짐해왔던 새누리당은 지금 지방선거 새판 짜기로 분주하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권으로서는 결코 질 수 없는 선거다. 역대 정권들도 지방선거를 매우 중요한 선거로 여겨왔지만, 박근혜정권은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에 대한 '재신임'과 연결시키며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야권이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의혹 등을 이유로 현 정권의 정통성에 문제를 제기해온 상황에서 박근혜정권은 이번 선거에서 압승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재신임을 받고 논란들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계획이었다.

통합신당 깎아내리기로 시너지효과 차단
과반수 포기, 중진 총동원 빅매치 성사

또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는 오는 2016년 4월 총선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큰 선거가 없어 향후 박근혜정권의 순항을 위해서도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메가톤급 후폭풍을 몰고 온 통합신당에 맞서 새누리당이 내놓을 지방선거 필승비책은 무엇일까?

일단 새누리당은 신당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또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이번 합당 결정으로 내부 균열조짐이 일자 틈 벌리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는 신당을 견제하기 위한 가장 1차원적이면서도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통합신당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을 단순히 더한 것 이상으로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이는 신당창당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신당창당의 전시효과가 이후로도 지속된다면 자칫 부동층이 대거 신당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신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정권 재신임
판 커진 지방선거

합당이라는 깜짝 발표가 있은 직후부터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당을 공격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 각종 공개회의장은 이미 신당에 대한 성토장으로 변한 지 오래다. 지난 5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대표적이다.

이날 최경환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공학적 기 싸움과 나눠먹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했고, 서청원 의원은 "안 의원이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 '민주당과의 연대는 국민이 용납 않는다'고 했던 얘기가 아직도 귓전에 쟁쟁하다"며 "안철수는 국민과 새정치를 바랐던 많은 지지자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사과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도 "민주당과 안철수신당의 제휴가 우리 정치에 나쁜 사례를 만들어 실망스럽고, 또 우리 정치사에 하나의 경박한 정치문화를 보여줘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또 최대한 민생정치를 강조하면서 신당창당이 민생과는 거리가 먼 정치공학적 연대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알리는 데 당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그동안 민생을 외면한 채 대선개입 이슈 등을 내세워 현 정부 발목잡기에 치중한 결과라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민생 프레임을 적극 활용해 통합신당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새누리당에 내려진 지방선거 총동원령도 통합신당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이다. 당초 새누리당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지방선거 출마 움직임을 보이자 과반 의석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자제를 당부해왔다. 중진차출론에 대한 당내 여론도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다자구도가 양자구도로 개편되며 선거 판세가 급박해지자 새누리당은 핵심 장관이나 중진의원 등을 가리지 않고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라면 후보군으로 총동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에 현역 의원만 10여명이 거론되면서 이로 인해 과반의석이 붕괴될 가능성도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그야말로 총력전이다.

평소 지방선거 출마설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후보군들도 당의 끈질긴 설득에 속속 마음을 바꾸고 있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고 남경필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제주지사 출마 요청을 강하게 거부해오던 원희룡 전 의원 역시 최근에는 출마 쪽으로 생각이 기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 장관은 지난 4일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도 김포시민회관에서 당협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인천시장 출마에 관한 입장을 밝히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마치 억지로 전쟁터에 끌려 나가는 사람과도 같았다. 인천시장 출마를 요구하는 당내 압박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남경필 의원은 오랫동안 원내대표를 노려온 사람이고, 유 장관은 김포군수와 김포시장에 이어 김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사람이다. 장관직은 물론이고 20년 동안 지켜온 지역구까지 버리고 인천시장에 출마한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설득해서 선거에 내보냈으니 새누리당이 현재 얼마나 급박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누리당은 합당 결정에 반발하며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기로 한 김성식 전 의원 등에 대한 영입작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우리가 새누리당으로 바뀔 때 단초를 열어준 분들이 김성식, 정태근 전 의원이다"라며 "어떤 계기가 됐든 두 분을 다시 모셔와야 당의 변화와 쇄신의 여정이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을 만드는 데 깊게 관여해왔던 김 전 의원이 새누리당에 합류하게 된다면 통합신당으로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를 계기로 합당 결정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대거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신당 흠집내기
이탈자 노려

아울러 새누리당이 실제 출마할 생각은 없더라도 당내 유력인사들을 대거 경선에 참가시켜 선거 분위기를 띄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새누리당은 신당에 대항할 맞불카드로 지역별 순회 경선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경선이 너무 일방적일 경우엔 분위기를 띄우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때문에 당내 유력인사들을 대거 경선에 참여시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다. 경선과정에서는 의원직을 사퇴할 필요도 없으니 분위기를 띄우는 본연의 역할을 마친 후엔 국회로 복귀하면 그만이다.

신당 창당 이슈에 맞서기 위해 조기전대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의 요충지가 수도권과 충청권인 만큼 지방선거 전에 이 지역을 대표하는 지도체제가 들어설 수 있도록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까진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추후 지방선거의 판세가 불리해진다면 여론의 환기를 위해서라도 조기전대가 치러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성식 등 합당 반대파 영입도 가속화
효과적인 대응전략 없다는 내부 비판도


이처럼 당 지도부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 새누리당 내에서는 전체적으로 당 지도부가 통합신당에 대응할 마땅한 전략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구체적인 전략은 없고 통합신당 비판하기에만 급급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으로는 결코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자성론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야권이 워낙 갑작스럽고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져 새누리당이 마땅한 대응책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응책 부실
불안한 선두

하지만 아직까지 지방선거의 판세는 새누리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통합신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의 턱밑까지 치솟긴 했지만 기초선거 무공천 결정으로 17개 광역시도지사 선거를 제외하고는 이에 대한 혜택을 볼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은 기호 1번의 프리미엄을 가지는 반면 야권은 후보군이 난립하며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호남지역과 일부 인기 높은 현역 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이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새누리당이 기초선거를 싹쓸이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후보군이 난립할 경우 재선이 확실시 되던 야권 현역 기초단체장들이 낙선하고, 최악의 경우 호남지역에서 새누리당 후보자가 당선되는 일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우세가 점쳐지던 전국 17개 광역시도지사 선거는 치열한 접전 양상이 됐다. 민주당 출신 광역시도지사들이 현역 프리미엄과 함께 통합된 야권의 지지를 받을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과연 새누리당은 통합신당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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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