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적> 광명시 운전면허학원 입찰 의혹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4.02.17 14: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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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고 친 고스톱' 특정인 밀어주기?

[일요시사=경제1팀] 수도권 서남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운전면허학원 입찰을 두고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기존 운영업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입찰을 밀어주기 위해 일종의 제한 규정을 뒀다는 게 요지다. 관할인 광명시 측은 시민을 위한 조치였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운전면허학원 입찰 과정 중 석연찮은 점을 짚어봤다.




지난해 11월7일 광명시는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와 광명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광명시 하안동 24번지 소재 광명운전면허학원에 대한 '시유 행정재산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를 기재했다. 사용료 예정가격(최초 1년분·입찰가)은 9억4734만8000원, 허가기간은 3년으로 했다.

입찰은 제한경쟁·예정가격 이상 최고가 낙찰방식·총액 입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공동 도급은 허용하지 않았다. 동일한 가격으로 진행된 1차 입찰과 2차 입찰은 유찰됐다. 약 8억5000만원으로 낮춰져 진행된 3차 입찰도 유찰됐다. 다시 7억5000여만원으로 낮춰져 4차 입찰이 진행됐지만 역시 유찰. 5차에 돼서야 약 6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4차례 유찰 거치며
입찰가 대폭 하락


5차 입찰에는 2명이 참가했다. 시는 최고가를 써낸 윤모씨에게 지난해 12월10일 입찰참가자격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광명시는 2005년도와 2008년도에 진행된 시유 행정재산 사용·수익허가 입찰공고를 공개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번 2013년도에는 방식을 제한경쟁으로 변경하면서 실적제한과 지역제한을 뒀다.


광명시는 '공고일 전일 기준 최근 10년 이내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을 법정 자격증 보유자(강사, 기능검정원) 수 40인 이상으로 3년 이상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라는 자격 규정을 추가했다. 여기에 '운영기간에 대한 실적은 공고일 현재 운영 중인 경우 공고일 전일 기준, 휴업 등 미운영중인 경우 운영중지일 전일 기준으로 하며 중복기간은 하나만 계산함'이라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시는 '공고일 전일 기준 경기도에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둔 법인 또는 개인'만 참여할 수 있다는 지역제한 조항도 추가했다. 이 조항에는 '공고일 전일 기준 만 20세 이상인 자이고 1세대당 1명만 참가 가능하며, 대리인 운영은 불가함'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윤씨는 공유재산 사용·수익허가 신청서,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인감증명서, 주민등록증 사본, 주민등록등본 등 입증 서류를 냈다.

하지만 광명시는 윤씨에게 '제출된 실적증명서에 대표자 성명이 응찰자 본인(윤씨)이 아닌 타인(윤씨의 부친)의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으며 응찰자 본인은 학사관리담당자로 기재되어 있어 해당 실적증명서가 응찰자 본인의 실적으로 볼 수 없는 바, 응찰자 본인의 실적을 입증할 보완서류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윤씨의 부친은 2005년 9월2일부터 2008년 9월30일까지 약 3년간 광명운전면허학원을 운영했다. 같은 기간 윤씨는 학사관리담당자로 학원의 학사관리와 전반적인 업무를 모두 담당했다. 윤씨는 "학원의 성격상 원장 혹은 대표자가 모두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며 "광명운전면허학원의 경우 행정, 전산, 인사 등의 학원 내부 업무를 총괄하는 학사관리자가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씨는 사실 증명을 위해 당시 학감으로 있던 김씨의 인우보증서를 첨부해 시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43명의 강사와 함께 근무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기지방경찰청과 주고 받은 '강사 해임안'과 '강사 해임 수리 통지'도 보냈다.


공개경쟁서 돌연 제한경쟁으로 변경
최고가 써내고도 과도한 규정에 발목


이에 광명시는 '학사관리담당자는 고용된 근로자일 뿐 형식적·실질적으로 학원을 운영한 대표자가 아니다. 이에 대한 의견이 있을 경우 소명자료 제출을 요한다'는 내용의 답변을 했다.


윤씨는 "지난해 12월4일 경 담당과인 치수방재과에 문의를 한 결과 '3년 이상 40인 이상으로 운영한 사실에 대한 증명서 발급이 가능하면 입찰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입찰에 참가했다”며 경기지방경찰청 교통과 면허계로부터 받은 '학원운영 사실 증명 통지'라는 공문을 보완서류로 제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광명시는 '학사관리담당자는 학원을 운영한 대표자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고수했고 결국 윤씨에게 '입찰 무효'를 통보했다.




요점은 입찰 공고 '입찰 참가자격' '나'항의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이다. 윤씨는 "최초 공고 내용에 자동차학원을 40인 이상으로 3년 내에 운영한 내용에 대한 실적이 있는 자라고만 표기되어 있을 뿐 대표자라는 말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시가 기존 운영자에게 입찰을 밀어주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이 같은 내용으로 시에 입찰무효 통보에 대한 이의 신청을 했다.

하지만 광명시가 윤씨에게 보낸 '이의신청에 대한 통지문'을 통해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라 함은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인적, 물적 시설을 조직, 구성하고 전반적인 관리, 경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그에 따른 업무처리를 행한 사람으로 법인의 경우 대표자, 개인의 경우 사업자, 즉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의 경우에는 '학원장'이 이에 해당하고, 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의 경우는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을 운영한 실적이 있는 자라고 볼 수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광명운전면허학원은 차순위자이자 기존 운영자인 A씨에게 낙찰됐다. 이를 두고 광명시가 입찰참가자격을 현재 운영 중인 업체 외에는 참여하지 못하도록 고의적으로 과도한 참가제한조건을 추가시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청은 'OK'
광명시는 'NO'


윤씨 측은 경기도에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둔 법인 또는 개인 중 40명 이상의 규모를 갖추고 운전면허학원을 운영하는 이는 거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경기지방경찰청에서 공개한 지난해 3/4분기(7∼9월) ‘자동차운전전문학원 교육성과 공개(경기1)’에 따르면 경기 서부지역 51개 학원 중 40인 이상 강사를 두고 운영하는 곳은 광명운전면허학원 한 곳에 불과하다.

아직 4/4분기 교육성과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관련 업계는 경기권 전체로 확대한다 하더라도 40명 이상 강사를 보유한 학원은 1∼2곳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씨 측은 단 한 사람의 입찰 참여 없이 4차례 동안 유찰된 점도 시가 기존 운영자에게 '몰아주기'를 했다는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입찰 참가자격에 모두 부합하는 사람은 현재 운영자밖에 없는데 굳이 높은 가격에 입찰에 응할 필요가 없으며 유찰이 반복되면서 입찰가가 내려갔고 5차에 돼서야 경쟁 입찰자가 나타나자 입찰에 참여했다는 얘기다.


지역·실적제한
공정성 의문


의혹은 또 있다. 윤씨 측은 "기존처럼 공개경쟁 입찰을 했을 경우 입찰 참여자가 늘어나 최초 1차 입찰가 9억5000여만원을 넘는 가격으로 시세외수입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4차 유찰을 거치며 예상 1차보다 3억원 가량 하향 조정되며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 시가 주장하는 안정된 시세외수입 확보는 핑계일 뿐이다"고 말했다.

광명시는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었다. 광명시 치수방제과 관계자는 "입찰 공고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공문을 통해 40명 이상 규모 학원이 경기 남부지역 소재 학원만 6곳이라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시 자체적으로 조사한 학원도 5∼6곳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광명운전면허학원은 광명시 유일한 운전면허학원이고 자체 시험까지 가능해 많은 광명시민들이 면허학원을 이용함에 따라 서비스 요구수준이 매우 높아져 운영에 많은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시세외수입의 안정적 확보와 시민들의 편익증진 및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불가피하게 참가제한조건을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시가 시비를 들여 광명운전면허학원 실내 조명을 모두 LED 조명으로 교체해준 점도 의문이다. 윤씨 측에 따르면 그간 광명시는 광명운전면허학원 시설의 개·보수에 드는 비용 일체를 운영자 측에 부담토록 했다. 입찰 공고에도 '사용·수익허가 받은 재산에 우리시의 승인 없이 시설변경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사용자가 당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시설투자한 금액은 광명시에서 일체 보상하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다. 각종 수도 및 가스 등 공공요금에 대해서도 광명시에 일체의 부담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명시 관계자는 "최근 학원에서 조명 교체를 요구해와 실내등을 LED로 교체해준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그 동안 시설물 일체에 대한 개·보수를 운영자에게 담당케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시설물에 대한 비용은 모두 시에서 부담해 왔다. 윤씨 측이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강사 40명 이상'…한 곳밖에 없다!
'3년 이상 운영'…한 곳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시가 자체적인 판단으로 입찰 과정을 진행한 것이 아니라 충분한 법적 검토를 마친 사항이다"며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광명운전면허학원은 설립 초기부터 갖가지 문제점이 이어졌다. 대한주택공사는 안양천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고 지대가 낮아 상습침수지역이었던 하안동 24번지 일대에 방재목적으로 유수지(홍수 등을 대비해 강 주변에 물이 임시로 머물도록 마련된 곳)를 조성했다. 광명시(당시 전창선 시장)는 지난 1990년 3월6일 주택공사와 하안유수지 인계·인수 협약을 체결하고 이튿날 바로 유수지 대부 입찰공고를 냈다. 수익창출을 위해 유수지를 민간에 임대해 시세외수입을 증대한다는 명분이었다. 그 결과 5000여평에 해당하는 골프연습장은 김모씨가, 광명운전면허학원은 채모씨가 수의 계약으로 따냈다.




첫 번째 문제는 해당 건축물 준공검사일이었던 90년 9월8일 경 벌어졌다. 감사원 감사가 벌어진 것. 결과는 도시계획법 위반으로 나왔다. '완충녹지'로 되어 있는 유수지에는 도시계획법상 건축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광명시는 두 업자에게 공유재산 사용허가를 연장해줬다. 이에 감사원은 91년 가을 재감사를 벌여 광명운전면허학원과 골프연습장에 위법 사항이 해결될 때까지 사용 중지 조처 및 이행 여부 철저 확인 처분을 내렸다.

광명시는 감사원 지시를 무시했다. 시설 합법화를 위해 시 조례를 개정하고 경기도에 도시계획시설 변경을 신청했다. 그러던 중 당시 광명시 수도과장이 두 시설물 업자로부터 2000여만원을 받고 시설물 건축허가를 내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구속됐고 파면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시측 "트집 잡기"
관련 의혹 부인


경기도는 광명시의 요구를 연거푸 불허했다. '완충녹지란 유수지 인근 주택가와의 완충 역할이 목적인데 대책 없는 완충녹지 전면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반려 이유였다.

그러나 2000년 완충녹지가 일반녹지로 변경이 가능하다는 도시계획법이 개정됐고 그제야 정식 준공허가가 떨어져 광명시에 기부채납되면서 건축 10년 만에 광명운전면허학원과 골프연습장은 공유재산 사용허가를 체결했다.

그 후 2003년 11월 임대기간이 만료돼 광명시가 기존 수의계약 방식에서 '공개입찰' 방식의 위탁운영 결정을 내렸지만 기존 운영자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2008년에는 운영자가 3개월 분의 사용료를 미납하면서 법적제재에까지 돌입하는 등 문제점은 끊이지 않았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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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