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롯데캐슬 브레이크 걸린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4.01.1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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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렇게 많더니…기약 없는 겨울잠

[일요시사=경제1팀] '호텔도 구비한 서울 속 미니신도시'로 주목을 받았던 금천 롯데캐슬의 분양이 무기한 연기됐다. 주말에만 5만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견본주택도 한 달 넘게 휴관 중이다. 추측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비싼 분양가와 부지에 대한 소유권 문제다.




지난 11월22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이 오픈했다. 금요일 첫날부터 주말동안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견본주택을 찾는 바람에 300m가 넘는 줄이 이어져 1∼2시간 대기는 기본일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3일간 5만명 방문
모델하우스 북적

주변에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소위 '떴다방' 업자 수십명이 견본주택을 방문한 고객들의 연락처를 따느라 정신 없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마트, 공원, 학교 등이 모두 단지 내로 들어온 '도시 속의 도시'라는 콘셉트로 분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전용 85m²이하 중소형 주택이 94%가량으로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평면으로 구성돼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냈다. 모든 가구가 남향이며 채광과 통풍이 뛰어난 4베이 구조로 설계됐다.

단지 앞에 금천구청, 도서관, 아트홀, 희명병원, 안양천 등도 있어 행정,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이 있고 금천나들목과 일직나들목을 통해 서해안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2016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까지 20분대 이동도 가능하다. 서부 간선도로와 경부선 철로도 지하화할 계획이다.

금천구청 관계자도 "해당 부지가 개발을 완료할 경우 인근 지역에 비해 주거 환경이 떨어져 서민동네로 치부되던 금천구가 대변신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구청 앞 공터에 진행 중인 종합병원 부지 개발까지 이뤄지면 지역발전과 주민 숙원사업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방문객 북새통…견본주택 5일 만에 휴관
한달 넘게 문닫은 배경 두고 해석 엇갈려

금천구는 현재 옛 대한전선 부지(현 부영주택 소유)에 서울 모 대형병원을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서울시 결정을 청원하기 위해 주민 서명운동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11월 말 1차로 아파트 174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은 개관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11월27일 기한 없는 휴관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일요시사>가 찾아간 견본주택 벽면에는 '2014년!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고 굳게 닫힌 출입문에는 '임시 휴관'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빨간색 통행금지선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내부를 지키던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잘 모른다. 다른 직원들도 회의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겠다고 거창한 출사표를 던진 롯데캐슬이 견본주택을 닫는 무리한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금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 소송'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소송으로 인해 분양보증서 발급이 무산되면서 어떨 수 없이 분양 일정을 중단했다는 것. 현행 주택법상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분양하기 위해서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서를 필수적으로 발급받게 하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는 금천구 독산동 441-6번지 일대의 옛 육군도하부대 부지 70만m². 해당부지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현 부지는 1985년 국가소유로 등기가 되어 2007년 12월 삼양사로 매각됐다가 같은 날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로 매각됐다. 거래가액은 약 1373억원이다. 하지만 2007년 12월 강모씨, 2008년 6월 이모씨, 2009년 9월 김모씨가 각각 '매매, 증여, 전세권, 저당권, 임차권의 설정 등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으나 2009년 12월 모두 말소됐다.

소유권 이전 소송
보증서 발급 미뤄져

이에 강씨 외 2명은 2011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은 현 토지주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를 비롯해 삼양사 등 10명이다.

금천구청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2007년 국가소유의 해당부지가 삼양사로 매각될 당시 A씨는 강씨를 포함한 일반인 9명에게 국유재산 매각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돈을 모금했다. 그러나 돈을 모금한 A씨가 매각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고 강씨 등 3명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이 국유재산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이나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공사에서 실시하는 국유재산 매각입찰에 참가해서 낙찰받으면 된다.

이들이 제기한 소장에 따라 재판은 2011년 12월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여 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 12월27일 최종판결이 나왔다. 재판부의 결정은 원고 패소 판결. 피고였던 모 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원고 측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발목
복잡한 부지 소유권 문제도 골치

금천구청 관계자는 "소송이 끝난 만큼 롯데캐슬 측이 보증서 등 각종 서류를 갖춰 조만간 분양 승인을 재신청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이달 중순 쯤에는 재개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캐슬의 견본주택 휴관 이유를 '주변 시세를 고려하지 못한 높은 분양가 산정'으로 꼽을 정도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들어서는 금천구 아파트 값은 3.3m²당 960만원선. 그중 독산동은 910만원으로 더 낮다.




롯데캐슬은 11월22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면서 "롯데캐슬 골드파크 분양가를 서울시로부터 분양승인 받은 3.3m²당 평균 1488만원보다 저렴한 1350만원대로 재측정하기로 했다"며 "최종 청약일정은 분양가 재협의 후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은 '여전히 높다'는 반응이다. 독산동 B공인중개사는 "입지가 좋고 대단지라 독산동 뿐만아니라 광명·시흥에서도 문의 전화가 오지만 분양가를 듣고 실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면서 "분양가 하향 조정 없이는 분양 실패가 안 봐도 비디오"라고 말했다.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광명시 소하동 C 부동산 대표는 "광명시에서 땅값이 제일 비싸다는 철산동이 3.3m²당 1600만원선이고 소하동이 1400만원대, 하안동이 1300만원대다"며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아무리 전철역과 가깝다고 배치도 상 베란다가 철로변으로 나와 있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는데 3.3m²당 1350만원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청약 호조세 이어온 
롯데건설 발목 잡히나

바로 옆 동네인 시흥동의 D 부동산 대표는 "얼마 전까지 분양이 이어진 인근 아파트도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분양을 시작했다가 2년 동안 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며 "결국 할인분양으로 겨우겨우 분양을 마쳤다. 롯데캐슬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분양이 이어졌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은 애초 1350만원으로 분양을 시작했다가 2년간의 미분양 사태로 인해 1200만원대로 할인분양을 실시했다. 현재는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건설과 시행사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의 분양가 인하 협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제이피홀딩스페이프브이가 분양가 인하에 난색을 표하면서 양쪽이 금액일치를 못 보고 있다는 것. 다만 양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인하 폭을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1∼2주 사이에 결정을 짓고 구정 연휴 직후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롯데캐슬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견본주택의 휴관이 분양가 때문인지,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 소송 때문인지 여부는 모른다"면서도 "구정 연휴가 끝나고 2월 초쯤에는 견본주택을 재개관하고 분양 일정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변 시세 900만원
롯데캐슬 1350만원


롯데건설은 지난 한 해 평균 12.7대 1(최고 4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덕수궁 롯데캐슬 오피스텔'과 총 2만6133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리면서 청약자수 BEST 1에 오른 '사직 롯데캐슬', 전 세대 100%에 가까운 계약 성공이 점쳐지는 '율하 롯데캐슬 탑클래스'와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 등을 앞세워 청약 호조세를 이어오고 있다.

부지 소유권 분쟁과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린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에서도 기세를 이을지, 아니면 여기서 좌절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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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