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롯데캐슬 브레이크 걸린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4.01.1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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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렇게 많더니…기약 없는 겨울잠

[일요시사=경제1팀] '호텔도 구비한 서울 속 미니신도시'로 주목을 받았던 금천 롯데캐슬의 분양이 무기한 연기됐다. 주말에만 5만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견본주택도 한 달 넘게 휴관 중이다. 추측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비싼 분양가와 부지에 대한 소유권 문제다.




지난 11월22일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이 오픈했다. 금요일 첫날부터 주말동안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견본주택을 찾는 바람에 300m가 넘는 줄이 이어져 1∼2시간 대기는 기본일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3일간 5만명 방문
모델하우스 북적

주변에는 이동식 중개업소인 소위 '떴다방' 업자 수십명이 견본주택을 방문한 고객들의 연락처를 따느라 정신 없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아파트, 오피스텔, 호텔, 마트, 공원, 학교 등이 모두 단지 내로 들어온 '도시 속의 도시'라는 콘셉트로 분양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게다가 전용 85m²이하 중소형 주택이 94%가량으로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평면으로 구성돼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냈다. 모든 가구가 남향이며 채광과 통풍이 뛰어난 4베이 구조로 설계됐다.

단지 앞에 금천구청, 도서관, 아트홀, 희명병원, 안양천 등도 있어 행정, 생활,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서울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이 있고 금천나들목과 일직나들목을 통해 서해안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진입이 수월하다. 2016년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남까지 20분대 이동도 가능하다. 서부 간선도로와 경부선 철로도 지하화할 계획이다.

금천구청 관계자도 "해당 부지가 개발을 완료할 경우 인근 지역에 비해 주거 환경이 떨어져 서민동네로 치부되던 금천구가 대변신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구청 앞 공터에 진행 중인 종합병원 부지 개발까지 이뤄지면 지역발전과 주민 숙원사업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방문객 북새통…견본주택 5일 만에 휴관
한달 넘게 문닫은 배경 두고 해석 엇갈려

금천구는 현재 옛 대한전선 부지(현 부영주택 소유)에 서울 모 대형병원을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서울시 결정을 청원하기 위해 주민 서명운동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11월 말 1차로 아파트 1743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은 개관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11월27일 기한 없는 휴관에 들어갔다. 지난 6일 <일요시사>가 찾아간 견본주택 벽면에는 '2014년!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고 굳게 닫힌 출입문에는 '임시 휴관'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빨간색 통행금지선이 입구를 막고 있었다.

내부를 지키던 직원에게 이유를 묻자 "잘 모른다. 다른 직원들도 회의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다"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겠다고 거창한 출사표를 던진 롯데캐슬이 견본주택을 닫는 무리한 선택을 한 이유는 뭘까? 금천구청 관계자는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 소송'이 그 이유라고 말했다. 소송으로 인해 분양보증서 발급이 무산되면서 어떨 수 없이 분양 일정을 중단했다는 것. 현행 주택법상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분양하기 위해서는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서를 필수적으로 발급받게 하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인 부지는 금천구 독산동 441-6번지 일대의 옛 육군도하부대 부지 70만m². 해당부지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현 부지는 1985년 국가소유로 등기가 되어 2007년 12월 삼양사로 매각됐다가 같은 날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로 매각됐다. 거래가액은 약 1373억원이다. 하지만 2007년 12월 강모씨, 2008년 6월 이모씨, 2009년 9월 김모씨가 각각 '매매, 증여, 전세권, 저당권, 임차권의 설정 등 기타 일체의 처분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했으나 2009년 12월 모두 말소됐다.

소유권 이전 소송
보증서 발급 미뤄져

이에 강씨 외 2명은 2011년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유권이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대상은 현 토지주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를 비롯해 삼양사 등 10명이다.

금천구청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2007년 국가소유의 해당부지가 삼양사로 매각될 당시 A씨는 강씨를 포함한 일반인 9명에게 국유재산 매각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돈을 모금했다. 그러나 돈을 모금한 A씨가 매각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망했고 강씨 등 3명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이 국유재산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이나 국유재산을 위탁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나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토지공사에서 실시하는 국유재산 매각입찰에 참가해서 낙찰받으면 된다.

이들이 제기한 소장에 따라 재판은 2011년 12월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0여 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 12월27일 최종판결이 나왔다. 재판부의 결정은 원고 패소 판결. 피고였던 모 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원고 측이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판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 발목
복잡한 부지 소유권 문제도 골치

금천구청 관계자는 "소송이 끝난 만큼 롯데캐슬 측이 보증서 등 각종 서류를 갖춰 조만간 분양 승인을 재신청 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이달 중순 쯤에는 재개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롯데캐슬의 견본주택 휴관 이유를 '주변 시세를 고려하지 못한 높은 분양가 산정'으로 꼽을 정도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들어서는 금천구 아파트 값은 3.3m²당 960만원선. 그중 독산동은 910만원으로 더 낮다.




롯데캐슬은 11월22일 견본주택을 오픈하면서 "롯데캐슬 골드파크 분양가를 서울시로부터 분양승인 받은 3.3m²당 평균 1488만원보다 저렴한 1350만원대로 재측정하기로 했다"며 "최종 청약일정은 분양가 재협의 후 나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은 '여전히 높다'는 반응이다. 독산동 B공인중개사는 "입지가 좋고 대단지라 독산동 뿐만아니라 광명·시흥에서도 문의 전화가 오지만 분양가를 듣고 실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면서 "분양가 하향 조정 없이는 분양 실패가 안 봐도 비디오"라고 말했다.

안양천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광명시 소하동 C 부동산 대표는 "광명시에서 땅값이 제일 비싸다는 철산동이 3.3m²당 1600만원선이고 소하동이 1400만원대, 하안동이 1300만원대다"며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아무리 전철역과 가깝다고 배치도 상 베란다가 철로변으로 나와 있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는데 3.3m²당 1350만원을 주고 살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청약 호조세 이어온 
롯데건설 발목 잡히나

바로 옆 동네인 시흥동의 D 부동산 대표는 "얼마 전까지 분양이 이어진 인근 아파트도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분양을 시작했다가 2년 동안 물량을 털어내지 못했다"며 "결국 할인분양으로 겨우겨우 분양을 마쳤다. 롯데캐슬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시흥동 '남서울 힐스테이트 아이원'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분양이 이어졌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풍림산업은 애초 1350만원으로 분양을 시작했다가 2년간의 미분양 사태로 인해 1200만원대로 할인분양을 실시했다. 현재는 대부분 분양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롯데건설과 시행사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의 분양가 인하 협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제이피홀딩스페이프브이가 분양가 인하에 난색을 표하면서 양쪽이 금액일치를 못 보고 있다는 것. 다만 양측의 입장을 종합하면 인하 폭을 많이 줄여놨기 때문에 1∼2주 사이에 결정을 짓고 구정 연휴 직후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롯데캐슬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견본주택의 휴관이 분양가 때문인지, 해당 부지에 대한 소유권 소송 때문인지 여부는 모른다"면서도 "구정 연휴가 끝나고 2월 초쯤에는 견본주택을 재개관하고 분양 일정도 문제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주변 시세 900만원
롯데캐슬 1350만원


롯데건설은 지난 한 해 평균 12.7대 1(최고 4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덕수궁 롯데캐슬 오피스텔'과 총 2만6133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리면서 청약자수 BEST 1에 오른 '사직 롯데캐슬', 전 세대 100%에 가까운 계약 성공이 점쳐지는 '율하 롯데캐슬 탑클래스'와 '수성 롯데캐슬 더퍼스트' 등을 앞세워 청약 호조세를 이어오고 있다.

부지 소유권 분쟁과 고분양가 논란에 휘말린 금천 롯데캐슬 골드파크에서도 기세를 이을지, 아니면 여기서 좌절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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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