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민주당 한정애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1.06 13: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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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일자리정책, 첫 단추 잘못 끼웠다"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 한정애 의원(비례대표)은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등을 역임한 노동운동가 출신 국회의원이다. 노동운동가 출신답게 한 의원은 자신의 상임위인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그동안 수많은 활약을 펼쳤다. 한 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지도 어느새 1년7개월 가량이 지났다. 한 의원이 남긴 발자취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국회 입성 후 많은 성과를 냈다. 연이은 유해물질 유출 사고로 국민들이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유해물질 사고 시 해당기업의 매출액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도 한 의원의 작품이다.

한 의원은 또 <한국일보> 노사문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에 힘썼으며 여성의원답게 다태아 산모에게 주어지는 출산전후 휴가를 현행 90일에서 120일로 연장하고 그 중 유급휴가를 현행 60일에서 75일로 연장하는 안을 담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경제민주화를 외치던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컸지만 우리나라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한 의원은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박근혜정부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다음은 한 의원과의 일문일답.


-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발의해 어렵게 통과시킨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 법을 통해 업무상 질병의 주요요인이었던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게 됐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기존 유해물질 관리제도의 미비한 점을 개선해 위험의 외주화 방지, 산재사고의 원청 책임 강화, 산재를 일으킨 원청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 하지만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은 당초 안보다 규제강도가 대폭 낮아졌다. 아쉬운 점은 없는가?
▲ 최초 발의안에서는 유해물질 사고에 대한 과징금을 해당 기업 매출액의 50% 이하로 부과할 수 있도록 정했었다. 그러나 최종안에서는 과징금이 매출액의 최대 5% 이하로 수정됐다. 계속되는 화학사고로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과징금의 규모가 축소되었지만 이 정도 수준에서 합의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


- 재계에서는 여전히 과징금이 과도해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반발이 있는데.
▲ 과징금은 무조건 5%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위반행위의 종류, 사업규모, 위반횟수 등을 고려해 차등 적용된다. 결코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법행위 이후의 처분에만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재계의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재계는 우선 사업장의 안전관리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법을 준수해 과징금 및 처벌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법안의 목적은 처벌이 아니라 예방에 있다.

- 노동계 출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으로서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 단추를 처음부터 잘못 끼운 느낌이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유럽 등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럽의 경우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한 달 내내 열심히 일해도 130만원도 안 되는 급여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 만약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와 함께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에 대한 로드맵을 함께 제시했다면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생각했겠지만 현재는 그러한 것들이 전혀 없다. 단지 고용률 70%라는 숫자에 목매기 때문에 나온 정책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제2의 대규모 비정규직 양산만 우려된다. 따라서 현재는 시간제 일자리의 확대 보다는 기존 시간제 일자리의 질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대규모 비정규직만 양상"
"을 있어야 갑도 있어, 불공정 관계 개선해야"
 

-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필요한 계층이 있는 것은 사실인데?
▲ 지난해 11월26일 박근혜 대통령까지 참석했던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에 참여한 80여개의 기업들의 구인 현황을 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요구도 높지 않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시 계약직에 시급도 내년 최저임금 5210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 대부분이며, 정확한 채용조건도 제시하지 못한 경우도 다수 확인했다. 물론 경력단절 여성, 은퇴준비 장년층에게 시간제 일자리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비정규직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총무기획분과장이다. 을지로위원회와 관련 을을 지키겠다며 기업들을 인민재판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 새누리당이 현장으로 나와 기업들의 단가후려치기, 일감몰아주기, 대금지연 납부 등의 행태를 직접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대리점주들이 왜 자살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말도 안 되는 노예계약서를 직접 봐야 한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양극화의 주요원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간의 불공정 관계다. 을지로위원회는 특정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상식에 기반해 불공정거래와 고용계약관계 등의 균형을 잡아주는 방향에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을이 없다면 갑도 없다. 불공정한 계약관계를 개선하고 건강한 경제체제를 마련하는 길이 궁극적으로 갑과 을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 환노위의 최대쟁점이었던 철도파업이 끝났다. 정부는 지난 철도파업을 민영화 괴담을 앞세운 귀족노조의 기득권 지키기로 규정했는데.
▲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사회적 논의를 해볼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정부가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니까 그 저의가 더 의심받는 것이다. 철도 노조가 귀족 노조인지 아닌지는 중요한 쟁점이 아니다. 철도 노조가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면 고쳐야 하겠지만 고쳐야 할 작은 부분을 이용해 철도 민영화로 갈지도 모르는 중요한 이슈를 귀족 노조의 기득권 지키기로 물타기 해서는 안 된다.

-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이다. 국회의원이 되면서 일종의 고용주가 되셨는데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은 실제로 노동법을 잘 지킬까 하는 궁금증도 있는데?
▲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준수하는 방향에서 보좌진들을 운영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며, 처우 개선에도 신경 쓰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과도한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정감사나 상임위 일정으로 바쁠 때는 주말도 없이 출근하기도 한다. 그래도 우리 방 식구들은 “우리가 열심히 일하면 국민들은 더 좋은 근로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거잖아요”라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다사다난했던 계사(癸巳)년이 저물고 갑오(甲午)년 청마의 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모든 분의 소원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저는 새해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노동이 존중되고, 서민이 행복한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또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말아 달라. 국민들이 정치에 고개를 돌리면 정치는 정말 썩을 수밖에 없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한정애 의원 프로필>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노조위원장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외협력본부 본부장
▲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연구위원
▲ 제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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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