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M&A 의혹, 제3세력 개입했나?

  • 서영욱 syu@ilyosisa.co.kr
  • 등록 2013.12.27 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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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세력 개입 정황 짙어…개인투자자들로 4배 이상 상승 힘들어”

[일요시사=경제2팀] 중동 자본에 최초로 인수될 것으로 점쳐졌던 벽산건설 인수합병(M&A)이 안개 속을 걷고 있다. M&A 본계약을 체결한 아키드 컨소시엄이 지난 23일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주가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3의 작전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중동에서 이름을 알린 바다 알다파 회장이 이끄는 알다파그룹의 자회사인 아키드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벽산건설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과열된 주가에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며 주가는 원상복귀됐다. 여기에 아키드 컨소시엄의 실체 의혹과 함께 지난 23일 기한이었던 잔금 납입을 지키지 못하며 M&A는 무산 위기에 놓였다.

당연히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 당사자의 해명대로 아키드는 정말 억울한 상황에 빠진 것일까?

알다파그룹-아키드 컨소시엄, 관계 의혹

지난달 알다파그룹 투자전문계열사인 아키드컨설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벽산건설을 인수해 한국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을 통해 밝혀진 알다파그룹의 면면은 화려했다. 우선 알다파그룹을 이끌고 있는 바다 알다파 회장은 2007년부터 5년간 국제연합(UN) 사무차장을지냈으며, 건설, 컨설팅,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총 7개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키드 컨설팅은 이스탄불과 제다, 서울 등 3개 도시에서 투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아키드는 “알다파그룹이 가지고 있는 중동 네트워크를 활용해 2020년 월드컵 개최를 위해 1,000억 달러가 넘는 인프라 조성을 추진 중인 카타르 건설시장과 세계건조국가연합(GDLA) 관련 담수화 사업 등이 주요 공략 대상”이라며 청사진도 밝혔다. 알다파 회장은 GDLA의 사무총장도 맡고 있다.


특히 알다파 회장은 지난달 10일 아키드 한국법인 설립식에 참석하기 위해 직접 한국을 방문, 실체를 드러내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줄곧 5,000원을 밑돌던 주식은 알다파 회장의 등장과 함께 급등하기 시작했고 11월27일에는 최고가인 2만2,35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최소한 4배 이상 급등한 셈.

우선협상자 선정과 함께 시장은 금융당국이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고 하루 동안 매매거래를 정지시킬 만큼 과열양상을 띄었다. 하지만 12월 들어서 상황은 급변했다. 이상신호를 감지한 검찰과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한 것. 한국법인인 아키드 대표가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아키드에 관한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 시작했다.

언론을 통해서 아키드에는 알다파그룹의 자금이 전혀 들어와 있지 않다는 점, 아키드컨설팅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등의 보도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 23일 아키드가 540억원의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서 의혹의 눈초리는 더욱 짙어졌다.

당초 아키드는 총 인수 대금 600억원 중 360억원은 국내 기업과 개인 출자금으로 마련하고, 150억원과 90억원은 각각 홍콩 소재 영국계 헤지펀드인 셰나바리인베스트먼트와 인피니트캐피털로부터 빌리기로 하는 등 처음부터 알다파 그룹의 돈이 투자가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셰나바리인베스트먼트가 대출을 거부하면서 결국 대금 마련에 실패했다. 결국 150억원에 발목이 잡힌 셈인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형적인 ‘먹튀’ 조짐, 작전세력 침투 가능성 높아”

아키드는 최근 불거진 주가조작설과 관련해 당당히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아키드는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벽산건설 M&A를 진행하면서 중동의 자본이 대형으로 직접 참여한다고 주장한 바가 없다”며 “모든 M&A 과정은 적법하게 추진되고 있다. 인수를 방해하는 악의적 세력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키드는 “주가조작 등 이러한 허위보도가 나올 때마다 벽산건설 주가는 크게 요동을 쳤으며, 오히려 이로 인해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한 불순한 세력이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이현진 제이비스탁 연구원은 “만약 주가조작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일찌감치 벽산건설 주식을 사들인 작전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키드 쪽에서는 주가가 올라서 좋을 점이 하나도 없다는 것.

이현진 연구원이 작전 세력 개입을 의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렇다. 현재 벽산건설의 대주주인 대우건설이 1.84%의 주식 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는 등 주주 구성이 전부 소액 투자자들인데, 이 개인 투자자들로만 9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누군가 의도적으로 주식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벽산건설은 자구적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회생가능성이 희박한 회사인데, 인수를 하려는 이유는 벽산건설의 기술력과 상장돼 있는 회사를 매수해서 투자를 받기 위한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상황에서 주가가 오르면 당연히 인수대금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것을 아키드 쪽에서는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아키드가 당당하게 조사를 받겠다고 밝힐 수 있었다는 것.

이 연구원은 과거부터 있어왔던 전형적인 ‘먹튀’ 사례와 매우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상장폐지된 성원건설은 지난 2008년 두바이 도로공사를 수주했다는 공시와 함께 주가가 7배 넘게 올랐지만 그 뒤로는 하한가와 함께 상장폐지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며 또 “최근 T기업은 주식의 7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가 주가가 3배 이상 오르자 전부 처분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단 작전 세력이 아키드나 혹은 벽산건설과 연결돼 있는지는 당국의 조사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키드가 조작을 했다면 시세 차익을 보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너무 소극적으로 대했고, 벽산건설 측에서는 역시 주식을 안정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상종가를 친 11월 27, 28, 29일, 12월 10, 11일에 주식을 매도한 계좌를 추적하면 답은 나올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이 4배 이상 수익을 본 상황에서 매도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벽산건설 관계자는 “조작하려 해도 주식이 많아야 하지 알다시피 벽산건설은 대주주가 5%의 주식도 보유하지 않은 상황인데, 벽산건설과도 관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드 컨소시엄의 인수대금 납입일은 27일까지. 만약 27일까지 인수대금이 납입되지 않는다면 본계약 해지와 함께 M&A는 자연히 무산, 벽산건설은 상장폐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영욱 기자 <syu@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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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