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배우라는 타이틀보다 가수 현진영의 아내로 유명한 오서운은 스무 살때부터 연기를 해온 배우다. 수년간 한 남자의 부인으로서 살던 그는 다시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화장기없는 수수한 모습만큼이나 솔직하고 똑부러진 매력의 오서운을 만나봤다.
지난 10월18일 가수 현진영이 결혼했다. SBS <자기야>에 출연해 현진영과 16년간의 사랑을 고백한 오서운은 원래 배우였다. 1995년 KBS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오서운은 SBS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영화 <신데렐라> 등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고등학교 2∼3학년 때 데뷔했어요. 잡지모델로 활동하다가 20살 때, 아무도 시킨 사람은 없었는데, 연기에 관심이 생겨서 혼자 지하철 타고 다니면서 오디션이라는 오디션은 다 봤어요. 가면 떨어지고, 떨어지고 해서 매번 울었어요. 그러다 드라마 <어른들은 몰라요>에 출연하면서 데뷔했어요. 가수 얀의 <그래서 그대는>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도 출연했고요.”
이젠 배우다
대작에서 최종 캐스팅이 불발되기도 했지만 그는 매작품마다 항상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했다. 그렇게 연기에 욕심을 갖게 된 그는 뒤늦게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정식으로 연기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의 남편 현진영을 만나면서 연기자의 꿈을 접었다.
“연기를 안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안 하게 됐어요. 남편이 위태로운 순간도 많았는데, 불안감을 갖고 일을 하면 안 되니까 음악성도 있고 자기 분야에서 잘하는 남편(현진영)을 뒷받침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몇 번 섭외 제의를 거절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연기를 그만두게 됐어요.”
지난달 결혼식을 올리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오서운은 남편의 든든한 외조를 받아 연기를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예쁜 여주인공보다는 악한 역할을 통해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싶다는 그는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 KBS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 출연 중인 배우 김해숙을 닮고 싶다.
95년 데뷔…배우 꿈 접고 사랑 택해
남편 권유로 다시 연기자의 길 노크
“김해숙 선생님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요새 드라마에서 바가지머리하고 나오시잖아요. 어떤 역할을 하든지 본인이 드러나지 않아도 잘 어울리시는 거 같아요. 저도 제자신이 튀어보이려고 하는 게 아니라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그 역할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때론 누더기 옷이나 허드레 바지도 입고, 다른 작품에서는 하이힐 신고 정장 입었는데 ‘같은 사람인가?’하고 의심스러울 정도로 변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배우로 재개하는 오서운은 ‘현진영의 아내’라는 꼬리표에 대해 “별로 신경 안 쓴다. (현진영의 부인이라는 게) 득이 될 수도 있고 실이 될 수도 있는데, 그건 엄연한 사실이니까 내가 판단할 게 아닌 거 같다”며 “싫다고 해도 사람들이 그렇게 볼 수 있는 거고, 내가 좋다고 해도 사람들이 꼬리표를 떼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디오 DJ 도전
어린 시절 그는 노트에 ‘나는 사람들에게 희망, 용기와 사랑을 주는 데 쓰임이 되고 싶다’라고 적었다.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이유도 유명한 배우가 되면 연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대학시절 한 교수님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힘을 얻었던 그는 “라디오 DJ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라디오 진행도 해보고 싶어요. 라디오는 사람들이 사연을 보내고 즉흥적으로 대답해주잖아요.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누군가 힘들면 ‘나도 힘들 때가 있었어’라고 말해주면서 토닥거릴 수 있는 옆집 언니같은 편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저를 통해서 희망을 얻지만 저도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잖아요.”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