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11월 괴담' 사건·사고 백태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1.19 11:05:52
  • 댓글 0개

올해도 역시…스타 잡는 무서운 11월

[일요시사=사회팀올해도 어김없이 ‘11월 괴담’이 연예계를 덮쳤다.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부터 도박 사건까지 유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11월의 징크스가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계는 긴장감이 돈다. 1987년 11월1일 가수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사망 이후 가수 김현식, 그룹 듀스의 김성재의 의문사까지, 잇따른 연예인들의 죽음과 마약, 이혼, 도박 등이 유독 11월에 발생해 ‘11월 괴담’이라는 말이 생겼다. 좋지 않은 소식들로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까지도 분위기를 술렁이게 만드는 11월의 괴담을 연예계는 올해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0일 개그맨 이수근이 불법 스포츠도박인 ‘맞대기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맞대기 도박은 프리미어리그 같은 해외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게임의 운영자가 회원들의 휴대폰으로 경기 일정을 발송하면 회원들이 예상 승리팀을 골라 돈을 거는 형식의 도박이다. 이수근은 검찰에 소환된 지 하루 만에 혐의를 인정했고, 이에 소속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수근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며 “앞으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는 6년간 출연했던 KBS <1박2일>을 비롯해 KBS <우리동네 예체능> 등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다.

이수근을 시작으로 방송인 탁재훈, 개그맨 양세형, 가수 토니안, 앤디, 붐 등이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연예계 불법 도박’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배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도박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은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거나 회사 대표직을 사임하는 등의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수근, 토니안…
불법 도박 혐의

지난 12일에는 개그맨 윤정수가 파산신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윤정수는 사업 투자 실패와 보증 문제로 10억원이 넘는 채무를 해결하지 못해 개인파산신청을 했다. 채권자는 각종 금융기관을 비롯해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로 법원은 윤정수의 월수입 등을 감안해 파산신청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윤정수의 소속사 라인 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파산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이유나 액수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

윤정수의 파산 소식이 알려지자 과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려운 사정을 고백한 사실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1월 SBS <자기야>에 출연한 윤정수는 “전망 좋은 회사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경기가 나빠지면서 투자금 회수조차 어려웠다. 투자 실패로 23억 규모의 집을 처분했다”며 “회사를 살리려고 한 번 보증을 더 선 것이 더 안 좋아졌고, 어쩔 수 없이 집을 포기하는 게 내가 살 수 있겠구나”라고 고백했다. 당시 경매로 집을 처분하고도 빚이 20% 남아있던 그는 “이젠 어머니를 위한 가방을 사서 현금을 채워 드리고 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992년 SBS 개그콘테스트로 방송에 데뷔한 윤정수는 귀여운 외모로 MBC 드라마 <미라클> MBC 예능 <느낌표>, KBS <비타민> 등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2002년 MBC 방송연예대상 진행자 부문 우수상, 2003년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 2004년 MBC 방송연예대상 쇼버라이어티 부문 스타상 등을 수상했다.

이수근·탁재훈·토니안 등 불법도박 적발
개인파산에 마약·음주운전…징크스 재연

KBS <개그콘서트>의 ‘갑을 컴퍼니’ 코너에서 술 취한 상무를 연기한 개그맨 이원구는 음주 교통사고로 괴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일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이원구는 서울 영등포구 노들길에서 우측 도로 경계석에 있는 가로등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팔과 다리가 골절된 그는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오토바이가 출입할 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진입해 가로등을 받아 파손시킨 이원구는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0.157%로 면허취소됐다. 이에 자동차 전용도로 불법 진입과 재물 손괴에 해당해 그는 추후 경찰의 사고 경위 조사 후 처벌받는다.

이원구의 소속사인 마이크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원구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원구 본인이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지만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일단은 자숙의 의미로 당분간은 활동 중단을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이원구는 <개그콘서트>에서 애정남, 갑을남녀 등의 코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 3일에는 황현희, 정범균, 박성호와 함께 ‘남자뉴스’로 복귀했다. 이원구의 음주 사고로 인해 그가 출연 중인 '남자뉴스' 코너는 1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잠정 폐지됐다. 이원구의 음주사건으로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방송 리허절 전 개그맨 출연자들에게 당분간 음주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원구, 주석
음주운전으로

앞선 지난 4일에는 래퍼 주석이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주석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오전 1시쯤 <S.F League> 공연을 끝내고 자신의 SUV 차량을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15%로 면허가 취소되는 만취 상태였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주석이) 술에 취한 상태라 귀가시켰고 향후 출석시켜 음주 사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주석은 일주일 만인 지난 12일 SNS를 통해 “제 불찰로 팬 여러분과 주위 분들에게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자숙하겠다”며 “11월에 예정되었던 음원은 조금 미루기로 했다. 팬분들과의 약속 지키지 못하게 되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차후에 좋은 소식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1997년에 데뷔해 힙합 1세대로 이름을 알린 주석은 <싫거나 혹은 좋거나> <정상을 향한 독주> 등의 히트곡을 냈다. 지난해 Mnet <쇼미더머니>에서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그는 올해 초 자신의 독립 레이블 피이스트레코즈를 설립해 직접 <One Way Ticket>을 촬영하고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OST에 피처링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개그우먼 송인화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2일 송인화는 지난 6월과 7월 미국과 서울 자택에서 언니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송인화의 머리카락과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양성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송인화는 “미국에서 친구에게 건네받은 대마초를 언니와 함께 호기심에 피웠으며, 피우다 남은 대마초를 국내로 들여온 후 한 차례 더 흡연했다”고 진술했다.

송인화는 2005년 영화 <투사부일체>로 데뷔해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 등에 출연했다. 배우로서 무명활동이었던 그는 지난 4월 친언니와 함께 KBS 28기 신입 코미디 연기자 시험을 봤고, 송인화만 합격해 개그우먼으로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은혁, 전효성
해킹 당해…

지금까지 11월 괴담의 원인 제공자가 연예인이었다면 올해는 사생활 및 개인 정보 유출되는 피해가 잇달아 발생해 피해를 입는 연예인들도 있었다. 지난 11일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의 SNS에 한 여성의 누드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게재된 글에는 Mnet <슈퍼스타K>의 출연자였던 황모양의 실명이 함께 거론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은혁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트위터가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은혁은 슈퍼주니어 월드투어 <슈퍼쇼5>를 마친 후 영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틀 후인 13일 은혁의 SNS는 또다시 해킹당했다. 그의 SNS에는 지난 11일 게재되었던 여성의 또다른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두 번의 해킹을 당한 은혁은 13일 오후 2시경 “실명을 다시 거론하진 않겠다. 피해입은 여성분께 죄송하다”며 “내가 관리를 못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와 이야기 중이니까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 아무튼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은혁의 트위터는 “자꾸 xxx 본인 아니라고 해명하는데, 거짓말 한 거 들통났네? 이러고도 본인이 아니라고?”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돼 일주일동안 세 번의 해킹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은혁은 앞선 3월과 6월에도 해킹당해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해킹 당해 사생활 정보유출
과거 찍은 누드사진 파문도

같은날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도 해킹의 피해를 입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전효성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증명사진과 개인정보가 적힌 문서가 올라왔다.

이후 온라인에 퍼진 사진은 전효성으로 확인됐고, 인하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가 입학 전 작성한 문서로 밝혀졌다. 사진 속에는 이름, 학번,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와 학적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에 시크릿의 소속사 TS 엔터테인먼트는 “전효성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현재 경로를 파악 중이다”며 “학교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 유출 경로를 파악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유출 당시 전효성의 연락처는 모두 바뀐 상태로 피해는 없었다.

소녀시대도 11월의 괴담을 피할 수는 없었다. 소녀시대는 지난 9일과 10일까지 양일간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홍콩 단독 콘서트 <2013 걸스 제너레이션 월드 투어 걸스&피스 인 홍콩>을 개최했다.

지난 11일 한류 소식지인 올케이팝은 홍콩의 한 클럽에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태연이 홍콩의 한 클럽에 갔다가 파파라치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두 명의 여성이 파파라치를 피하다가 쓰레기더미 위로 넘어지는 장면도 있다.


소녀시대 제시카
공항 실신하기도

올케이팝은 홍콩의 클럽에 방문한 윤아와 태연이 VIP룸에서 두 시간 가량 샴페인을 마시고 댄스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태연과 윤아가 클럽에 방문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며 파파라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윤아, 태연과 전혀 닮지 않았다”며 올케이팝의 주장을 부인했다.

같은 날 또다른 멤버 제시카 역시 머리를 부상당하는 사고를 입었다. 콘서트를 마치고 홍콩에서 출국하던 중 경호원에 밀쳐져 난간에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부상으로 실신한 제시카가 한 남성에게 부축받는 모습이 팬들의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소속사 측은 “공항에 팬이 많이 몰렸고, 이 상황에서 제시카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병원 검진 결과 타박상이 있다고 한다. 머리 부위이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클럽 출입 의혹을 제기한 올케이팝은 지난 10일 ‘에일리로 예상되는 여성의 누드사진’이라는 제목으로 몇 장의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다음날인 11일 오후 에일리의 소속사는 “에일리가 데뷔 전 미국에서 속옷모델 제의를 가장한 사기를 당했다”며 “사기 당한 사실을 상의하기 위해 올케이팝에 재직 중인 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사진이 유출당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정도박’신정환 뭐하나?
3년째 자숙 중

탁재훈의 불법 도박사건으로 과거 ‘컨츄리 꼬꼬’로 함께 활동을 했던 신정환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정환은 2010년 마카오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26일 88체육관에서 개최된 1990 나이트 콘서트 <늑대와 여우>에 신정환의 출연 여부로 관심이 모아졌으나 무산됐다. 당시 탁재훈은 기자회견에서 “(신정환)본인이 아직 복귀할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생각 끝에 고사한 것 같다”고 대신 입장을 전했다.

<늑대와 여우> 콘서트는 지난달 2일과 3일 KBS 스포츠월드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됐다. 이후 같은 달 26일 다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내부적인 문제를 이유로 또다시 취소됐다. <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