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하는’ 미스코리아 스캔들 백태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0.29 09:32:13
  • 댓글 0개

‘미인대회 왕관’돈이면 다 쓴다?

[일요시사=사회팀] 예나 지금이나 ‘미’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미의 축제로 불리며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점차 권위를 잃고 있다. 올해 참가자들의 ‘성형’과 ‘뒷돈’으로 잇단 파문을 일으키며 ‘돈으로 만든 미인대회’로 전락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대중들의 눈밖에 난 이유가 단지 올해만은 아니다.




1957년 시작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올해로 57회를 맞았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18∼23세의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지성과 미를 갖춘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을 뽑는 행사다.

한국의 대표 미인이 선발되는 대회인만큼 80년대에는 생중계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외모 지상주의와 여성을 상업화한다는 끝없는 비판에 케이블로 옮기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건·사고로 50년 전통을 가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위신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한 한 참가자와 심사위원 간에 ‘뒷돈’이 오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주최 측은 “일부 심사위원을 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탈락한 것은 심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궤변만 늘어놓아 비난을 받았다.


사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뒷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끊이지 않는 파문에 전통·권위 무너져 
낙태사건·누드모델 경력으로 자격 박탈

SBS 드라마 <두려움 없는 사랑>, KBS <한바탕 웃음으로> <토요대행진>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리던 90년 제34회 미스코리아 진 서정민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측에 돈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사의 사업본부장과 미용실 원장 등 대회 관계자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며 논란이 커졌다. 당시 미스코리아 진 서정민의 어머니는 미용실 원장인 하모씨를 통해 대회관계자 김모씨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 이후 대회 관계자 김씨는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입상조건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불구속 입건되며 논란이 됐다.

93년에는 경주의 미용실 원장 박모씨가 당시 여고생인 이모양의 나이가 참가자격에 미달되자 이양의 부모와 짜고 미용실의 종업원인 손모씨의 주민등록증에 이양의 사진을 붙여 나이를 위조했다. 대회에 참가한 이양은 미스코리아 한국일보로 선발됐다. 같은해 미스코리아 선으로 당선된 허양은 고등학교를 중퇴해 학력미달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으나 오빠의 도움으로 고교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대회에 참가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주최사인 한국일보사는 “담당자와 미용실 등 이른바 후견인들과의 밀착관계에서 나타난 비리로 심사위원의 선정이나 후보 선발과정에서의 부정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대회 운영과정과 문제점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격요건에 의한 대회의 문제점은 앞선 69년에도 있었다.

알고보니 기혼
학력도 속여


13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서울대표로 참가한 김지연은 진에 당선됐다. 김지연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주최 측에 “미혼이 아니다”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회의 일부 자격인 ‘미스(미혼)’가 아니라는 제보에 따라 심사위원회에서 호적초본조사를 한 결과, 그의 결혼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김지연이 숙명여자대학교 가정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발표되자, 해당 학교 측에서 “(김지연이) 입학한 사실이 없고 재학생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심사위원회 측은 대회 선발규정에 따라 그의 당선을 취소하고 미스코리아 선이었던 임현정을 진으로 재선정했다. 당시 미국 마이애미비치에서 개최되는 제47회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참가 예정이었던 김지연은 여권수속 중 자격이 박탈됐다.

2008년 제52회 미스코리아 미 한국일보에 당선한 김희경은 대회에 출전하기 전 성인화보 촬영 사실이 밝혀져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당했다. 김희경은 2006년 슬로우 잼의 1집 ‘Feel Good’이라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목욕신, 관음증, 레즈비언 성관계 묘사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을 찍었다. 특히 같은 해 속옷 차림의 성인 모바일 화보를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앞선 2005년에는 서마린이라는 누드모델로 활동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뒷돈 의혹
참가자-심사위원 커넥션 논란

주최사는 “대회 직후 미스코리아 미로 선발된 김희경에게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대회 직후 밝혀졌다”며 “본건과 관련해 심사위원들의 긴급 회의에서 만장 일치로 선발 무효화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같은 결정을 존중해 김희경에게 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후보 선발과 관련해 예기치 못한 혼선이 빚어진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희경은 한국일보로부터 자격박탈을 통보받은 당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그동안 너무 큰 상처와 고통을 받았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난 절대 누드 모델이 아니다. 화보에 대해서 주최 측은 이미 알고 있었고 괜찮다고 해서 참가한 것”이라며 “(미스코리아 수상은)자신과 싸우며 얻은 나의 결실이다. 왕관을 가져간다니. 내 명예, 자존심, 상처 무엇으로 보상 못한다. 자격박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누드, 낙태 등
타이틀 박탈

2007년 미스코리아 미였던 김주연은 ‘낙태스캔들’로 미스코리아 타이틀을 잃었다. 김주연은 대회 다음 해인 2008년 2월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축구선수의 만행’이라는 제목으로 축구선수 황재원에 대한 폭로글을 올렸다. 황씨와 연인관계였던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임신사실을 밝히며 낙태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낙태스캔들 문제가 커지자  미스코리아 주최사인 한국일보사는 김주연이 미스코리아 직을 물러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홈페이지에 김주연에 대한 소개를 삭제했다. 이에 김주연은 (한국일보사와) 합의한 적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사생활 문제로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의 어머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주연이) 많은 공을 들여 미스코리아가 됐다. 사생활 문제 때문에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너무 억울하다”며 “황재원과의 소송문제를 일단 마무리하고 만약 주최 측이 계속 자격발탁을 밀어붙인다면 소송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당한 그는 이후 미니홈피를 통해 농구선수 이지운과의 열애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점수시스템 오작동
재심사로 신뢰잃어

98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투명성을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컴퓨터 점수집계시스템이 도입됐다. 최종 8명이 진출하는 2차 선발과정에서 9명의 심사위원 중 1명의 점수가 누락돼 3, 4위였던 참가자들이 탈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생중계한 MBC와 주최 측인 한국일보사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MBC와 한국일보사는 사과문을 발표하며 대회 5일 후 방송 중계없이 현장에서의 재심사를 통해 미스코리아를 선발했다. 대회의 신뢰도가 하락하며 당시 미스코리아 진의 최지현 또한 대중들로부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듬해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도 참가한 최지현은 이후 MBC <특종 오늘의 토픽>, SBS <도전 100곡> <밀레니엄 특급> 등의 MC로 자리를 잡아가며 2010년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에 첫 주연을 맡았다.

결혼 사실 숨기고 진 당선
정치인 성상납 요구 폭로도

최지현과 함께 같은해 미스코리아 미로 선정된 이정민은 KBS <서세원 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SBS <기쁜 우리 토요일> 등에 출연하며 뛰어난 말솜씨로 주목을 받았다.


한 정치인으로부터 성상납 요구를 받은 후 연예계에 회의를 느껴 방송출연을 중단했다고 고백한 그는 며칠 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됐다. SBS <야인시대>로 복귀할 당시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사 간부 A씨로부터 DJ 제의를 받으며 “‘정치인 ㅇㅇㅇ가 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몸으로 먹고 사는 애가 한둘이냐’는 말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성상납 요구’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는 며칠 후 기자회견을 통해 소속사의 허위 보도자료라고 해명했다. 이에 해당 소속사는 “그(이정민)와 사전에 합의한 것이다”며 반박을 했고 전속 계약 위반 및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하며 대중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특혜 논란에
유력후보 무관

201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배우 곽가현의 참가는 공정성 논란을 가져왔다. 이가현이라는 예명으로 배우활동을 한 그는 MBC 드라마 <마의> KBS 드라마 <결혼해주세요> <화평공주 체중감량사> 등에 출연한 경력이 있었다. 곽가현이 2013년 미스코리아 서울 진으로 선발되자 연기경력이 특혜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주최 측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참가자격에 있어서 나이, 학력, 출전 지역 연고, 결혼여부 등에 문제가 없을 경우 참가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따라서 곽가현 씨의 경우 위 자격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2013 미스서울 선발대회’에 참가규정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본선 전부터 논란을 빚은 그였지만 미스코리아 진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 진인 그가 모든 상에서 고배를 마시며 무관으로 대회를 마치자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미스코리아의 심사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러시아 이색 미인대회
영하 20도에 수영복 입고…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미스 눈 유니버스 미인대회’가 개최됐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섭씨 영하 20도의 강추위에서 수영복 차림의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노보시비르스크주 주정부가 주최한 ‘제1차 국제 눈 포럼’ 행사 중 하나인 이 대회는 겨울이 긴 나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문제를 다루기 위해 개최됐다. 대회 개최자인 타티야나 페티소바는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 도시에는 바다도, 대양도 없다. 당연히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을 찍을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회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30개 지역 예선을 통과한 20명의 참가자들만이 ‘미스 눈’을 뽑는 결선대회에 출전했다. 한 참가자는 “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것이 추위 때문인지 긴장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마음에 들었고 재미있었어요. 더 오래 서 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본선 대회에서 ‘미스 눈’으로 선정되면 모델 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 미스 관광 미인대회’에 러시아 대표로서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시베리아 도시 톰스크 국립대학 법대 1학년에 재학 중인 블라디슬라바 베르네르가 우승을 차지했다. 

출전만 해도 미스코리아?

본선 입상 7명만 ‘진짜’

대회에 출전만 해도 ‘미스코리아’호칭을 쓸 수 있을까. 이를 명확하게 짚은 절도 사건이 눈길을 끈다.

2011년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남성이 샤워를 하는 동안 돈을 훔쳐 달아난 박모씨와 이를 도운 석모씨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박씨는 2009년, 2010년 두 차례 미스코리아 지역 예선에서 입선돼 ‘미스코리아 지역예선 후보자’의 경력이 있었다. 이에 일부 매체들은 ‘성매매로 남성을 유인한 미스코리아 구속’, ‘미스코리아 출신 20대 절도행각’ 등의 제목으로 박씨의 미스코리아 출전 경력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보도했다.

박씨의 미스코리아 경력에 초점이 맞춰지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측은 “미스코리아 본선 진·선·미 입상자 7명에게만 ‘미스코리아’호칭을 쓸 수 있다. 지역 예선자는 미스코리아 출신이 아니다”며 “박씨의 프로필과 사건경위를 검토해 미스코리아 대회에 유·무형의 타격을 줬다고 판단되면 지역 예선 수상경력도 박탈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