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더하는’ 미스코리아 스캔들 백태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0.29 09: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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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 왕관’돈이면 다 쓴다?

[일요시사=사회팀] 예나 지금이나 ‘미’에 대한 관심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국내 최고의 미의 축제로 불리며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점차 권위를 잃고 있다. 올해 참가자들의 ‘성형’과 ‘뒷돈’으로 잇단 파문을 일으키며 ‘돈으로 만든 미인대회’로 전락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대중들의 눈밖에 난 이유가 단지 올해만은 아니다.




1957년 시작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올해로 57회를 맞았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18∼23세의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지성과 미를 갖춘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을 뽑는 행사다.

한국의 대표 미인이 선발되는 대회인만큼 80년대에는 생중계가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외모 지상주의와 여성을 상업화한다는 끝없는 비판에 케이블로 옮기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건·사고로 50년 전통을 가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위신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출전한 한 참가자와 심사위원 간에 ‘뒷돈’이 오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주최 측은 “일부 심사위원을 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탈락한 것은 심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궤변만 늘어놓아 비난을 받았다.


사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뒷돈’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끊이지 않는 파문에 전통·권위 무너져 
낙태사건·누드모델 경력으로 자격 박탈

SBS 드라마 <두려움 없는 사랑>, KBS <한바탕 웃음으로> <토요대행진>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리던 90년 제34회 미스코리아 진 서정민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측에 돈을 건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불구속 기소됐다. 사건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사의 사업본부장과 미용실 원장 등 대회 관계자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며 논란이 커졌다. 당시 미스코리아 진 서정민의 어머니는 미용실 원장인 하모씨를 통해 대회관계자 김모씨에게 2000만원을 건넸다. 이후 대회 관계자 김씨는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입상조건으로 수천만원을 받아 불구속 입건되며 논란이 됐다.

93년에는 경주의 미용실 원장 박모씨가 당시 여고생인 이모양의 나이가 참가자격에 미달되자 이양의 부모와 짜고 미용실의 종업원인 손모씨의 주민등록증에 이양의 사진을 붙여 나이를 위조했다. 대회에 참가한 이양은 미스코리아 한국일보로 선발됐다. 같은해 미스코리아 선으로 당선된 허양은 고등학교를 중퇴해 학력미달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으나 오빠의 도움으로 고교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대회에 참가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주최사인 한국일보사는 “담당자와 미용실 등 이른바 후견인들과의 밀착관계에서 나타난 비리로 심사위원의 선정이나 후보 선발과정에서의 부정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대회 운영과정과 문제점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격요건에 의한 대회의 문제점은 앞선 69년에도 있었다.

알고보니 기혼
학력도 속여


13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서울대표로 참가한 김지연은 진에 당선됐다. 김지연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주최 측에 “미혼이 아니다”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회의 일부 자격인 ‘미스(미혼)’가 아니라는 제보에 따라 심사위원회에서 호적초본조사를 한 결과, 그의 결혼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김지연이 숙명여자대학교 가정과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발표되자, 해당 학교 측에서 “(김지연이) 입학한 사실이 없고 재학생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심사위원회 측은 대회 선발규정에 따라 그의 당선을 취소하고 미스코리아 선이었던 임현정을 진으로 재선정했다. 당시 미국 마이애미비치에서 개최되는 제47회 미스유니버스대회에 참가 예정이었던 김지연은 여권수속 중 자격이 박탈됐다.

2008년 제52회 미스코리아 미 한국일보에 당선한 김희경은 대회에 출전하기 전 성인화보 촬영 사실이 밝혀져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당했다. 김희경은 2006년 슬로우 잼의 1집 ‘Feel Good’이라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목욕신, 관음증, 레즈비언 성관계 묘사 등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장면을 찍었다. 특히 같은 해 속옷 차림의 성인 모바일 화보를 찍은 사진이 공개됐다. 앞선 2005년에는 서마린이라는 누드모델로 활동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뒷돈 의혹
참가자-심사위원 커넥션 논란

주최사는 “대회 직후 미스코리아 미로 선발된 김희경에게 중대한 결격 사유가 있는 것으로 대회 직후 밝혀졌다”며 “본건과 관련해 심사위원들의 긴급 회의에서 만장 일치로 선발 무효화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 같은 결정을 존중해 김희경에게 자격을 부여하지 않기로 했다. 후보 선발과 관련해 예기치 못한 혼선이 빚어진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넓은 이해를 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희경은 한국일보로부터 자격박탈을 통보받은 당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그동안 너무 큰 상처와 고통을 받았다.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난 절대 누드 모델이 아니다. 화보에 대해서 주최 측은 이미 알고 있었고 괜찮다고 해서 참가한 것”이라며 “(미스코리아 수상은)자신과 싸우며 얻은 나의 결실이다. 왕관을 가져간다니. 내 명예, 자존심, 상처 무엇으로 보상 못한다. 자격박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누드, 낙태 등
타이틀 박탈

2007년 미스코리아 미였던 김주연은 ‘낙태스캔들’로 미스코리아 타이틀을 잃었다. 김주연은 대회 다음 해인 2008년 2월 축구협회 홈페이지에 ‘축구선수의 만행’이라는 제목으로 축구선수 황재원에 대한 폭로글을 올렸다. 황씨와 연인관계였던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임신사실을 밝히며 낙태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낙태스캔들 문제가 커지자  미스코리아 주최사인 한국일보사는 김주연이 미스코리아 직을 물러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히며 홈페이지에 김주연에 대한 소개를 삭제했다. 이에 김주연은 (한국일보사와) 합의한 적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사생활 문제로 자격을 박탈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의 어머니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주연이) 많은 공을 들여 미스코리아가 됐다. 사생활 문제 때문에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너무 억울하다”며 “황재원과의 소송문제를 일단 마무리하고 만약 주최 측이 계속 자격발탁을 밀어붙인다면 소송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스코리아 자격을 박탈당한 그는 이후 미니홈피를 통해 농구선수 이지운과의 열애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점수시스템 오작동
재심사로 신뢰잃어

98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투명성을 위해 처음으로 도입된 컴퓨터 점수집계시스템이 도입됐다. 최종 8명이 진출하는 2차 선발과정에서 9명의 심사위원 중 1명의 점수가 누락돼 3, 4위였던 참가자들이 탈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생중계한 MBC와 주최 측인 한국일보사에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MBC와 한국일보사는 사과문을 발표하며 대회 5일 후 방송 중계없이 현장에서의 재심사를 통해 미스코리아를 선발했다. 대회의 신뢰도가 하락하며 당시 미스코리아 진의 최지현 또한 대중들로부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듬해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도 참가한 최지현은 이후 MBC <특종 오늘의 토픽>, SBS <도전 100곡> <밀레니엄 특급> 등의 MC로 자리를 잡아가며 2010년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에 첫 주연을 맡았다.

결혼 사실 숨기고 진 당선
정치인 성상납 요구 폭로도

최지현과 함께 같은해 미스코리아 미로 선정된 이정민은 KBS <서세원 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SBS <기쁜 우리 토요일> 등에 출연하며 뛰어난 말솜씨로 주목을 받았다.


한 정치인으로부터 성상납 요구를 받은 후 연예계에 회의를 느껴 방송출연을 중단했다고 고백한 그는 며칠 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입장을 번복해 논란이 됐다. SBS <야인시대>로 복귀할 당시 그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방송사 간부 A씨로부터 DJ 제의를 받으며 “‘정치인 ㅇㅇㅇ가 너를 만나고 싶어한다. 몸으로 먹고 사는 애가 한둘이냐’는 말을 들었다”고 고백했다.

‘성상납 요구’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는 며칠 후 기자회견을 통해 소속사의 허위 보도자료라고 해명했다. 이에 해당 소속사는 “그(이정민)와 사전에 합의한 것이다”며 반박을 했고 전속 계약 위반 및 명예훼손 등으로 법적 대응하며 대중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특혜 논란에
유력후보 무관

2013년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배우 곽가현의 참가는 공정성 논란을 가져왔다. 이가현이라는 예명으로 배우활동을 한 그는 MBC 드라마 <마의> KBS 드라마 <결혼해주세요> <화평공주 체중감량사> 등에 출연한 경력이 있었다. 곽가현이 2013년 미스코리아 서울 진으로 선발되자 연기경력이 특혜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주최 측은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참가자격에 있어서 나이, 학력, 출전 지역 연고, 결혼여부 등에 문제가 없을 경우 참가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며 “따라서 곽가현 씨의 경우 위 자격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2013 미스서울 선발대회’에 참가규정상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본선 전부터 논란을 빚은 그였지만 미스코리아 진의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 진인 그가 모든 상에서 고배를 마시며 무관으로 대회를 마치자 일부 네티즌들은 온라인 게시판에 미스코리아의 심사 기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러시아 이색 미인대회
영하 20도에 수영복 입고…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미스 눈 유니버스 미인대회’가 개최됐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이 대회는 섭씨 영하 20도의 강추위에서 수영복 차림의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노보시비르스크주 주정부가 주최한 ‘제1차 국제 눈 포럼’ 행사 중 하나인 이 대회는 겨울이 긴 나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 문제를 다루기 위해 개최됐다. 대회 개최자인 타티야나 페티소바는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리 도시에는 바다도, 대양도 없다. 당연히 비키니를 입은 미녀들을 찍을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회를)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30개 지역 예선을 통과한 20명의 참가자들만이 ‘미스 눈’을 뽑는 결선대회에 출전했다. 한 참가자는 “이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것이 추위 때문인지 긴장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마음에 들었고 재미있었어요. 더 오래 서 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본선 대회에서 ‘미스 눈’으로 선정되면 모델 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태국에서 열리는 ‘세계 미스 관광 미인대회’에 러시아 대표로서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시베리아 도시 톰스크 국립대학 법대 1학년에 재학 중인 블라디슬라바 베르네르가 우승을 차지했다. 

출전만 해도 미스코리아?

본선 입상 7명만 ‘진짜’

대회에 출전만 해도 ‘미스코리아’호칭을 쓸 수 있을까. 이를 명확하게 짚은 절도 사건이 눈길을 끈다.

2011년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남성이 샤워를 하는 동안 돈을 훔쳐 달아난 박모씨와 이를 도운 석모씨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박씨는 2009년, 2010년 두 차례 미스코리아 지역 예선에서 입선돼 ‘미스코리아 지역예선 후보자’의 경력이 있었다. 이에 일부 매체들은 ‘성매매로 남성을 유인한 미스코리아 구속’, ‘미스코리아 출신 20대 절도행각’ 등의 제목으로 박씨의 미스코리아 출전 경력에 초점을 맞춰 사건을 보도했다.

박씨의 미스코리아 경력에 초점이 맞춰지자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주최측은 “미스코리아 본선 진·선·미 입상자 7명에게만 ‘미스코리아’호칭을 쓸 수 있다. 지역 예선자는 미스코리아 출신이 아니다”며 “박씨의 프로필과 사건경위를 검토해 미스코리아 대회에 유·무형의 타격을 줬다고 판단되면 지역 예선 수상경력도 박탈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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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