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민주당 이원욱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0.08 11:56:41
  • 댓글 0개

"화성갑, 매우 어려운 선거지만 절망 할 필요 없어"

[일요시사=정치팀]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소통'을 꼽는 민주당 이원욱 의원의 명함에는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다. 국회의원 명함에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으면 온갖 민원전화에 시달릴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지역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언제든지 전화를 달라고 말한다. 이처럼 지역주민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선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만 해도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불리던 화성을에서 당당히 당선증을 거머쥘 수 있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새누리당이 화성을 지역에서 구축하고 있던 아성을 무너뜨린 당찬 초선이다. 정쟁에서 벗어나 생활밀착형 정치를 펼친 결과였다. 지난 총선 당시 그는 지역주민들에게 'M버스 후보님'이라 불렸다. 지역주민들의 염원이던 광역 급행버스인 M버스의 증차를 공약하며 발로 뛴 결과였다. 10월 재보선 화성갑 지역에서 새누리당과 일전을 치러야 할 민주당으로서는 '롤모델'로 삼을 법하다.

이 의원은 화성 갑은 매우 어려운 선거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깨끗한 정치, 사랑받는 정치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의원이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국회 입성 후 후보시절 공약했던 사항들이 차근차근 시행되어 가고 있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동탄 대체농지 개발 문제나 KTX역사 조기 신설 문제 등이 잘 해결되어 가고 있다. 또 상임위에서는 정부여당이 발표한 전기요금체계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전기요금 현실화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지역과 서민을 위한 정치활동을 펼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 지금까지 발의한 법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이 있다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보급·촉진법'이 기억에 남는다. 이 법안은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시설물의 정수장 및 하수처리장, 공공건물의 옥상 등과 같은 유휴 공공시설물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는 경우 일조량, 즉 발전시설의 용량을 기준으로 사용료 및 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지금까지 태양광 보급 확산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현행 공유재산 사용료 산정기준을 따를 경우 공시지가가 낮은 지방의 자치단체는 사용료 기대수익이 적어 사업 추진의지가 낮았으며, 서울 도심과 같이 땅값이 비싼 곳에서는 사용료가 너무 비싸 민간기업의 참여가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양극단의 문제가 해결돼 태양광 발전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화성을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인근 화성갑 지역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 출마선언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각에선 서 고문이 화성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출마를 선언했다고 비판한다.
▲ 화성갑 지역에서는 양극단의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화성갑이 화성을보다 낙후된 지역인 까닭에 중앙에서 힘 있는 정치인이 오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고, '도대체 화성갑이 언제까지 낙하산이 와서 정치하도록 내버려 둬야 하느냐. 화성에 그렇게 인물이 없는가?'라고 한탄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나 서청원 고문의 이미지가 고령에 부패하고 낡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강해 화성시민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 화성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다가오는 10월 재보선에서 화성갑은 사실상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화성갑 판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매우 어려운 선거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후퇴 논란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 등으로 지역의 정서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정부는 외교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지만 내치에 있어서는 낙제라고 생각한다. 

생활밀착형 정치로 새누리 텃밭 공략
표 안 돼도 소신 있는 정치 '눈길'

-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화성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사실 화성을은 동탄신도시 등의 개발로 젊은층들이 많이 유입돼 과거보단 절망적인 곳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상대후보와는 다르게 생활밀착형 정치를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수도권 주요도시를 오가는 광역 급행버스인 M버스의 경우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했지만 버스회사는 적자노선이기 때문에 증차할 수 없다고 버텼다. 지역민들은 출퇴근시간에 M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수십 미터씩 줄을 서기도 했다. 때문에 나는 이런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M버스를 증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발로 뛰었다. 선거기간 시민들은 나를 'M버스 후보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같은 생활밀착형 행보가 지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 지난 6월 이 의원은 수도권 국회의원임에도 일명 수도권규제법으로 불리는 '산업집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에 찬성표를 던져 많은 지역 언론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인가?
▲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집중현상이다. 때문에 수도권이 보다 큰 폭의 양보를 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대도시 수도권 중심의 경제체제를 고집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서울과 경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다. 정치소신이고 철학이어서 정치인으로서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선택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소신을 지켰다.

-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는 벌써 수년째 고질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원전부품비리사건까지 터져 최악의 전력난을 겪었다. 상임위 차원에서 전력난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가?
▲ 상임위에서 1차적으로 여야 할 것 없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물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그런 특혜를 주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이제 글로벌기업으로까지 성장한 대기업들에 대해 언제까지 국가가 원가 이하의 전기를 공급하며 특혜를 줘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이는 결국에는 일반서민들의 세금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 국회 산자위는 지난 6월 40여일 동안이나 밀양송전탑 건설로 인한 한전과 밀양주민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특위활동을 펼쳤지만 결국 중재에 실패했다. 밀양송전탑 사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가?
▲ 밀양송전탑 사태는 이미 국회 차원을 떠난 게 아닌가 싶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었는데, 정부가 너무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아보자는 차원에서 다뤄봤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앞으로도 논의는 되겠지만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또 다시 특위나 소위를 만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다가오는 국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문제는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원외교 문제다. 과거 이명박정부의 자원외교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두 번째는 소기업, 소상공인의 지원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살펴볼 것이고, 세 번째로는 한중 FTA의 피해대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논의할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불산 누출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포스코 정준양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해 포스코와 협력업체 간의 갑을관계를 따져볼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포부를 밝혀 달라.
▲ 지역주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고 싶다. 지역주민에게 나눠주는 명함에 자신의 핸드폰번호가 적혀있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그러나 나는 명함에 핸드폰번호를 넣어 주민들에게 언제든지 전화를 달라고 말한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정치인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보다 깨끗한 정치, 사랑받는 정치를 하는 것이 목표고, 세 번째로는 국가적 어젠다를 풀어가는 게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원욱 의원 프로필>

▲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실행위원회 위원
▲ 한국청소년운동연합 화성시지회 회장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회 위원
▲ 민주통합당 화성시을 지역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