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주역 릴레이 인터뷰> 민주당 이원욱 의원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0.08 11:56:41
  • 댓글 0개

"화성갑, 매우 어려운 선거지만 절망 할 필요 없어"

[일요시사=정치팀]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소통'을 꼽는 민주당 이원욱 의원의 명함에는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혀있다. 국회의원 명함에 개인 휴대폰 번호가 적혀 있으면 온갖 민원전화에 시달릴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지역주민들을 만날 때마다 언제든지 전화를 달라고 말한다. 이처럼 지역주민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선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만 해도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불리던 화성을에서 당당히 당선증을 거머쥘 수 있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새누리당이 화성을 지역에서 구축하고 있던 아성을 무너뜨린 당찬 초선이다. 정쟁에서 벗어나 생활밀착형 정치를 펼친 결과였다. 지난 총선 당시 그는 지역주민들에게 'M버스 후보님'이라 불렸다. 지역주민들의 염원이던 광역 급행버스인 M버스의 증차를 공약하며 발로 뛴 결과였다. 10월 재보선 화성갑 지역에서 새누리당과 일전을 치러야 할 민주당으로서는 '롤모델'로 삼을 법하다.

이 의원은 화성 갑은 매우 어려운 선거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깨끗한 정치, 사랑받는 정치를 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 의원을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초선의원이다. 정치 입문 후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의정활동은 무엇인가?
▲ 국회 입성 후 후보시절 공약했던 사항들이 차근차근 시행되어 가고 있는 데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동탄 대체농지 개발 문제나 KTX역사 조기 신설 문제 등이 잘 해결되어 가고 있다. 또 상임위에서는 정부여당이 발표한 전기요금체계에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전기요금 현실화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동안 지역과 서민을 위한 정치활동을 펼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 지금까지 발의한 법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법안이 있다면?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보급·촉진법'이 기억에 남는다. 이 법안은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시설물의 정수장 및 하수처리장, 공공건물의 옥상 등과 같은 유휴 공공시설물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는 경우 일조량, 즉 발전시설의 용량을 기준으로 사용료 및 임대료를 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지금까지 태양광 보급 확산을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현행 공유재산 사용료 산정기준을 따를 경우 공시지가가 낮은 지방의 자치단체는 사용료 기대수익이 적어 사업 추진의지가 낮았으며, 서울 도심과 같이 땅값이 비싼 곳에서는 사용료가 너무 비싸 민간기업의 참여가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 같은 양극단의 문제가 해결돼 태양광 발전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화성을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인근 화성갑 지역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상임고문이 출마선언을 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각에선 서 고문이 화성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출마를 선언했다고 비판한다.
▲ 화성갑 지역에서는 양극단의 의견이 존재하고 있다. 화성갑이 화성을보다 낙후된 지역인 까닭에 중앙에서 힘 있는 정치인이 오는 것을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고, '도대체 화성갑이 언제까지 낙하산이 와서 정치하도록 내버려 둬야 하느냐. 화성에 그렇게 인물이 없는가?'라고 한탄하는 분들도 있다. 특히나 서청원 고문의 이미지가 고령에 부패하고 낡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강해 화성시민들을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 화성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많은 정치권 관계자들은 다가오는 10월 재보선에서 화성갑은 사실상 새누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화성갑 판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매우 어려운 선거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특히나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후퇴 논란과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사퇴 등으로 지역의 정서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정부는 외교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뤘다고 평가하지만 내치에 있어서는 낙제라고 생각한다. 

생활밀착형 정치로 새누리 텃밭 공략
표 안 돼도 소신 있는 정치 '눈길'

-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화성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사실 화성을은 동탄신도시 등의 개발로 젊은층들이 많이 유입돼 과거보단 절망적인 곳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는 상대후보와는 다르게 생활밀착형 정치를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수도권 주요도시를 오가는 광역 급행버스인 M버스의 경우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했지만 버스회사는 적자노선이기 때문에 증차할 수 없다고 버텼다. 지역민들은 출퇴근시간에 M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수십 미터씩 줄을 서기도 했다. 때문에 나는 이런 불편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M버스를 증차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발로 뛰었다. 선거기간 시민들은 나를 'M버스 후보님'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같은 생활밀착형 행보가 지역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 지난 6월 이 의원은 수도권 국회의원임에도 일명 수도권규제법으로 불리는 '산업집중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에 찬성표를 던져 많은 지역 언론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이유는 무엇인가?
▲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집중현상이다. 때문에 수도권이 보다 큰 폭의 양보를 할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 대도시 수도권 중심의 경제체제를 고집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서울과 경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다. 정치소신이고 철학이어서 정치인으로서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선택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소신을 지켰다.

- 현재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는 벌써 수년째 고질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원전부품비리사건까지 터져 최악의 전력난을 겪었다. 상임위 차원에서 전력난을 해소할 방안은 없는가?
▲ 상임위에서 1차적으로 여야 할 것 없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물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그런 특혜를 주는 것이 이해가 되지만 이제 글로벌기업으로까지 성장한 대기업들에 대해 언제까지 국가가 원가 이하의 전기를 공급하며 특혜를 줘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이는 결국에는 일반서민들의 세금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 국회 산자위는 지난 6월 40여일 동안이나 밀양송전탑 건설로 인한 한전과 밀양주민들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특위활동을 펼쳤지만 결국 중재에 실패했다. 밀양송전탑 사태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가?
▲ 밀양송전탑 사태는 이미 국회 차원을 떠난 게 아닌가 싶다. 이 문제는 처음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할 일이었는데, 정부가 너무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해결의 실마리라도 찾아보자는 차원에서 다뤄봤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좀 더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앞으로도 논의는 되겠지만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또 다시 특위나 소위를 만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다가오는 국감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문제는 무엇인가?
▲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원외교 문제다. 과거 이명박정부의 자원외교가 완전히 실패했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두 번째는 소기업, 소상공인의 지원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를 살펴볼 것이고, 세 번째로는 한중 FTA의 피해대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논의할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불산 누출사건과 관련해 삼성전자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 포스코 정준양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해 포스코와 협력업체 간의 갑을관계를 따져볼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포부를 밝혀 달라.
▲ 지역주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고 싶다. 지역주민에게 나눠주는 명함에 자신의 핸드폰번호가 적혀있는 정치인은 별로 없다. 그러나 나는 명함에 핸드폰번호를 넣어 주민들에게 언제든지 전화를 달라고 말한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정치인의 첫 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보다 깨끗한 정치, 사랑받는 정치를 하는 것이 목표고, 세 번째로는 국가적 어젠다를 풀어가는 게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이원욱 의원 프로필>

▲ 조선왕실의궤 환수위원회 실행위원회 위원
▲ 한국청소년운동연합 화성시지회 회장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회 위원
▲ 민주통합당 화성시을 지역위원회 위원장
▲ 제19대 국회의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