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몰래 선행’ 천사표 연예인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09.24 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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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뼛속까지 착한 스타들

[일요시사=사회팀] 연예인 홍석천의 이름이 경찰 SNS에 등장해 팬들을 긴장시켰다. 그러나 ‘커밍아웃’ 이후 그가 하는 모든 행동에 비난과 조롱을 일삼았던 사람들도 이번에는 그를 칭찬했다. 도대체 홍석천은 무슨 일을 한 것일까.



지난 2일 홍석천의 선행이 경찰청 SNS를 통해 알려졌다. 길에 쓰러진 취객을 돕기 위해 경찰지구대에 도움이 요청했다는 것이다. 경찰청 온라인 소통계는 SNS에 “오늘 새벽 자정이 넘은 시각 저는 소내 상황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급한 목소리로 연예인 홍석천이 지구대에 뛰어 들어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홍석천이 ‘큰 길가에 사람이 쓰러져 있어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투철한 시민정신

홍석천은 경찰지구대에 도움을 요청한 후 취객에게 계속 말을 걸며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도왔다고 한다. 칭찬글이 화제가 되자 홍석천은 자신의 SNS에 “어젯밤 취객을 도와드린 일로 과하게 칭찬받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막내경관님이 진심 끝까지 도와주셔서 가능했어요. 고생하셨어요”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개그맨 정범균도 홍석천과 같은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선행을 베풀어서 화제가 됐다. 그는 지난 4월 마포대교 난간에서 투신자살을 하려던 40대 남성을 구했다. 자전거를 타고 운동을 하는 그의 앞에 자살시도를 하던 남성을 보고 시민들과 함께 구조했다. 남성을 소방대에 인도하고 현장을 떠난 정범균은 119 인적대에 적은 것이 알려지며 선행이 알려지게 됐다. 최초 신고자에 의하면 남성이 욕을 하며 계속 자살시도를 하자 정범균은 “뭐가 그렇게 힘드시냐. 이러시면 안 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한 방송에 출연한 정범균은 “처음부터 내가 구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못 본 척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혼자 있었다면 나섰을지 의문”이라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서울 마포구 소방서는 투신하려던 시민을 구한 정범균에서 감사의 뜻으로 119명예구조대원 위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뼛속부터 개그맨 유상무는 선행도 웃기다. CJ E&M센터에 “예재형, 박충수, 장동민처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개그맨들이나 막내작가는 돈을 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는 안내문과 함께 양심매점이 열렸다. 코미디 프로에 출연하는 후배 개그맨들을 위한 선배 개그맨 유상무의 배려다. 직원없이 운영되는 이 양심매점은 상품을 구매한 만큼 각자 형편에 맞게 저금통에 돈을 넣어 수익을 내는데 짭짤하다고 한다. 이렇게 모아진 수익금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한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그가 돕는 불우한 환경의 친구들의 일상에 도움이 되는 과정이나 사용처에 대해 상세히 적혀 있기 때문에 그 취지에 동감한 프로그램 식구들이 실제로 더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고 말했다.

홍석천 취객 도운 사실 알려져 화제
자살시도 막고 전세계로 봉사활동도

얼마 전, 여자 아이돌 최초로 결혼을 한 원더걸스의 리더 선예는 지금의 남편도 아이티 봉사활동 중에 만났을 정도로 평소 바쁜 스케줄 중에도 봉사활동을 나서 개념있는 아이돌로 유명하다. 지난 2011년 SBS의 한 프로에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사기를 당하고 인적이 없는 곳에 ‘움막을 짓고 사는 할아버지’ 사연을 방영했다. 

이 방송을 본 선예는 매니저를 통해 제작진에 문의해 ‘움막 할아버지’를 직접 찾아가 옷과 생활용품을 전달하고 말동무가 되어 드렸다고 한다. 산길이 험해 안내를 맡아 함께 간 PD는 “땀을 흘리며 1시간 가량 산길을 올라가는 선예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담당PD는 짧게나마 선예의 선행을 방송하고자 했지만, 보도나 방송을 원치 않는 선예의 태도에 뒤늦게 알려졌다. 대신 다시 찾아간 움막 할아버지의 영상편지를 통해 선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엉뚱한 ‘은초딩’도 선행에 있어서만큼은 어른스러운 ‘은대딩’이다. 한때 SBS <스타킹>에서  중증 근무력증을 비롯한 각종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변혜정씨가 출연했다. 은지원의 열혈 팬이라 밝힌 변씨를 위해 당시 출연자였던 은지원은 무대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변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방송되며 은지원의 팬사이트에서 자발적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다.

모금활동 중 갑자기 큰 액수의 모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한 팬사이트 운영자가 입금자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고 이는 우연히 소속사와의 모금 이야기를 통해 은지원의 선행이 밝혀졌다. 은지원은 이를 비밀로 하길 원했으나 무기명의 많은 기부금을 숨길 수가 없어 팬사이트 운영진 사이에서 은지원의 선행소문이 퍼졌고 결국 외부에 알려졌다. 소속사에 의하면 ‘어려서부터 신문을 읽으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은지원이 한 초등학교에도 신문 구독 후원을 하는 등 평소에도 후원과 기부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김지수는 백혈병에 걸린 환자를 위해 자신의 골수(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김지수는 지난 2005년 2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뇌사 시 장기기증, 사후 각막기증, 골수기증에 서약했다. 서약 이후 6년 만에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생겼고, 이를 위해 골수를 기증했다. 골수기증 사실을 소속사나 지인에게 알리지 않고 수술 후 퇴원해 자택에서 휴식을 취했다.

“쉿! 비밀이에요”


지난 4월 한 예능프로에 출연한 김지수는 당시의 심정을 “막상 연락이 오니 겁이 났다”며 “도망가고 싶기도 했지만 내가 뭔가 좋은 쓰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했다”라고 털어놨다. 골수기증은 고통이 심하다고 알려져 많은 이들이 골수기증 등록을 하더라도 연락이 오면 두려움 때문에 취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려운 결심을 한 김지수에게 네티즌들은 “천사다” “대단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같이 남몰래 골수기증을 한 연예인으로 개그맨 정명훈, 배우 최강희 등이 있다.


최현경 기자<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가왕’조용필의 선행 지론
“자극 받으라고 더 알린다”

가수 조용필은 한 병원의 심장재단에 20억을 기부하면서 기자회견을 했다. 대중들이 대놓고 선행하는 “연예인은 좋은 이미지를 위한 것”이라는 의심과 비난을 받는 와중에 조용필은 그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나로 인해 한 사람이라도 더 이런 일에 참여 해주길 바란다.”

일부는 연예인들의 공개 선행은 팬을 비롯한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서해안 기름유출사고시 서해안에 연예인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여 서해안 살리기에 동참했다.

무한도전은 매년 달력을 만들어 시청자들에게 판매되고 그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한다. 이들의 선행은 공개가 되었는데도 비난받기는 커녕 지지를 받는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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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