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푹 눌러쓴 남자’만 보면 심장이 ‘쿵쾅쿵쾅’

대학생 윤모(22)양은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의 일이 떠오르면 불안한 생각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씨는 초등학교 시절 동네에서 낯선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그 이후 모자를 푹 눌러쓴 남자의 이미지가 깊게 각인됐던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는 윤씨처럼 실제적인 죽음이나 죽음을 생각할 만큼 강도 높은 위협에 직면했을 때 혹은 타인의 죽음을 목도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장애다.
큰 충격을 받은 사건 후 시각이나 청각 등의 감각에 의해 당시 느꼈던 공포감이 재현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로 진단 내리기까지는 4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건국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심한 외부의 충격에 따른 심리적인 증상을 수반하는 PTSD는 천재지변이나 강간, 대형사고와 같은 일생일대의 ‘큰 사건경험’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의 상황이 정신을 압박하거나 자주 악몽을 꾸는 등의 ‘재경험’을 겪고 있어야 한다.

아울러 PTSD 환자는 사고와 연관된 느낌이나 생각을 피하려고 하며 관련 있는 사람과 장소및 행동을 꺼리는 등 ‘자극의 회피’ 반응도 수반한다.
마지막으로 ‘과각성 상태’, 즉 깜짝깜짝 놀라는 등 자극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쉽게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을 특징으로 한다.
이어 박 교수는 “외상 후 여러 심리 불안 증상들이 1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를 ‘PTSD’로 진단할 수 있으며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 PTSD’로 규정한다”고 덧붙였다.

과연 어떤 이유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 것일까.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하태현 교수는 장애의 원인을 외상을 바탕으로 한 3가지로 설명했다.
먼저 정신생리학적 측면에서 하 교수는 “극도의 스트레스 상태가 정서체계에 관련된 변연계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편도나 해마의 손상을 유발해 체내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 교수는 “정신분석적 원인으로는 비정상적 불안을 다스리기 위한 압박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정신 구조 속 여러 요인들이 불안 상태에서 벗어나 안정성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행동이론적 원인으로 PTSD 환자의 경우 일반인들과 달라, 사건과 관련한 경험이 공포의 감정을 줄이지 못하고 자극에 노출될수록 오히려 공포감이 증폭되는 등 인지처리 양식의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인이 적용되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의견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해 박두흠 교수는 “카페인에 대한 반응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 또한 개인마다 다르다”며 “방어적이고 주변에 민감한 초식형 인간이 공격적인 육식형보다 외상후 스트레스에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한편 PTSD는 정신과적 치료와 약물 치료 등의 병행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고통의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하지 않고 참게 되면 결국 내재화돼 만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따라서 감정을 해소하는 정신 치료 과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팔이나 다리가 잘린 환자만큼 마음이 다친 환자들의 상처도 크기 때문에 환자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이해하려는 주변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는 “긴장이완을 위한 명상과 복식 호흡, 정신치료 상담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항불안제나 항우울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