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 무산’ 성은 간절한 거물들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8.12 13: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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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줄 좀…‘은전’ 기다리는 범털들

[일요시사=경제1팀]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정치권과 재계가 뒤숭숭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을 코앞에 두고도 이렇다 할 특사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역대 대통령이 광복절 등을 포함해 5∼10여 차례에 걸쳐 사면을 단행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 이대로라면 올해는 정·재계 인사 중 특별사면이 없는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정치권과 재계 인사들 중 상당수가 ‘은전’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사면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형이 확정되거나 벌금과 추징금 미납이 없어야 하지만, 거론되는 거물급 재계 인사나 정치인들 상당수는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벌금을 납부하지 않는 등 사면 조건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누가 되고
누가 안 되나

거론되는 재계 인사 들은 대부분의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건강문제로 구속집행정지가 된 상태에서 마지막 기회인 3심이 진행 중이다. 김 회장은 수천억원대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3년에 벌금 51억원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내달 13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고,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최근 구속돼 재판을 앞두고 있는 등 이들은 당장 사면대상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고심을 진행 중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과 그의 모친인 이선애 상무에 대한 사면도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전 회장은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계열사 주식을 부당 취득한 혐의로 2011년 1월 검찰에서 세 차례 소환 조사를 받은 뒤 구속 기소됐다. 모친인 이 상무 역시 불구속 기소되면서 모자가 함께 재판에 넘겨지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들 또한 현재 마지막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구자원 LIG 회장 일가와 같은 혐의로 서울서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1심 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투고 있어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돼 2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사장도 사면 대상자가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조 전 사장은 현재 상고심을 준비하고 있다.

박근혜정부 첫 특사 무산 “조건대상자 없다”
‘전과자’족쇄 달린 정치인·기업인 한숨 푹푹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올해 4월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 받았다. 담 회장은 법인자금으로 고가 미술품을 매입해 자택 장식품으로 설치하는가 하면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계열사 자금으로 리스해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총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2011년 5월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뒤 구속기소된 바 있다.

담 회장은 거론되는 기업인 중 유일하게 형이 확정됐지만 박 대통령이 무엇보다 횡령·배임·탈세·외화유출 등 범죄로 처벌받은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은 없다고 밝힌 만큼 이번 사면에 배제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거물급 MB맨들
발만 ‘동동’

정치인들에 대한 사면도 현실 여건상 어렵다. 여권 일각에서는 정치 대화합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불법정치자금 사건에 연루됐던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사면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지난달 말 열린 항소심에서 감형과 함께 추징금 4억 5750만원을 선고 받았다. 8ㆍ15 때까지 이 전 의원이 벌금을 완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 전 의원과 정 의원은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달 말 열린 항소심에서는 두 사람 모두 감형됐으나 여전히 실형을 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10월 임 회장에게서 3억원을, 2007년 12월 중순 김 회장에게서 저축은행 경영 관련 청탁과 함께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고 정 의원은 임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7년 9월 3000만원, 2008년 3월 1억원을 받아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각각 9월과 11월 출소 예정이다.

담철곤·박연차 형 확정
김승연·이호진은 재판중

친이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MB’정권 실세였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사면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각각 억대의 추징금을 미납하고 있다.

SLS조선 워크아웃 저지 등을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신 전 차관은 지난 4월 열린 상고심에서 징역 3년 6월에 벌금 5400만원, 추징금 1억1000여만원을 확정 받았다.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 전 차관도 지난 5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9478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외에 건설업자로부터 공사 수주 청탁과 함께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최근 구속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특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박 대통령 원칙?
엄정한 법 준수

‘MB맨’들의 이름이 정치권 사면 대상자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 전 의원을 포함한 그 측근들을 사면에 포함시킬 리 만무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박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임기말 특별사면 추진에 직접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그동안 죄를 짓고도 권력이 있다는 이유로, 또 돈이 많다는 이유로 법망을 피해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는 확실하게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도층 인사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의중은 지난달 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가석방 불허에서도 잘 드러났다.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으로 참여정부 핵심 실세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복역 중인 박 전 회장의 ‘가석방심사위의 결정’을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뒤집은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가석방은 징역형을 받고 수감된 사람이 죄를 뉘우치고 교도소 생활을 성실히 할 경우 형기 3분의 1 이상을 채우면 풀어주는 제도로, 당초 예상대로라면 박 전 회장은 지난달 30일 출소를 앞두고 있었다. 

법무부는 가석방 불허 배경에 대해 “사회적으로 이목을 끈 사건의 주요 수형자, 사회 지도층 인사, 고위 공직자들에 대한 가석방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일정 집행률을 충족하면 당연히 석방되는 권리처럼 인식돼 왔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가석방 정책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박 전 회장은 남은 형기를 모두 마친 뒤에야 사회로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박 전 회장과 함께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혐의로 수감 중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가석방 신청도 불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권’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 정부의 특사와 맥을 달리한다. 특사는 형 선고를 받은 사람에 대해 형의 집행을 면제하거나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사면법으로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 고유권한이다. 그동안 권력 남용 등의 비판으로 논란 속에서도 1990년대 이후 5년마다 시행돼 왔다. 특히 대통령이 취임하는 해마다 정치인과 경제인을 포함한 특별사면·복권이 대거 이뤄졌다.

이상득·신재민·박영준 다음에?
여론에 따라…가능성은 ‘희박’

법무부에 따르면 전두환 정부부터 현 정부까지 58차례에 걸쳐 17만4187명을 대상으로 특사가 집행됐다. 김영삼 정부는 8차례, 김대중 정부 6차례, 노무현 정부는 9차례 사면을 실시했고, 이명박 정부도 6차례 사면 결정을 내렸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임기말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씨, 김종호 전 내무부 장관, 이학봉 전 의원 등 5공 비리 관련자를 사면했다.

첫 문민정부인 김영삼(YS) 정부는 집권 초기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을 대거 사면했다. 슬롯머신사건, 율곡비리, 동화은행장 뇌물비리 등 대형 사건으로 사법 처리된 정치권·군부·재계 인사들이 사면됐다.

김대중(DJ) 정부에서는 가장 많은 범죄자가 사면됐다. 8차례 특사로 7만321명에게 형 집행을 면제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02년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꼽히는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과 이용호·최규선 게이트 연루자인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최일홍 전 국민체육공단 이사장 등 93명을 특별사면했다.


특별사면 단행
역대 정권은?

노무현 정부는 2005년 개인 비리로 구속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사면했다. 2006년에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여택수 전 청와대 행정관, 신계륜 전 의원이 사면 대상에 포함됐고, 임기 말이었던 2008년에는 자신의 집사로 불렸던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을 사면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등 기업인을 석방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8·15 특사 때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74명을 사면했다. 2009년 12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 등의 이유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명에 대해서만 특사를 단행해 파문이 일기도 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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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