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민주당보좌관협의회 이끄는 조형국 보좌관

“국회의원 ‘슈퍼갑’ 언론보도 마땅치 않다”

[일요시사=정치팀] 지난 12일 국회 ‘민주당보좌관협의회(이하 민보협)’에서 회장으로 당선된 민주당 진성준 의원실의 조형국 보좌관은 자신의 직업을 ‘3D업종’ 중 하나라고 농담조로 말했다. 보좌진들의 근무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지금 그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일요시사>가 조 보좌관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동안 언론에는 보좌진들에게 ‘슈퍼갑’ 행세를 하는 국회의원의 ‘행태’를 고발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일이 얼마나 고될지 모르는 바 아니나, 보도를 접한 국민들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라는 반응이었다.

보좌진들은 입법기관의 그림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보좌진은 넓은 의미의 정치인이나 다를 바 없기에 그만한 고충이 따르게 마련이다. 조형국 보좌관에게 19대 국회를 조명하는 언론은 어떨까?
다음은 조 보좌관과의 일문일답.

- 민보협 회장으로 어떤 일정을 보내고 있는가?

▲ 의원실별로 한 바퀴 돌았다. 내가 보좌진들의 대표다보니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 주로 어떤 건의사항이 많은지?


▲ 당내 기여도가 높고 성과를 내고 있는 보좌진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정치적 공방들 그런 것들에 대해 보좌진협의회 차원에서 성명, 논평, 보도자료 등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자는 요구부터 작게는 의원사무실이 더워 냉방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 보좌진들의 복지나 인권 등에 대한 요구는 없는가?

▲ 인원이 과거에 비해 조금씩 늘고 있는 과정이다. 사람이 늘면 본인이 혼자 감당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을 나눠 하면서 근무 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 최근 국회의원 ‘슈퍼갑’ 논란이 일었다.

▲ 최근 언론보도가 마땅치 않다. 오랫동안 누적된 극단적 사례가 언론에 나오면서 지금은 발생하지 않는 문제가 아직도 일어나는 것인 양 보도되는 측면이 있다

- 보좌진들이 국회의원의 일방적 인사권 남용 등의 부당한 근무 환경에 대해 호소하거나 개선할 수 있는 통로가 민보협에 마련되어 있는가?

▲ 없다.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해당 의원실 소속은 아니지만 해당 의원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을 통해 ‘의원님의 인사 스타일이 보좌진 사이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인사권 자체가 고유권한이지만 보좌진 전체의 사기를 고려해 달라’는 의견 개진 정도는 할 수 있다.


- 민보협을 ‘보좌진 노조’ 정도로 봐도 되는가?

▲ 실질적 보좌진 노조 역할을 하고 있다. 노조에서 단체교섭권 등이 있지만 저희는 그게 제도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만약 A보좌진의 문제를 해당의원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 접근하면 의원실 분위기가 싸늘해서 다른 보좌진들도 힘들어진다. 인사권만큼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민보협 실질적 보좌진 노조역할, 근무환경 조금씩 나아져”
“보좌진 인사 결정하는 국회의원 업무 특수성 이해해야”

- 국회의원의 수행비서에 대한 폭력, 여성보좌진에 대한 성추행·성희롱이 종종 있다고 들었다. 현실적으로 이를 항의하거나 신고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이러한 문제들이 논의된 적이 있는가. 아니면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가?

▲ 업무의 특수성이 있다. 국회의원이 가장 편안한 곳이 본인의 차량 안이다. 사무실에서 다른 보좌진이 잘못한 부분도 코앞에 있는 수행보좌진을 나무라는 경우도 있다. 수행비서는 가장 가까운 측근이라 편하게 대한다. 그러다 보니 꾸중도 많이 듣고…. (다른 사람이) 서운할 만큼 (수행비서를) 잘 챙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수행비서들은 내부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수행보좌진들에 대한 다이내믹한 이야기들은 왕왕 회자되기도 하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 기본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이는데, 국회의원 업무의 특수성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업무 특성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 않은가?

▲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민보협이라고 하더라도 여성보좌진이 그런 이야기 쉽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집행부에 여성보좌진의 비율을 늘이려고 한다. 민보협 활동이 특별히 보상을 받는 게 아니고 봉사활동이다 보니 여성보좌진 참여율이 저조하다. 그런 내용이 있다면 저희 차원에서 제재할 수 있으면 하고, 의원과의 관계에도 그런 문제가 있다면 성명도 내야 한다.

-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가?

▲ 그 부분은 고려하고 있다. 보좌진을 소모품처럼 생각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해고를 하는 그런 상황들에 대해서는 개선 방안이 논의된 것도 있다. 모 의원이 총선백서 내듯이 19대를 돌아봤을 때 보좌진의 시각으로 의원들에 대한 평가서를 내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매우 조심스럽다. 만약 그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안 되고 21대에서 돌아오면 민보협은 그 의원의 방해로 아무것도 안 된다.

- 고충을 이야기할 곳도 없고 개선되기도 어렵다 보니 민감한 내용의 이야기가 언론에 흘러들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아주 특수한 케이스가 일반화 돼서 기사화 되니 국회의원은 성추행범이고 돈 받아먹는 비리의원이고 정쟁만 일삼고…. 사실은 그렇지 않고 본인의 신념과 소신에 따라 유권자들을 생각하고 원하는 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들 많다. 보좌진과의 관계도 300명 중에 손에 꼽을 만한 특수한 케이스 때문에 ‘슈퍼갑’이라고 표현이 된다.

- 민보협 회장으로 반드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 각 의원실에 인턴이 둘 있다. 비정규직이다. 인턴들은 11개월만 계약한다. 12개월 2년 계약하면 법상 무기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훈련이 잘 돼 있지만 공무원 등록할 수 없어 말 그대로 비정규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정당과 의원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정작 국회의원의 비서 직원들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특권이라고 할까 봐 아무 말도 못 한다.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한 명이라도 정규직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더 잘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이야기다. 국회의원들은 슈퍼갑 기득권이라는 틀에 갇혀서 머뭇거리고 있다. 같이 공동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믿음을 가지고 국회를 바라봐 주시길 바란다. 안에서 일하는 의원들 정말 열심히 한다. 당이 정권을 쟁취하기 노력을 하는 것은 정당의 태생적인 행위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신뢰와 인내를 가지고 봐주시면 의원들의 성과가 국민의 피부에 와 닿을 것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