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모’ 활동 입체추적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7.08 11: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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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계엄군? 지금은 각하의 민간군!

[일요시사=정치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의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내용의 일명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됨에 따라 그의 비자금을 둘러싼 논의가 국회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전두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전사모)’의 활동이 재조명받고 있다. 혹시 이들이 전두환 추징법에 반대하고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에 <일요시사>가 전사모의 지난 10년간 활동을 낱낱이 파헤쳐 보았다.



전사모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3년 노무현정권 시절에 만들어졌다. 당시 전사모는 카페 개설 목적을 “각하의 업적과 통치행위, 인간적인 매력에 대해 자세히 알게 하고 (중략) 모든 국민들로부터 가장 추앙받고 존경받으시는 역대 대통령으로 기억되는 각하 명예회복”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MBC <제5공화국> 방영
전두환 지지자 늘어나

개설 첫해에 1000명 정도였던 회원은 MBC 드라마 <제5공화국> 방영을 전후로 급속도로 늘어났다. 회원 수가 1만8000명을 넘어선 것.

당시 카페에 마련된 가입 인사란에는 신규회원임을 알리는 인사말이 꾸준히 올라오며 지지 열기는 고조됐다. 물론 가입자 중 상당수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안티들도 포함돼 지지팬과 안티의 대결구도가 카페의 인기를 더욱 높였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카페에는 전 전 대통령의 업적과 사진, 또 그의 참모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급격히 늘어나는 가입 열기에 힘입어 ‘10ㆍ26 밤의 진실’, ‘12ㆍ12의 당위성’, ‘5ㆍ18 분석의 코너’ 등도 신설됐다.

5·18 다룬 영화에
300억 소송 준비


전사모는 전 전 대통령이 12ㆍ12사태를 통해 권력의 중심에 등장한 것을 두고 이를 ‘구국의 결단’이라 정의했다. 전사모는 전 전 대통령의 통치 이후 노사문제와 물가가 안정궤도에 오르는 등 유사 이래 가장 이상적인 통치가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평화의 댐, 88올림픽 유치, 통행금지 해제, 교복과 두발 자유화 등을 그의 대표적 업적으로 꼽았다.

전사모는 이 같은 활동을 통해 카페모임이 우익을 단결시키는 국민총화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랐다. 카페모임에서 평가절하된 전 전 대통령의 재평가를 통해 우익역사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복안이었다.

이들은 전 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칭송하며 그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이곳에서 활동했던 카페의 지지자 대다수는 전 전 대통령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을 지녔다고 치켜세웠다. 혼란한 시대에 대한민국이 강소국이 되려면 그가 지닌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할 때라고 하나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을 여론조작, 좌익옹호, 국군폄하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은 5공화국 신군부 인사들은 드라마 대본의 수정을 요구하는 등 드라마에 대해 ‘외압’을 행사하기에 이르렀다. 11명의 신군부 인사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드라마 <제5공화국>은 ‘전두환 죽이기’ 시나리오의 일부가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정치보복의 도구가 되는 드라마”라고 항의했다.

2003년 참여정부 때 만들어져 1000명에서 1만8000명으로 회원 급증
"12·12사태는 구국의 결단" 강력한 리더십이라 칭송하며 절대적 지지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장 특별보좌관이었던 박철언은 제36회 ‘여간첩 수지김 조작사건’ 편에 관하여 자신이 수지김 사건에 관여된 것처럼 드라마가 묘사해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MBC와 PD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일부 승소판결을 받았다. 전사모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전사모 회원들의 활동은 더욱 탄력이 붙었다.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다른 영화 <화려한 휴가>는 개봉을 앞두고 전사모의 극심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리운 오공’이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전사모 분들은 뭐 하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에서 “전사모가 나서서 <화려한 휴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합시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전사모는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대로 최고 300억원의 소송을 준비하며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소송비용 모금을 시작했다. 전사모는 “거짓으로 꾸며진 영화를 진실인양 홍보해 1만8000명의 전사모 회원 등이 국민에게 손가락질 받으며 정신병자로 취급당한 것에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과 진실규명을 위해 소송을 제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한 영화에 대해 “애국가를 부르는 광주시민에게 진압군이 무차별 발포한 것에 대해 전국민이 분노했으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5·18특별법’ 헌법소원청구
“김대중이 일으킨 내란”

이를 본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등은 “전두환이 선량한 시민들을 학살한 것도 모자라 영화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라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5·18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전사모의 끈질긴 공격은 멈출 줄을 몰랐다. 전사모는 급기야 ‘5·18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라는 명칭으로 인해 전사모 회원들의 행복추구권이 묵살됐다며 이른 시일 내에 헌법소원을 제기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논란을 일으켰다.
전사모는 전 전 대통령과 5·18은 무관하다며, ‘5·18은 북한이 배후에서 조종한 시위’이거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이었고 간첩들이 벌인 시위를 진압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드라마, 영화, 그리고 특별법까지 문제를 제기하던 전사모는 5·18민주화항쟁 기념일에 맞춰 교육과학기술부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사모는 “전 전 대통령 각하의 명예를 반드시 회복할 것이며 그분의 명예를 거짓된 진실로 실추시킨 무리들을 응징할 것”이라면서 “왜곡된 사실과 허구성 있는 만화·영화 같은 내용을 가지고 각하의 업적을 폄하하는 무리들에게 이제부터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교과서 내용 ‘이의신청’ 
7월3일 대구에서 5?18 유족들과 법정공방 펼쳐 “북한군 개입했다” 

전사모를 둘러싼 논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둘러싸고 지난 3일 대구지법에서 법정공방이 벌어진 것.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신경진 회장등은 “전사모 측이 5·18은 북한군이 침투해서 저질렀다 등의 내용으로 민주화운동을 비하했다”고 주장했다.

전사모 측 변호를 맡은 서석구 변호사는 이날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신 회장에 대한 질문공세를 이어갔다. 서 변호사는 북한에서 출간·발행된 자료들을 제시하며 줄곧 5·18민주화운동에 북한이 개입했을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광주항쟁이 시작된 지 4시간 만에 38개 무기고를 장악했는데 과연 순수 시민군의 힘만으로 가능한 일이냐”는 반문도 덧붙였다.

5·18 단체로부터 고소당한 전사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장에서조차 당시 배경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의견을 펼쳤다. 방청객들은 거세게 항의했다.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재판은 10여 차례나 중단됐다. 일부 5·18 유가족들은 오열하기도 했다.

전사모 회원 37명 소송
오열한 유가족

이에 앞서 5·18유족회, 5·18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38명은 ‘5·18민주화운동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으킨 내란사건’ ‘5·18민주화운동에 북한의 특수군이 파견돼 조직적 작전지휘를 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지만원씨와 전사모 회원 등 36명을 2008년 5월28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2009년 대구지방검찰청은 전사모 회원 10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약식 기소했고 대구지법은 피고 1인당 벌금80만 원씩을 선고했다. 이에 전사모 회원 등 10명과 변론을 맡았던 서 변호사가 최근 정식 재판을 신청해 이날 증인이 참석한 공판이 처음 열린 것이다.

신 회장은 재판 직후 “가슴이 답답하다. 전사모 회원들을 법정 밖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28일 오후 2시2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현재 전사모 카페는 휴먼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오프라인 조직은 아직 건재해 보인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겠다며 10년이 넘도록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전사모 회원들로 인해 5·18유족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전사모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멈추어 생각할 때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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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