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금 늘고 장학금 줄고 ‘로스쿨 천태만상’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7.03 11: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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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때는 ‘왕창’ 줄 때는 ‘찔끔’

[일요시사=정치팀] 로스쿨 제도가 출범한 지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6월26일 각계각층의 법조전문가들이 로스쿨 제도의 성패를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의 과도한 대학등록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시에 줄어드는 로스쿨의 장학금도 심각하게 거론됐다. 갈수록 배를 불리는 로스쿨의 실상을 살펴봤다.



로스쿨은 사법시험의 폐단을 극복하고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가진 인재들을 전문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그동안 로스쿨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서서히 뿌리를 내리면서 법조인 양성의 모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자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출범 당시부터 극심한 진통을 겪었던 로스쿨은 아직까지도 부작용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로스쿨비용 1억 이상

2000명 정원에 25개로 시작한 로스쿨은 지난해 처음으로 1451명의 변호사를 배출됐다. 작년 사법연수원 졸업생이 1000여 명으로 모두 2500명에 가까운 법조인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두 배 이상 늘어난 법조인력에 로펌과 공공기관 취업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개인사무실을 열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치열한 생존경쟁뿐이 아니다. 적지 않은 로스쿨 학생들이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 때문에 적게는 수천만원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빚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2011년 전북대 로스쿨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비싼 로스쿨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사건도 있었다. 그의 자살은 ‘돈스쿨’ 논란에 불을 지폈다.


로스쿨의 높은 학비에 대한 우려는 이미 개원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로스쿨 측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 장학금 비율을 높이고 사회적으로 열악한 계층의 선발 비율을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턱없이 높은 로스쿨 등록금은 연간 꾸준히 오르고 있고,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장학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최소 기준’만 지킨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에서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최근 로스쿨 제도는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등록금 때문에 법조인의 꿈을 포기하는 취약계층의 학생들이 생기고, 현장에서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실무역량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국제법과 같은 전문특화 과목은 신청학생이 부족해 폐강위기에 놓인 반면 취업과 변호사시험에 필요한 민·형법에만 수강생이 몰리는 실정이다”라며 로스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로스쿨의 등록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정작 대학 측은 입학정원이 워낙 적게 책정된 점과 아울러 과도한 인가기준에 따라 과도한 교원 숫자와 각종 시설구비로 인해 비용이 많이 투입될 수 없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 토론회에서 참여연대 박근용 합동사무처장이 제시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현재 전국 25개 로스쿨의 평균 등록금은 1460만원으로 입학금이 제외된 액수다.

연간등록금이 가장 높은 로스쿨은 성균관대로 2013년 현재 등록금은 2084만원이다. 성균관대학교는 로스쿨이 출범할 당시에도 등록금 2000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또한 지난 4년간 인상 폭도 84만원(▲4%p)으로 액수만 보면 25개 대학 중 8번째로 높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 턱없이 높아 로스쿨 졸업하면 빚더미
대학 3곳 내리고 4곳 동결 18곳은 인상, 장학금 지속 우려

그 다음으로 연세대학교 로스쿨이 2047만원, 고려대학교 로스쿨이 2013만8000원으로 성균관대와 함께 2000만원대 등록금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로스쿨 출범 이후 각각 97만6000원(▲4.8%p) 138만1000원(▲7.2%p) 등록금을 올렸다.


로스쿨 등록금을 가장 많이 올린 대학은 서강대학교가 차지했다. 서강대학교는 2010년 1502만원에서 현재 1729만8000원으로 무려 227만2000원▲(15%p)이나 등록금을 올렸다.

그 다음은 아주대학교로 2010년 1883만2000원이었던 등록금은 현재 1995만2000원으로 152만원(▲12%p)이 인상됐다.

1740만원이었던 이화여대 로스쿨 등록금은 14% 인상률을 기록하며 현재 1863만원으로 123만원을 높였다.

4년 동안 등록금을 올리지 않은 대학교는 충북대, 경북대, 원광대, 한국외대 등 4곳이다.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도 있다. 1000만원의 등록금을 받았던 강원대는 현재 24만원(▼2.4%p) 인하해 충남대, 부산대, 충북대와 함께 등록금 1000만원 미만 로스쿨에 합류했다.

<표1>을 보면 충남대와 성균관대의 로스쿨 등록금이 1119만원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등록금 외 입학 시 1회 부담하는 로스쿨 입학금도 천차만별이다. 강원대 17만3000원에서 연세대 307만1000원에 이르기까지 그 차이가 무려 289만8000원이다.

연간 등록금이 적어도 1000만원에 이르다 보니 경제적 여유 있는 계층만이 변호사자격을 취득하고 경제적 취약 계층을 비롯해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우 그 문호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이에 25개 로스쿨은 매년 입학 전형 시 특별전형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일정 수 이상 뽑고 있지만, 장학금 비율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참여연대가 정보공개를 청구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4년간 로스쿨 장학금 지급현황은 18개 대학에 관해서만 알 수 있다. 서울시립대, 건국대, 원광대, 서강대, 중앙대, 영남대, 한양대 등 7개 대학의 장학금 지급 현황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8개 로스쿨 중 10개 대학의 전액장학생 수혜 비율은 하락했으며, 8개 대학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는 최고 등록금을 기록하면서도 전액 장학생 수혜자 비율은 1.6%p 하락했다. 로스쿨 도입 당시 모든 학생들에게 100% 장학금을 지급해 화제를 모았던 강원대의 전액 장학생 수혜 비율은 51.9%(▼48.1%p)로 현재 인하대와 동일한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북대와 동아대는 38.9%의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하락폭은 각각 26.%p, 8.1%p 이다. 또한 경희대 11%(▼14%p), 충북대 23.5%(▼21.3%p), 경북대 25.6%(▼6.6%p), 충남대 32.0%(▼7.6%p)의 전액장학금 수혜율을 보였다.

‘돈 먹는 하마’

참여연대는 2012년 17개 로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 4581명 중 32.2%인 1475명이 전액장학금 수혜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스쿨의 추세로 보아 장학금 지급 현상이 처음과 같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돈 먹는 하마’가 돼버린 로스쿨이 과연 문턱을 낮출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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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