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 ‘에티켓 전도사’ 이미선의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⑩

받기보단 주고자 하는 사람이 되라

품격 있는 에티켓을 가르치는 이미선 코리아매너스쿨 원장은 기본 에티켓을 제반으로 한 고객만족서비스교육을 실시해 경제효과를 증대시키는 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가 타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지침서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를 펴냈다. 이 원장이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가장 좋은 자리를 비워둬라
선물 받으면 즉시 풀어봐라

선물을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것만큼 큰 기쁨도 없을 것이다. 어찌 보면 지루하기만 한 우리의 일상에서, 선물을 주고받는 작은 이벤트야말로 삶을 행복으로 가득 채워주는 마법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당신은 돈을 얼마나 벌고 싶으십니까?” 하는 질문을 가끔씩 받는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을 때 언제든 할 수 있을 만큼만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대답이 이와 비슷할 거라 생각된다.

선물=이벤트=마법

미국의 한 심리학 박사가 최근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만 아끼고 받는 것에만 익숙한 사람이 남에게 도움을 주고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일찍 죽을 가능성이 두 배나 높다’고 한다. 이는 곧 ‘남을 배려하고 작은 것이나마 주고자 하는 사람은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말로 대체될 수 있다. 뜻은 좀 다르지만, 우유를 받아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아무튼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베풀 때, 작은 것이라도 마음을 담아 선물할 때 더 큰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선물을 주고받을 때도 에티켓이 필요하다는 걸 생각하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선 선물에는 ‘정성’이 담겨야 한다. 선물을 전할 때는 선물 자체보다는 선물을 하게 된 동기나 순수한 마음을 전하는 게 중요하므로 조용히 선물만 건넬 것이 아니라 감사나 축하, 또는 위로의 말을 함께 전하는 것이 좋다. 감사 편지나 카드를 같이 하면 효과는 더욱 만점. 
또한 ‘포장하지 않은 것은 선물이 아니다’라는 원칙을 갖고 꼭 포장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똑같은 선물이라도 포장을 안 한 선물은 왠지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 법이다. 만 원짜리 볼펜이라도 그냥 내놓으면서 “이거 쓸래?” 하는 것보다 천 원짜리라도 예쁜 포장지에 싸서 건네주면서 “내 마음이야”라고 말한다면, 상대방은 당신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받아 기쁨을 느낄 것이다. 포장이 예쁘고 정성스러우면 더욱 성의 있는 마음이 표현되고 귀하게 여겨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이렇게 되면 때론 선물보다 포장비가 더 드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포장비에 드는 돈을 절대 아까워하지 않길 바란다.  
선물을 줄 때뿐만 아니라 받을 때도 에티켓은 필요하다. 선물을 받을 때는 준 사람의 호의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기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 만든 선물이라면 솜씨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는 게 포인트. 또한 선물은 받는 자리에서 즉시 풀어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꼼꼼하게 싼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뜯어보는 것도 예의. 정성스레 싼 포장지를 큰 소리가 날 정도로 거칠게 찢는다면 상대방은 아마 불쾌감을 넘어 자신의 마음이 찢어지는 듯한 상처를 받을지도 모른다.
선물에 대한 마지막 예의는 5분 정도 눈에 보이는 곳에 선물을 놓아두는 것이다. 선물이 시야에 머무는 동안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함께 느끼는 행복한 순간이야말로 서로에게 진정한 ‘선물’이 될 것이다.
누군가가 인생을 만남의 과정이라고 했다. 차 한 잔을 나누는 짧은 만남일지라도 결코 소중하지 않은 만남은 없다. 그 만남을 위해 비워놓고 싶은 자리가 있다. 그 자리에는 정말 내가 배려해주고 싶은 사람이 앉기를 바란다. 나의 소망으로 데워진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은 곧 나와 대화를 나눌 것이고, 그 대화는 나의 따뜻한 배려로 술술 잘도 풀린다. 일, 가사, 육아 등 요즘같이 바쁜 시대에 이렇게 여유롭게 차 한 잔을 즐긴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임에 틀림없다.
만약 전망 좋은 강가에 위치한 찻집에서 거래처 또는 친구와의 약속이 있다면 강이 훤히 내다보이는 풍경이 좋은 자리는 상대방을 위해 비워두자. 누군가를 위해 자리를 비워놓는다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나눴을 때 누구나 행복해진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최고로 모시는 방법은 가장 비싼 차를 대접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자리에 앉히는 것이다.
당신이 상대방과 앉아 있는 곳이 사무실이건 찻집이건 우선 밖의 풍경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창가 쪽이 상석이다. 공사 중인 모습만 보인다면 차라리 잘 디자인된 실내가 보이도록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낫다. 뜨거운 오후라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볕을 살짝 가려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또 출입구와 멀리 떨어진 안정된 자리가 상석이다. 차를 나르거나 필요한 물건을 가져오는 등 대접을 하기 위해 주인이 출입구와 가까운 곳에 앉는 것이 매너다. 간혹 사무실을 방문해보면 안쪽 자리 옆에 휴지통을 놓아둔 것을 보곤 하는데 휴지통 옆에 앉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세세한 곳까지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안다면 100점짜리 매너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다.
상석의 범위는 실내 뿐 아니라 자동차를 탈 경우에도 적용된다. 우리는 보통 안쪽이 편안한 자리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로 손님을 모실 경우에도 문을 열어주고 먼저 타기를 권하곤 하는데, 누구나 안쪽으로 들어가 앉는 것이 불편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 스커트를 입은 여성이라면 안쪽으로 앉는다는 게 무척 번거롭다. 자동차에서의 상석은 일반적으로 뒷자리의 가장 오른쪽 좌석인데 만약 운전하는 사람이 같은 일행이라면 최고의 상석은 운전자의 옆 좌석으로 바뀐다. 따라서 “제가 먼저 타겠습니다” 같은 양해의 한마디와 함께 손님을 상석에 모시는 센스가 필요하다.

상석은 어디?

우리는 생활 속의 작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서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작은 노력으로 내가 남을 배려하는 따뜻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된다면 얼마든지 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예전에는 차 한 잔을 마시러 가도 아무 생각 없이 내가 편하고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았을지라도 이제부터는 상대방이 기분 좋게 느낄 상석은 어디인지 살펴보고 양보하는 센스 있는 사람이 되어보자.
<다음호에 계속>

이미선 원장은?
??-서울 출생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일본 JAL SERVICE ACADEMY 수료
-대한항공 선임 여승무원
-대한항공 사장 의전담당
-대한항공 교육원 서비스아카데미 초대 전임강사
-2002 한일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중앙협의회 교육위원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초빙교수
-코리아매너스쿨 원장, (주)비즈에이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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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