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부터 판결까지’ 담철곤 비리 풀스토리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5.06 15: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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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회삿돈 쓰기…초코파이 팔아 ‘황제생활’

[일요시사=경제1팀] ‘정(情)’으로 유명한 국민간식을 만들어 온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초코파이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위장계열사에 회삿돈을 빼돌려 고급외제차를 몇 대씩 굴린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실형은 면했지만 2015년 아시아 넘버원을 꿈꾸던 오리온의 향후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담 회장의 기막힌 횡령사건. 수사부터 판결까지 풀 스토리를 들여다봤다.



▲2011년 3월22일 오리온 본사 압수수색 ▲5월6일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구속 ▲5월11일 조경민 오리온 사장 구속 ▲5월14일 담철곤 회장 자택 압수수색 ▲25월23일 담 회장 소환 조사 ▲5월26일 담 회장 구속 ▲10월20일 담 회장 징역 3년 선고 ▲2012년 1월18일 담 회장 항소심서 징역3년·집행유예 5년 선고….

초코파이 회장님
횡령·배임 망신

‘초코파이 회장님’ ‘미다스의 손’으로 통하던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담 회장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담 회장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담 회장은 총 300억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리고 비자금을 조성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2011년 6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고가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고, 람보르기니 등 고급 외제 승용차를 계열사 자금으로 리스해 자녀들을 태워 학교에 보내는 등 사치스런 생활을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주방 담당 등 자택 관리 인력을 계열사 직원처럼 꾸며 20억여원의 관리비도 회삿돈으로 부렸다. 재판부는 이 같은 공소 내용을 대부분 유죄로 판단했다.

담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금액은 수사 초기 의심됐던 40억원에서 구속 당시 100억원대로, 다시 최종적으로 300억원대로 늘어났다. 담 회장 자택에 있던 100억원이 넘는 미술품들의 가격이 횡령액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검찰이 회삿돈으로 구입한 개인 소장 미술품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한 것은 담 회장이 처음이었다.

담 회장은 해외 유명작가의 고가 미술품들을 계열사 법인자금 140억원으로 매입해 서울 성북동 자택에 설치했다. 담 회장이 회사 소유의 그림을 대여료 없이 집에 걸어놓는 작품은 모두 10여점. 그러다 지난 2010년 국세청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이 가운데 6점을 경기도 양평 그룹 연수원으로 옮겨 놨다.

검찰은 담 회장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4점이 인테리어 용도로 설치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모두 수십억원을 호가하는 작품으로, 담 회장이 대표로 있던 계열사들이 홍송원 대표의 서미 갤러리에서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 300억대 비자금 조성 의혹 유죄 확정
횡령·배임 혐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담 회장은 회사가 구입한 프란츠 클라인의 시가 55억원짜리 그림 ‘Painting 11’을 자택 식당에 걸었다. 주방 천장엔 알렉산더 칼더의 28억원짜리 모빌 ‘Three White Dots and One Yellow’를 매달았다.

담 회장은 안젤름 키퍼의 작품 ‘Rock and Lead Books’도 자택에 설치했다. 이 작품의 가격은 14억원에 이른다. 오리온 계열사가 약 20억원에 사들인 데미안 허스트의 설치미술 작품 ‘After Stubbs Cigarette Butts Wall Mounted Cabinet’도 있었다.

당시 검찰은 “담 회장 자택에 걸린 작품들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오리온그룹 계열사 4곳의 법인자금으로 사들인 것”이라며 “미술품의 경우 소유자를 공시하지 않는 만큼 지속적으로 집에 걸어뒀다면 소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녀들 통학용
최고급 외제차

이외에도 담 회장의 ‘회삿돈 쓰기’는 한마디로 기가 막혔다.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담 회장은 회삿돈으로 고가의 외제 고급 슈퍼카를 굴렸다. 2002∼2006년 계열사에서 법인자금으로 사들이거나 리스한 ‘포르쉐 카레라 GT’,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카이엔’, ‘벤츠 CL500’등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계열사가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부수적인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 담 회장은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량을 리스해 자녀 통학 등 개인 용도로 무상사용, 해당 계열사에 2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

담 회장은 회삿돈으로 ‘황제 생활’을 누리기도 했다. 담 회장은 1999년부터 최근까지 자택에 집사와 가정부 등 관리자 8명을 두고 연간 2억원씩 10여년 동안 총 20억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 돈은 모두 위장계열사 I사에서 나갔다.

담 회장이 받은 혐의 곳곳엔 위장계열사 I사가 등장한다. 담 회장은 I사의 차명 지분을 사들일 목적으로 홍콩에 세운 유령회사 P사에 I사 중국 자회사 자금 19억원을 빼돌리고, 다시 자회사 지분을 P사에 헐값에 팔아치우며 회사에 31억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이 있다. I사는 담 회장 부부가 지분 76.66%를 보유한 실소유주로 전해졌다.

비리 진원지 I사
멈추지 않는 특혜

담 회장 집과 맞닿은 땅에 세워진 I사의 서울영업소는 실상 담 회장 가족의 공간으로 사용됐음에도 8억원 상당의 임대료를 물지 않았고, 오히려 I사 자금 3억여원을 들여 영업소 건물에 체력 단련실, 외제차 보관소, 사진 작업실 등 개인서재 등이 갖춰지도록 구조 변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소 관리 5억여원은 물론 I사가 부담했다. 담 회장은 I사 임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것처럼 꾸며 38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담 회장을 사법처리할 당시 담 회장의 지시에 따라 비자금을 조성한 해외계열사 신모 전 대표가 자진 귀국해 재판에 넘겨지면서 지난 2010년부터 이어진 오리온그룹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매듭지었다.



앞서 1심은 담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투명하고 합법적인 기업경영을 하여야 할 무거운 사회적·법적 책임을 도외시하고 계열사 기업들을 사유물 취급하여 사익 추구에 사용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담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횡령·배임액이 285억원 정도에 이를 정도로 큰 금액인 점 등을 보태 죄절이 매우 불량하다 아니할 수 없고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건강성과 자정능력, 법치사회의 공정성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훼손하였다는 측면에서도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수십억 고가 미술품 공금으로 매입해 설치
람보르기니 등 법인리스 고급 외제차 유용
위장계열사 자금으로 집사·가정부 급여

재판부는 특히 “(담 회장은) 위장계열사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중국 자회사를 헐값에 팔아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며 “또 거액의 법인자금으로 고가 미술품과 외제 승용차를 구입해 사용하거나 사택관리비까지 회사 자금으로 썼다”고 지적했다. 미술품에 대해서는 “회사를 위한 게 아니라 집을 장식하려 그림을 구입한 것으로 보이고 장기간 집에 전시하면서 개인 소유로 취급할 의사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이어진 2심은 “I사 관련 범행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경민 전 사장 등이 주도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액을 모두 갚은 점, 향후 윤리경영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는 등 개전의 정이 있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해 담 회장을 풀어줬다. 담 회장은 두 달 뒤 3년 임기 대표이사 연임안이 주주총회에서 통과돼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측근 비리 수사
뜨거운 감자

담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던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사장도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지만 담 회장과 나란히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러나 조 전 사장은 반년도 되지 않아 스포츠토토 등 계열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다시 구속 기소됐고,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홍송원 서미 갤러리 대표도 담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인물 가운데 하나다. 홍 대표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4년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홍 대표는 조 전 사장이 팔아달라고 맡긴 미술품들을 서미갤러리 것인 양 담보로 내놓고 대출을 받아 90억원을 횡령하고, 법인자금 5억 5000만원을 빼돌린 혐의,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홍 대표는 또 2007∼2010년 고가 미술품 및 고급 수입 가구를 거래하며 세금 수십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고발당해 출국금지 조치와 더불어 다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담 회장을 비롯해 그 측근들이 끊임없이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오리온그룹이 과연 ‘도덕성’과 ‘사회적 신용’을 충분히 갖춘 기업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 향후 오리온그룹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담철곤은 누구?
재벌가 딸 만나 인생역전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재벌가 딸과 결혼해 그룹 회장직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담 회장은 동양그룹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사위로, 오리온의 전신인 동양제과에서 잔뼈가 굵었다.

창업주 둘째 사위
30년 초코파이맨

화교 3세로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미국 조지워싱턴대(마케팅 전공)를 나온 뒤 1980년 동양시멘트 대리로 동양그룹에 첫 발을 들여놨다. 이양구 선대 회장의 차녀이자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사장과 결혼한 것도 이 무렵. 둘은 서울외국인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 회장은 동양시멘트 입사 이듬해 동양제과 구매부 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30년 동안 대부분 제과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이 전 회장이 타계한 1989년 34세의 젊은 나이에 동양제과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당시 오너 집안 출신 중에서 흔치 않은 ‘제과 맨’이라는 게 업계 평가였다. 

2001년 동양그룹에서 분리된 동양제과는 2003년 오리온으로 명칭을 바꾼 뒤 국내 대표적인 제과업체로 성장했다. 담 회장은 오리온을 국내 소비재 기업 중에서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만들기도 했다. 

오리온은 동양그룹에서 분리되기 전인 1997년 중국 베이징 인근에 초코파이 고래밥 등의 생산 공장을 세운 뒤 당시 30억원이던 중국법인 매출을 지난해 5600억원대로 키워냈다. 이 결과 오리온그룹은 2009년부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초과하는 ‘글로벌’ 제과업체로 성장했다.

그러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무리하게 확장한 사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5년에는 바이더웨이를 매각했고, 2007년에는 메가박스를 팔았다. 2008년에는 테라마크를 2010년에는 롸이즈온과 온미디어 등 총 12개사를 매각했다. 그 후 오리온 그룹의 ‘효자상품’은 중국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국민과자’ 초코파이와 프리미엄 과자인 닥터유 등만 남았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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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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