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당권 접수 나선 김한길 민주통합당 의원

"안철수 신당 반길 세력 새누리당밖에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김한길 의원이 중병에 걸린 민주통합당 ‘집도의’를 맡을 수 있을까? 민주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 의원이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민주당 대표라고 해봤자 ‘잘해야 본전’인 자리다. 민주당이 대수술 위기에 놓인 탓이다. 당심은 갈라졌고 안풍은 거세졌다. 박근혜정부 들어 현안은 쌓여만 가는데 여당을 견제할 제1야당 본연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게다가 북한마저 말썽이니 그 어느 때보다 영광은 덜하고, 위험부담은 높다. 이 와중에 호기롭게 메스를 집어든 그의 속내는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김 의원을 만나 속 깊은 얘기를 들어봤다.       

 

 


김한길 의원은 그냥 봐선 정치인 같지 않다. 오랫동안 사람 가까이 사람 생각하며 글을 써왔기 때문일까? 푸근한 인상에 편안한 말투까지 정치인 특유의 딱딱함이 덜하다.

‘백발동안’이라는 별명에서 느껴지듯, 그는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덜어준다. 그렇다고 김 의원이 정치적 내공이 부족한 인물이라 판단한다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다. ‘외유내강’, 요즘 말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하지 않던가?

그는 탁월한 전략가이자, 손꼽히는 지도자로 유독 빠른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런 그가 과연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민주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기대 반 걱정 반인 분위기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 오는 전당대회에서 이용섭 후보와 사퇴한 강기정 의원의 협공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협공이 전당대회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시는지?

▲ 남은 선거 기간 좌고우면하지 않고 ‘김한길이 민주당 혁신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다’라는 믿음을 유권자에 심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 오직 독하게 혁신하여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  지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비노·비주류’의 협공 또한 만만치 않았다. 1위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합종연횡’은 이처럼 매번 거론되며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데.

▲ 우리당의 대선후보를 견제하고 협공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무엇보다 단일화는 명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명분 없는 단일화는 ‘담합’이 될 뿐이다.

- 이용섭, 강기정 후보는 ‘범주류’로 분류되는데, 한때 야권의 전당대회는 여당에 맞설 역량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대사(大事)’였다. 이후 대선후보 경선을 비롯해 세력싸움의 장이 된 전당대회를 진단하신다면.

▲ 민주당이 혁신해서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한 중지를 모아가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하는 데, 또 다른 분열과 기득권 유지를 위한 전당대회가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김 의원께는 친노에 대한 반감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개인의 경쟁력이 조명받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이신지?

▲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말 이제는 그만해야 된다. 나의 경쟁력은 당을 뭉치게 하고 혁신하여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데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것이 민주당 전당대회의 흥행저조로 이어진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목소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 독주니 대세론이니, 사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 당은 지난 네 차례의 중요한 선거에서 모두 패배한 정당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조용히 당원 대의원의 뜻을 모아가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말 이제 그만해야”
“힘 있는 중앙 실세들 공천 좌지우지…상향식 공천제 필요”

-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민심을 얻지 못할 경우 민주당의 수장으로 당심을 모으는 데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해결방안은 없으신지?

▲ 여론조사 수치만큼 민주당에 혁신을 요구하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당에게서 마음이 떠난 유권자분들을 분석해 보면, 원래 예전에는 민주당을 지지하시던 분들이었지만 지금은 계파패권으로 인한 대선 패배, 그 이후의 무책임한 자세 등에 굉장히 실망한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가 제대로 혁신하고 변화한다면 그분들 상당수를 다시 우리가 껴안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민주당 정치혁신 로드맵에서 ‘중앙당의 권한을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에 대폭 이양한다’고 하셨는데 절차와 실현 가능성은?

▲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지금 정당시스템은 철저히 하향식이다. 중앙당의 결정이 곧 당의 의사가 되면서, 당원들의 의사가 당무에 반영될 수 있다. 그래서 우선 주장하는 것이 당원이 주인인 정당이다.



사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우리 당의 당헌 중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당의 모든 권력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이 빠졌다. 당의 주인이 없어진 것이다. 이 사실을 당원은 물론 당에 책임있는 분들조차 몰랐다고 한다. 당원이 당의 중심이 된다면 시도당, 지역위원회의 역할도 자연스레 살아날 것이라 믿는다.

- 그렇다면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제도의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가?

▲ 이제까지 우리 정당들 대부분의 공천관행을 살펴보면, 중앙에 힘 있는 실세의원이 좌지우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계파패권이 만연했다. 또한 각 계파의 수장이 정치신인이나 지역정치인들을 줄 세우기를 해온 왔다. 하지만 당원이 대의원을 뽑고, 당원과 대의원이 주요 당직자를 선출하는 당원직선제가 도입되면 공정하고 투명한 상향식 공천제도가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 이번에 노원병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의 가장 이상적인 야권 노선의 모습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 안철수 신당을 반길 세력은 분명히 새누리당밖에 없을 것이다. 야권의 재구성이 있다면 그 중심에 독하게 혁신한 민주당이 있어야 한다.

- 안 의원의 정치권 입문이 민주당 계파 갈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리라고 예상하시는지?


▲ 안 의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민주당이 하나로 뭉쳐 독하게 혁신에 매진하여 이기는 민주당이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지금처럼 국정운영하면 한 치 앞도 안 보여”
“김한길이 거름돼 민주당이란 꽃피워 차기 대선 승리할 것”

- 안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중도 우파적 성향의 정당이 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은?

▲ 안 의원 신당에 대해 내가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좌니, 우니, 중도니 하는 노선투쟁이 아니다. 지금은 소모적인 이념논쟁보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민생에 집중할 때다.

- 민주당의 미래, 어떻게 전망하는가? 또한 민주당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 보시는지?

▲ 계파패권의 해체가 우선돼야 할 것이다.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하는 명찰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오직 민주통합당이라는 명찰을 달고 모두 뭉쳐 독하게 혁신해야 한다.


- 만약 민주당 대표가 되신다면 가장 먼저 해결하고자 하는 현안은 무엇인가?

▲ 당대표의 제1역할은 역시 선거 승리다.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의 승리가 최우선적 과제일 것이다.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것이 민주당 대표로서의 최우선 과제라 여긴다.

- 박근혜정부 5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 출범 이후 지난 50여 일 동안 보여준 박근혜정부의 태도는 기대 이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태도변화 없이 지금처럼 국정을 운영한다면, 앞으로 5년, 한 치 앞이 안 보일 것이다. 박근혜정부의 성공은 대한민국 국민의 성공이다. 제1야당으로서 협조할 것은 하겠지만, 잘못한다면 존재감을 확실히 보일 것이다.

- 마지막으로 야권 지지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민주당은 지금 존망의 위기에 있다. 하지만 이 위기를 극복할 혁신을 기필코 이뤄낼 것이다. 혁신은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견뎌 내야 한다.

김한길은 나 자신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중요할 뿐이다. 혁신의 과정에서 김한길이가 망가지고 상처 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대표의 자리에서 김한길이 꽃피는 것이 아니라 김한길은 거름이 되고 민주당이란 꽃을 피워 마침내 2017년 대선 승리라는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김한길 의원 프로필>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한국일보> 미주지사 기자, <중앙일보> 미주지사 편집국장·지사장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석좌교수, 명지대학교 초빙교수
▲ 제15대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 위원·대변인
▲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 기획특보
▲ 제16?17대 총선 기획단장·본부장
▲ 제17대 건설교통위원장, 국회운영위원장
▲ 제37대 문화관광부 장관
▲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 국회 문화방송체육통신위원회 위원
▲ 15·16·17·19대(4선, 광진갑)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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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교체? 김문수<br>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대선후보 교체? 김문수
“법적·정치적 책임 묻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선후보 교체를 강행한 데 대해 10일, 김문수 후보가 “불법적이고 부당한 후보 교체에 대한 법적·정치적 조치에 즉시 착수하겠다”며 강력히 대응을 예고했다. 김 후보는 이날 여의도 선거캠프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야밤에 정치 쿠데타가 벌어졌다. 대한민국 헌정사는 물론이고 전 세계 역사에도 없는 반민주적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국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 정당하게 선출된 저 김문수의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불법적으로 박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헌에 의하면 대통령후보는 전당대회 또는 그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서 선출하게 돼있는데 전국위원회가 개최되기도 전에 아무런 권한이 없는 비상대책위원회는 후보 교체를 결정해 버렸다. 이는 명백한 당헌 위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는 제가 후보로 선출되기 전부터 줄곧 한덕수 예비후보를 정해 놓고 저를 압박했다”며 “어젯밤 우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저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며 “우리가 피와 땀으로 지켜 온 자유민주주의의를 반드시 지키겠다. 국민 여러분, 저 김문수와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중으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대통령 후보자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후보가 시간 끌며 단일화를 무산시켰다”며 “당원들의 신의를 헌신짝같이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독재를 저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일화해서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로 세워야 한다는 게 당원들의 명령이었다”며 “우리 당 지도부는 기호 2번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께 단일화 약속을 지켜주실 것을 지속적으로 간곡히 요청드렸고 저를 밟고서라도 단일화를 이뤄주십사 부탁했다”는 권 비대위원장은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단일화는 실패하고 말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단일화는 누구 한 사람, 특정 정파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 아니다. 누구를 위해 미리 정해져 있던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비대위는 모아진 총의와 당헌·당규에 따라 김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새롭게 후보를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이날 새벽 비대위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열고 한 예비후보를 대선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진행되는 당원 투표를 거쳐 오는 11일 전국위원회 의결을 마치면 대선후보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일각에선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이뤄졌던 이번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후보 교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 등의 다양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통해 최종 후보로 선출돼있는 공당의 후보를 두고,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무소속의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하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후보 접수도 이날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단 한 시간만 받았던 점, 한 후보가 32개에 달하는 서류를 꼭두새벽에 접수했다는 점 등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양수 선관위원장은 이날 당 홈페이지를 통해 “당헌 74조 2항 및 대통령 후보자 선출 규정 제29조 등에 따라 한 후보가 당 대선후보로 등록했다”고 공고했다. 앞서 이 선관위원장은 김 후보의 선출을 취소한다는 공지와 후보자 등록 신청을 공고했다. 김 전 후보와 한 후보는 후보 단일화 문제로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지난 1차 회동에 이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모처서 가졌던 2차 긴급 회동서도 단일화 방식 등 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 그러자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단일화 없이 승리는 없다”며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권 원내대표는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며 “후보 등록이 11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오늘(7일)은 선거 과정서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가 불과 27일 남았다.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며 “이재명 세력은 공직선거법상의 허위 사실 공표죄를 사실상 폐지하고 대법원장 탄핵까지 공언하면서 대한민국 헌정 질서의 마지막 숨통까지 끊어버리려고 한다. 반면 우리는 단일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