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VS 비주류 민주당 ‘밥그릇 전쟁’ 내막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2.27 16: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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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잃었으니 남은 것은 '당권'…“예서 밀리면 국물도 없다”

[일요시사=정치팀] 민주통합당 주류와 비주류가 ‘2차전’에 돌입했다. 오랜 진통 끝에 전당대회 시기와 새 지도부의 임기가 결정되면서다. 비대위의 결정에 주류는 비교적 조용하다. 반면 비주류에서는 항의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주류의 ‘승’인 것 같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번 전당대회는 주류에 다소 유리하게 전개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비주류의 당권 장악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5월 전당대회는 치열한 전면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치열하게 만들었을까? <일요시사>가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지난 18일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긴급회의를 열었다. 비대위는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정기전당대회를 오는 5월4일에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단위의 시도당 개편대회가 시작되면서 주류와 비주류 간 당권 대격돌이 벌어질 조짐이다. 제18대 대선 후 주류와 비주류가 전당대회를 무대로 본격적으로 대립구도를 이루며 첫 평가를 받게 됐다. 

룰 사수 전쟁 치열
끝없는 친노 VS 비노

주류와 비주류는 새 지도부 선출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전당대회 시기와 새 지도부 임기 그리고 지도부 선출방식을 두고 양측은 각각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고수했다. 양측 모두 사생결단의 각오를 한 모습이었다.

이들이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이유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 공천권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친노무현(이하 친노) 중심의 주류와 비노무현(이하 비노) 중심의 비주류가 공천권을 상대 측에 뺏기지 않기 위해 전당대회 시기와 지도부 임기를 유리하게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것. 

전당대회 방식은 최종적으로 비대위가 결정한다. 비대위 아래에서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와 정치혁신위원회(이하 정치혁신위)가 대립하고 있어, 비대위의 결정이 전당대회의 당락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비대위 결정이 민주당 주류와 비주류의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된 이유다.

전대는 전준위 권한
혁신위가 입김 넣어


명칭 그대로 전준위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위원회다. 대선 패배 후 ‘친노 책임론’이 거세게 불던 탓에 주로 친노색이 옅은 비주류 인사들이 전준위에 포진해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에게 물세례를 했던 김태랑 전 의원이 전준위 소속 인사라는 점이 그렇다. 당시 박 전 원내대표에게 “당 꼬라지가 이게 뭐냐?”라며 물을 끼얹었던 김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오랫동안 논란을 일으켜 대표적인 반 노무현인사로 분류됐다.

지난 1일 민주당은 차기 전당대회 규칙과 정강정책 등을 마련할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전대 준비위원회 인선안을 의결했다.

전준위는 전당대회 시기와 새 지도부 임기, 모바일투표 존폐와 지도체제 개편 등 핵심쟁점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기에 친노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전당대회의 모든 사항은 전준위가 권한을 가지고 있음에도, 친노가 주류에 유리한 방식으로 룰을 바꾸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친노의 입김이란 정치혁신위를 일컫는 말이다. 정치혁신위는 전준위에 앞선 지난 1월21일에 만들어졌다. 정치혁신위는 전준위와 달리 친노색이 짙은 인사들로 구성돼있다.

대선 패배 책임론, 전대위 ‘씌우고 보자’ 정치혁신위 ‘피하고 보자’     
지방선거 공천권 둘러싼 새 지도부 임기 양보할 수 없는 한판승 

양측은 먼저 전당대회 시기를 두고 불붙기 시작했다. 비주류는 주류 측에 대선 패배의 책임을 묻기 위해 전당대회를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주류는 대선 패배의 충격과 분노가 희석되고 전열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이해관계는 분명히 달랐다.

이러한 비주류와 주류의 주장은 전준위와 정치혁신위를 통해 고스란히 대변됐다. 전준위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전당대회를, 정치혁신위는 5월에 전당대회를 개최할 것을 주장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한 상황에서 비대위는 오는 5월 4일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비대위가 정치혁신위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비대위의 이 같은 결정은 “전당대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던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취임 일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계파갈등 종식을 전면에 내세우며 전당대회가 당파싸움의 무대가 되는 것을 경계했던 문 위원장이었다. 그런 그가 입장을 바꿔 주류의 주장을 반영해 비주류가 비대위에 깊은 불만을 표출하는 계기가 됐다.

전준위와 정치혁신위는 지도부 임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달리했다. 당초 전준위는 ‘새 지도부가 내년 9월까지 1년6개월의 임기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안을 마련했다.

반면, 정치혁신위는 한명숙 전 대표의 잔여 임기를 주장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지도부가 내년 1월까지만 당을 이끌고 이후 정기전당대회를 새로 치를 것을 주장해 양측은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비노 김한길 유력
임기 사수가 관건

역시 비주류 측은 전준위를, 주류 측은 정치혁신위의 주장을 지지했다.

주류와 비주류가 각각 1월과 9월을 주장하는 이유는 이렇다. 주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친노보다는 비노 측 인사가 당 지도부 자리에 앉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 관계자들 대부분은 작년 지도부 선거에서 모바일 투표로 아깝게 분패한 김한길 의원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고 있다.

친노로 대표되는 당내 주류세력은 대선이 끝난 후 지금까지도 ‘친노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이 다시 당 지도부에 앉게 될 경우 그에 따른 여론의 비난도 주류에겐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새 지도부 임기가 내년 1월로 끝날 경우, 주류는 대선 패배의 비난 여론이 잦아든 후 다시 새 지도부 선거에 도전할 수 있다. 일종의 ‘패자부활전’을 노려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 공천권을 따내겠다는 셈법이다.

이와 반대로 새 지도부의 임기가 내년 9월까지 지속될 경우, 비주류세력은 당권을 장악하고 공천권을 획득할 수 있다. 비주류는 친노세력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된다. 전당대회의 시기가 대선 패배 책임론의 경중을 결정하는 요인이라면, 지도부 임기는 당권 장악의 결정적인 카드가 되는 셈이다. 주류와 비주류가 사퇴를 무릅쓰고 지도부 임기를 사수하려고 했던 이유다.

전당대회 과정, 국민 신뢰 회복은 뒷전, 계파 싸움으로 얼룩져
갈등의 분수령 될 ‘모바일투표’ 실시 여부, 당권의 향방 좌우

비대위는 결국 지도부 임기를 2년으로 정했다. 이로써 향후 민주당 지도부는 2015년 5월까지 대표직을 유지해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전당대회는 주류와 비주류의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비대위의 결정에 대해 주류 측은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비주류 측은 다수 의견이 무시됐다는 반별기류가 상당하다. 문 위원장의 지시로 당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때문이다. 새 지도부 임기가 내년 9월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은 57.0%의 지지를 얻은 반면, 내년 1월까지 여야 한다는 주장은 39.4%에 그쳤다. 비대위가 당내 다수 여론을 스스로 무시한 격이다.


주류 측 인사가 당권을 장악하게 된다 하더라도, 향후 2년간 ‘정치쇄신’과 ‘친노 책임론’에 대해 스스로 족쇄를 채운 꼴이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당대회는 진행과정에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혁신을 보여줘야 하지만 실제로는 당권 장악을 위한 계파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측의 서로 다른 셈법이 전대 시기와 방법을 둘러싼 계파갈등으로 이어진 끝에 주류 측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전당대회로 결론이 난 점이 더욱 그렇다.

막강한 권한으로
계파싸움 전면전

일단 지난 22일 민주당은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우려를 일으켰던 ‘모바일투표’를 일부분 폐지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모바일투표를 폐지하는 대신 대의원과 당원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는 ‘대의원 50% + 권리당원 30% + 일반국민 여론조사 20% (민주당 지지층 +무당파)'로 선출된다. 대의원은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방식을 따르되, 권리당원은 ARS에 의한 모바일투표가 가능하다. 모바일투표를 둘러싼 양 측의 갈등은 어느 정도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이지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언제쯤이면 이들이 그토록 외치던 기득권을 내려놓고 당파싸움을 종식할 수 있을지. 대선에 패했지만 민주당은 아직도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야권 지지자 탄식이 끊이지 않는 요즘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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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