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야심작 ‘종편’ 출범 그 후~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2.15 14: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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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고 닳아도’ 죽지 않는 생명력 “부럽네”

[일요시사=정치팀] 진통 끝에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탄생한 지도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출범 후 소수점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종편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덕에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종편 선정 관련 자료공개를 요구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제아무리 보수언론이라지만 아직 마음 놓긴 이른 모양이다. MB가 보수언론의 방송 진출이라는 사회적 논란을 무릅쓰고 밀어붙인 종편 그 이후를 <일요시사>가 꼼꼼히 살펴보았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서울고등법원으로부터 종합편성채널 심사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받고 지난달 25일 상고심행을 결정했다. 종편 선정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도 방통위의 거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종편 사업자 선정 당시 정부·여당 측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심사 결과에 대한 어떤 검증이나 토론도 진행하지 않은 채 의결에 나선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미디어 홍수시대
선정적 방송 넘쳐

방송은 지금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기존 지상파에서 무려 4개나 되는 종편이 쏟아져 나오면서 미디어 홍수시대가 도래했다. 그렇다고 볼만한 양질의 콘텐츠가 뒷받침되는 것도 아니다.

우선 시청률부터 올리고 보자는 과도한 경쟁 탓에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도 스크린을 통해 여과없이 방송되는 실정이다. 콘텐츠는 뒷전이고, 너도나도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하다. 낮아도 너무 낮다 보니 그럴 만도 하다. 전문가들도 위험 수위를 넘었다고 경고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초반 MB가 내세운 목표는 ‘미디어 소유 및 겸영 규제 완화’였다. MB가 강조한 종편의 필요성은 그럴싸했다. 종편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기업을 키우고,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을 완화해 콘텐츠산업을 발전시킨다니 듣는 이도 솔깃했다. 종편도 사업 승인 신청 때 하나같이 고품격 콘텐츠와 여론 다양성 확대를 강조했다.


말뿐인 일자리
저비용만 추구

현정부 출범 이후 만들어진 방송통신위원회는 2010년 12월 31일 JTBC, 채널A, TV조선, MBN 등 종편 4사를 승인하면서 미디어 빅뱅을 주도하리라 장담했다.

시작은 창대했지만, 종편은 출범하자마자 생사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였다. 한 마디로 ‘오늘내일’ 했다. 종편은 실패했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평균시청률 0.5%대에 누적된 적자로 인한 재정적 압박까지. 종편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종편 4개사가 받은 특혜도 무색했다. 개국 공동 축하쇼를 시작으로 첫 전파를 쏘아 올린 종편은 방통위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 광고판매대행사를 통하지 않는 광고 직거래 허용, 10번 대의 황금 채널 배정, 의무 재전송 등의 정책은 종편 출범에 최적의 배양조건이 됐다.

종편을 통한 국내 산업 기여 정책 목표도 마찬가지다. 일자리 2000개 이상 창출, 고품격 콘텐츠 활성화, 여론 다양성 확대, 국산 장비 30% 이상 도입을 통한 경제 활성화도 말 뿐이었다.

우선 일자리 창출 성적표를 보면 이렇다.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종편 등으로 2000명 정도, 간접효과를 포함하면 6000명의 고용창출 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 적이 있다.

‘미디어 춘추전국시대’ 지상파 3사 vs 종편 4사 출혈경쟁 심각
MB, 글로벌 미디어기업 성장·콘텐츠산업 발전시킨다더니…


하지만 방통위의 방송산업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고용인원은 비정규직을 포함해 1200여 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종편의 콘텐츠도 점점 다양성을 잃어갔다. 그러다 보니 종편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영양가도 잃었다. 종편은 제작비가 많이 투입되는 드라마를 과감히 버리고 시사 토크쇼에서 탈출구를 찾기 시작하며 ‘대선특수’를 노렸다.

한 언론인은 매체를 통해 “짧은 시행착오 기간을 거쳐 답을 찾은 종편이다. 돈 안 되는 드라마 제작은 포기! 폭스의 교본을 따른다. 우익본색. 정파성에 충실한 뉴스를 전면 배치하고, 이데올로기 정치공학에 기초한 토크쇼를 잔뜩 편성한다”라고 평가했다.

정치적인 이유도 거론됐다. 종편은 출범 전부터 MB의 특혜 지원과 정치적 기획물이라는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종편이 ‘언론악법’으로 불리며 날치기를 통해 마련된 법안인 것도 그렇다. 종편 입장에선 정권교체가 달갑지 않기 때문에 편파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채널A의 <이언경의 세상만사>라는 프로그램에서 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는 윤창중 칼럼세상 대표는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후보에 대해 “단일화는 한 편의 막장 드라마” “안철수는 콘텐츠 없는 약장수” 등의 원색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저조한 시청률
‘종합부실방송’

채널A의 <박종진의 쾌도난마>에 출연한 이봉규 시사평론가도 “시대 흐름 패턴상 지금 여성 지도자가 나올 타이밍” “문재인과 안철수의 눈은 자신감이 결여됐다” 등의 비논리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종편의 편파방송 시비가 끊이지 않자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은 “종편이 유불리를 계산해 조작 편집하고, 치졸한 편파보도를 일상화해 방송이라고 이름 하기에도 부끄러운 짓들을 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종편이 ‘종합부실방송’이라는 오명을 가진 것은 저조한 시청률도 한몫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개국 이후 지난해 말까지 종편 4사의 평균 시청률은 0.548%에 그쳤다. 200명 중 겨우 1명이 봤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시청률조사기관인 TNmS 조사에 따르면 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종편 4사의 재방송비율이 51.65%에 달해 한번 제작한 방송 콘텐츠를 반복해 ‘시간 때우기’를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사정은 있었다. 작년 3월 이후 광고매출이 급격하게 줄어들자 종편이 제작비 감축에 들어갔던 것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종편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뉴스와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고 돈이 많이 드는 드라마와 시트콤, 다큐멘터리 등의 비중을 줄였다.

천문학적 적자, 소수점 시청률, 50% 넘는 재방송 ‘미디어 빅뱅’ 무색 
사회적 필요성 없는 과다한 종편 국민적 부담만 증가시켰다는 비판   


당초 정부와 방통위가 종편을 허가하면서 “미디어시장의 자본력을 확충하고, 경쟁력을 확대해 지상파 방송의 독과점을 해소하고 프로그램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적의 조건에서 시작한 종편이 시청률 저조와 콘텐츠 약화가 반복되니 천문학적인 손실액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작년 6월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프로그램이 가장 풍성한 JTBC가 825억원 규모로 가장 많았다. TV조선 약 500억원, 채널A 200억원, MBN 181억원가량이다. 개국 반년 만에 4사 합계 약 2000억원을 날려 먹은 것과 다름없었다.

손실을 메우려다 보니 종편이 기업을 압박해 수지를 맞추려고 한다는 논란까지 일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 커졌다.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았지만, 종편은 제18대 대선을 치르면서 ‘인지도 각인’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한 시민단체 모임에서 “이 정도면 성공이냐 실패냐를 떠나서 그들 입장에서는 이긴 게임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 대표는 “정권을 재창출했고, 정치문화적 조건에서 '우익'이라고 하는, 이전에는 다소 불편했던 섹터를 보수진영의 코어로 정착시켰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으로 종편은 다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다행히 ‘멸종’은 면했다.

인지도 각인 성공
승인자료 “공개 안 해”


하지만 법원의 결정이 남아있다. 서울고등법원은 방통위에 종편 심사 승인 자료를 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놨다. 이에 앞선 지난해 5월 서울행정법원은 언론연대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일부 개인정보를 제외한 모든 청구된 정보를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법원이 공개하라고 명령한 자료는 종편 등의 승인을 의결한 방통위 전체회의 회의록, 심사위 구성 등에 사용한 예산 집행 내역, 대상법인 특수관계자 참여 현황 및 중복참여 주주현황, 주요주주 출자 등에 관한 이사회결의서 등이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자료에 대한 비공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동안 종편이 누린 특혜와 특수가 계속 이어질지 시민단체는 더욱 감시를 철저히 하자는 입장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사회적 필요성 없는 과다한 종편으로 국민적 부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어, 한동안 종편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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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