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안풍’ 민주당 쓸어낼까?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1.24 14: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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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보 전진 위한 일보 후퇴 “약발은 ‘타이밍’에 달렸다”

[일요시사=정치팀] 꺼질 듯 거세지고, 거세질 듯 다시 잠잠해지는 게 바로 ‘안풍’이다. 슬쩍 보면 아무 때고 들이닥치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때’에 맞춰 ‘기가 막히게’ 부니, 과연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타이밍의 귀재’라 할 만하다. 대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어가자, 슬슬 안 전 후보 복귀설이 여의도에 나돌고 있다. 아직은 ‘미풍’이다. 여의도를 휩쓸어 민주당을 좌지우지할 안풍이 언제 다시 불어 닥칠지, <일요시사>가 바람의 진원지를 조심스럽게 추적해 보았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보는 한동안 잠잠했다. 미국에서 안 전 후보를 만난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안 전 후보의 근황을 소개하자 정치권과 여론은 다시 들끓었다. 안 전 후보가 조만간 신당 창당 등 정치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안철수는 흘리고
송호창은 입조심

송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송 의원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 “너무 빠른 이야기”라며 조심스럽게 답했다는 전언이다.

정치권은 여느 때처럼 안 전 후보의 작은 소식 하나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새누리당으로선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야심 찬 출범이 주목받지 못할 수도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당 쇄신 움직임이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양측 모두 안 전 후보 소식이 당분간 ‘없는 게 낫다’는 이야기다.

송 의원은 안 전 후보의 귀국 시점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했다. 그의 근황에 대해서는 “(안 전 후보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났고 건강하게 잘 계신다”라고 전했다.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해 송 의원은 “안 전 후보가 (정치를) 근본에서부터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또한 “안 전 후보가 개인적인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를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있다”며 “근본에서부터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호창 안철수 만남에 여의도 ‘신당 창당설’ 솔~솔
비대위체제 민주당 성적표 따라 정치행보 구상할 듯

송 의원이 언급한 바대로 안 전 후보가 본격적으로 정치적인 구상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송 의원이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만큼, 안 전 후보와 송 의원 사이에 정치적인 이야기가 오갔으리라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금태섭 변호사나 박선숙 선대위 본부장이 아닌 민주당 소속이었던 송 의원이 안 전 후보와 접촉했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민주당의 움직임’과 연관된 정치구상을 하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에서 문희상 비대위원장을 선출해, 이러한 민주당의 움직임과 여론의 평가에 따라 귀국 시점을 정해 ‘안철수세력’을 모으기 위한 로드맵을 구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송 의원은 이어 안 전 후보와 그 측근들의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이 나돌고 있는 것에 대해 “선거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지 않느냐”며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문희상호’ 민주당
‘예의주시’ 안철수

취재기자들이 안 전 후보의 메시지가 없었느냐고 묻자 송 의원은 “(대국민) 메시지가 꼭 있었어야 하느냐? 있었다면 이야기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안 전 후보의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송 의원은 안 전 후보 근황에 대해선 “(얼굴이) 좋아 보였다”라며 “(안 전 후보의) ‘백수생활’은 50년 만에 처음인 셈”이라며 “가족들과 함께 쉬고 있고 편안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송 의원은 “안 전 후보의 머리가 좀 짧아졌다”고 전한 뒤 기자들이 "정치를 시작하기 전 대학교수 때의 모습이냐"고 질문하자 “그렇다”면서도 “(안 전 후보는) 지금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송 의원은 새해 예산안 처리를 마친 후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미국 출장을 떠났고 지난 7일까지 뉴욕에서 공식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는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선거를 마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 부인 김미경 교수, 딸 설희씨와 함께 지내고 있다.

흥행돌풍 ‘정치9단’
출마포기 ‘역풍차단’

출국 당일 안 전 후보는 유민영 전 대변인을 통해 “1~2달 정도 체류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깊이 고민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후보의 귀국시기를 두고 수많은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문희상호’를 출범시켰다. 민주당이 당내 갈등을 추스르고 있는 시점에 송 의원이 언론에서 안 전 후보를 언급한 것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아무리 ‘정치초보’라지만, 그동안 그의 언행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안 전 후보가 기성정치인의 선거전략에 쉽게 휘말리지 않아, 안 전 후보가 과연 ‘정치9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등장할 때와 숨죽이고 있을 때를 정확히 알고, 그는 매번 흥행돌풍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안 전 후보의 정치행보와 관련해서 정치권은 다음과 같은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권은 안 전 후보의 4월 재보선 출마, 신당 창당 또는 여의도 밖에서 연구소나 재단활동을 하리라는 가능성이다.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의 4월 재보선 출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본다. 득 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안 전 후보가 예상보다 일찍 귀국한다 하더라도, 정치세력을 모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다. 그렇다고 덜렁 혼자 깃발을 꼽고 여의도에 입성하면, 안 전 후보는 확장력을 잃을 게 뻔하다는 분석이다.

재보궐선거 후 세력 구축 가능, 출마 가능성 희박해
“범야권, 시민단체, 새누리 개혁파, 친MB 아울러야”

시기적으로도 재보선에서 민주당의 성적표를 기다리는 게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다. 비대위 체제에 들어간 민주당에 대한 평가가 재보선을 통해 드러나는 만큼, 굳이 그 판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안 전 후보가 지금 움직이면, 민주당과 함께 대선 패배의 평가를 받는 모양이 된다. 긁어 부스럼 만들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재보선 후 민주당이 분당하거나 지도부 교체가 이루어진 후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을 통해 민주당 세력이 빠져나올 명분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세력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올해 여의도 밖에서 연구소나 강연 등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진 뒤에, 내년쯤 신당 창당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는 정치권과 여론이 점치는 시기보다 앞당겨 자신의 ‘작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이 계파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쇄신의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면,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을 앞당길 명분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 대한 지지자의 평가 또한 변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용길 시사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비대위체제가 형식적이고 절차적인 차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실질적인 의미의 민주당 변화와 혁신이 핵심이다. 제대로 된 정치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귀국 후 세력 구축
창당은 내년쯤

이 평론가는 안 전 후보의 등장에 대해 “안 전 후보가 현실 국면에서 정치적으로 직접 나설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친노로 구성된 민주당의 핵심 지도부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다. 안 전 후보가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이라고 진단했다.

안 전 후보 정치권 복귀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선거에 나오느냐 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안 전 후보의 복귀에 대해 거시적인 측면에서 명분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지 않고 입당하거나 선거에 출마하면 안 전 후보의 정치적 입지가 협소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안 전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대안세력, 즉 민주당 비주류진영, 진보세력, 노동운동가, 시민사회, 새누리당 개혁파, 친박계로 고립된 친MB 등 총망라해 구심점을 형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안 전 후보의 등장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답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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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