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비올리스트 조아람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1.16 09:57:50
  • 댓글 0개

"클래식, 절대 어렵지 않아요"

[일요시사=사회팀] '클래식은 어렵다?' 독일 유학파 출신 비올리스트 조아람(27)은 클래식이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의 전당의 고고함보다는 일상으로 초대된 친근함을 말하는 그에게서 한국 클래식의 미래가 엿보였다.



독일 뒤셀도르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이곳에 한 한국인 비올리스트가 있었다. 귀국 후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비올리스트 조아람을 <일요시사>가 만났다.

-먼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 안녕하세요. 13살 때 처음 비올라를 시작해 지금까지 인연을 맺고 있는 비올리스트 조아람입니다.

-13살이면 또래에 비해 늦게 음악을 시작하신 거죠.
▲ 네. 클래식은 보통 5∼7살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제 경우에는 사촌오빠가 비올라 전공인데 그 오빠에게 배우다가…. 이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원래 전공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욕심이 좀 생겼죠.

-그럼 중학교 입학할 때 이미 비올라 전공을 선택하신 거네요.
▲ 안 그래도 부모님이 반대를 좀 하셨어요. 그냥 피아노를 치는 게 어떻겠냐고. 하지만 전 비올라가 더 좋았어요. 그때는 '예중에 가야지' 이런 생각보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 좋아서 그랬는지 고등학교까지 쭉 수석이셨네요.
▲ 네. 실기 우수자를 계속했는데…. 수석이었죠. 민망하군요(웃음). 보통 한국 학생은 '난 어디 대학을 갈 거야' 이런 목표를 잡는데 저는 늦게 시작한 만큼 무대에서 경험을 많이 쌓는 게 목표였거든요. 콩쿠르도 많이 하고요. 거기서 실력이 좀 늘지 않았나 싶어요.


- 국내 여러 대학의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을 텐데 갑자기 왜 독일 유학을 떠났습니까.
▲ 아무래도 유학은 언어 장벽이 가장 힘들거든요. 10대 때 유학을 가야 언어습득이 빠르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당시 제가 17살이었는데 유학 초반 의사소통이 어려워서 보디랭귀지를 했던 기억도 나네요. 하지만 그런 어려움보다 독일 고전주의 음악을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컸어요.

- 하지만 학비가 만만치 않잖아요. 클래식은 돈도 많이 들고요.
▲ 네. 많은 분들이 잘못 알고 계시는 게 독일이 학비가 없다든지 그런 건 아니에요. 물론 미국에 비해서는 싸요. 하지만 모든 물건에 세금이 19%가 붙고요. 유로화도 비싸고요. 유럽 유학은 만만히 보시면 안 돼요. 유학 온 한국 친구들 중에는 정말 훌륭한 재능이 있는데 집안 형편이 안 돼서 학비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는 유학생도 많아요. 접시 닦고, 서빙도 하고.



- 클래식 연주자가 접시를 닦아요? 왠지 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을 것만 같은데요.
▲ 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요. 저는 (경제수준이) 중간인데 집 난방비가 비싸서 점퍼 걸치고 리포트 쓰고 그랬거든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라요.

- 그런데 유학 생활 도중 독일 필하모니 베스트팔렌 오케스트라의 정식 단원이 되셨죠.
▲ 운이 좀 좋았죠. 학교 실습실에서 한밤중에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창밖을 보면서. 그런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한 교수님이 비올라 소리를 듣고는 저보고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거예요. 그래서 시험에 참가했죠. 특이했던 건 독일은 악단 멤버 전원이 오디션 참가자를 평가해요. 들어갈 때는 좀 무서웠지만 나중에 보니 팀워크가 좋은 이유가 있던 거죠.

-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 하나만 얘기해주세요.
▲ 일단 참 좋았던 점이 공연 가격이 한국과 많이 달라요. 무료 공연도 많고, 5유로(약 7000원) 공연도 있고요. 그래서인지 할아버지가 손자들과 함께 가족 단위로 공연장을 찾기도 해요. 관람료가 낮은 만큼 관객층이 넓다는 것도 한국과는 다르죠.

접시 닦고 서빙하면서 유학 생활
"한국은 생계 때문에…독일은 자기가 좋아서"

- 독일의 음악과 한국의 음악, 또 어떤 점이 다른가요.
▲ 우선 한국은 굉장히 절도가 있어요. 하지만 독일은 즐기면서 재미있게 하는 음악이 많아요. 실내악은 율동도 섞어서 하고요. 제 생각에 한국은 (연주자의) 생계랑 맞닿은 부분이 많아서 (음악이) 딱딱해질 수밖에 없어요. 반면 독일은 돈과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서 음악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독일에서는 내가 연주를 하든 농사를 짓든 서로 큰 차이 없이 돈을 벌 수 있거든요. 그만큼 생계에서는 자유로운 편이죠.


- 꼭 돈을 벌려고만 음악 하는 건 아니잖아요.
▲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이게 현실이죠. 음악가가 돈을 벌 수 있는 조건이 많이 제한돼 있어요. 기회도 많지 않고요. 더 슬픈 건 음악에 재능 있는 친구들도 예중·예고를 다니다가 중간에 나가요. 왜냐면 그 돈은 부모님이 해주고 싶어도 너무 부담이 크니까. 독일에 있을 때도 금전적인 문제로 유학을 포기하는 한국 친구들 많이 봤어요. 하지만 독일인 중에서는 경제적인 이유로 음악 그만둔다는 사람 보지 못했어요. 씁쓸한 현실이죠.



- 요즘 한류 얘기가 많은데 클래식도 한류 열풍이 불면 시장이 좀 넓어지지 않을까요.
▲ 우리나라 천재들을 놓고 보면 정말 가능성이 많아요. 문제는 그게 끝이죠. 저는 아직 멀었다고 봐요. 먼저 교육이나 공연 인프라 문제가 크죠. 특히 티켓 값이 너무 비싸요. 예를 들어 정명훈씨가 서울시향에 계시잖아요. 그런데 정명훈씨에게 돈을 많이 주면서 티켓 값도 그만큼 올라갔죠. 그런데 또 특별한 계층만 클래식을 듣는 건 아니잖아요. 참 답답하죠.

- 그런데 클래식 애호가들은 클래식 대중화에 반대하지 않나요.
▲ 아니요. 제 생각에는 뉴에이지 이런 것도 클래식의 한 범주라고 생각해요. 집에서 만돌린 음악을 듣는 것도 클래식을 즐기는 거구요. 취향이잖아요. 다만 고전적인 클래식이 있는 거고 현대적인 클래식도 있는 거고요. 대중적이라고 해서 나쁜 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클래식도 대중적으로 알려야죠. 제 음악만 고집할 게 아니라 대중이 아는 곡들로 먼저 다가가서 친근하게 활동하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은 뭡니까.
▲ 공연 끝나고 단원들과 같이 내려오면서 "수고했어"라고 말하는 이때가 너무 좋아요. 독주회도 지금 준비는 하고 있지만 실내악이든 오케스트라든 대중화된 음악을 동료들과 함께 선보이는 그런 비올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비올라하면 조아람' 이렇게 제가 떠오를 수 있다면 더 좋겠어요. 이거 너무 꿈이 큰가요?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조아람은?>

99' 선화콩쿠르 2위

00' 선화예술학교입학

03' MHS Mannheim음대 주최 GMI 국제 콩쿠르 1위없는 2위

05' Knabechor Wuppertaler Kurrende 어린이합창단 및 성인합창단과 현악4중주로 협연

08' Robert-Schumann-Musikhochschule Duesseldorf Vordiplom졸업

09' Duesseldorf대학원 Saint-Saens 7중주로 연주활동


09' 재독 코리아심포니 수석 역임. 고양시 , 광주 공연

09' 아이레네 오케스트라 부수석 역임. 예술의 전당 및 부산 공연

10' RSH재학도중 Neue Philharmonie Westfalen 최연소 오케스트라단원.

10' Swiss Zuerich 초청연주회.

11' NPW 오케스트라 Mahler Sinfonie5. 솔로 Viola CD녹음참여 그외 오페라 음악 및 다수 CD녹음 참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