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이런 일이…로또 1등남 인생역전 풀스토리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2.12 13: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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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터진 철가방…쪽박 차고 철창행

[일요시사=사회팀] 로또 1등 당첨자들의 인생이 모두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최근 로또 1등 당첨자들 가운데 전과자가 되거나 자살까지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행복한 인생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믿었던 로또당첨이 오히려 인생을 망친 것이다. 성실하게 자장면 배달부로 일하던 A씨도 로또 당첨 이후 1년 만에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폭행혐의로 감옥에 가게 됐다.

인천 남동구에 위치한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 배달부로 일하던 A(42)씨는 지난해 10월 로또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무려 19억여원. 세금을 뗀 실수령액만도 약 13억원이나 됐다. 뜻밖의 '일확천금'을 거머쥐게 된 그는 완전히 다른 인생을 살려 했다. 하지만 '인생역전'의 꿈은 1년 만에 무너졌다. 그는 현재 아내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감옥에 있다.

날아간 인생역전

지난해 A씨는 당첨금을 받자마자 자장면 배달부를 그만뒀다. 10억이 넘는 거금을 어디에 투자할지 고민하다 펀드에 발을 들였다. 이후 A씨는 양복을 쫙 빼입고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가는 곳마다 자신이 투자한 펀드얘기를 하고 다녔다. 그는 또 펀드매니저 행세까지 했다.

주변사람들도 A씨가 억 소리 나는 투자얘기를 하고 돈을 뿌리고 다니자 돈 많은 투자자라 여겼다. 어떤 주식을 사는 것이 좋을지 묻는 이들도 생겨났다.


이혼 한 A씨는 지인 소개로 혼자 살고 있던 B(42)씨와 결혼했다. B씨는 A씨가 주식으로 돈을 많이 번 펀드매니저라고 믿었다. 하지만 결혼 뒤 A씨는 방탕한 생활을 했다. 가는 곳마다 돈을 펑펑 써댔고 밤에는 과음을 일삼았고 하는 일이라곤 로또복권 사서 확인하는 것이 전부였다. 또 룸살롱에서 하룻밤에 수백만원을 쓰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속아 결혼한 B씨는 A씨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고 서로 고성을 지르며 다투는 날이 늘어갔다.

문제는 단순 부부싸움에서 그친 게 아니라는 것.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A씨는 B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폭행 과정에서 A씨는 불로 달군 흉기로 B씨를 위협하고 B씨의 옷을 찢은 후 담뱃불로 다리를 지지는 등 잔인한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B씨에게 흉기를 주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B씨는 남편의 폭력도 견디기 힘들었지만 남편 친척들이 로또 당첨소식을 듣고 찾아와 돈을 요구하는 일이 반복되자 더 이상 결혼 생활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집을 빠져나와 별거에 들어갔고 A씨에게 협의이혼을 요구했다. 

A씨는 아내가 자신의 돈을 빼돌렸다고 의심했다. 이를 추궁하기 위해 A씨는 지난 7월 B씨를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 함께 술을 마시며 4시간여 동안 이야기를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그동안 가졌던 의심을 언급하며 화를 냈다.

40대 자장면 배달부 1년 전 19억원 당첨
부자행세하다 패가망신…아내 폭행 구속

A씨는 B씨가 자기 통장에서 1억5000만원을 몰래 빼내 주식 투자를 했다가 모두 날렸다고 여겼다. 하지만 B씨는 "그런 일이 없다"고 맞섰다. 이에 A씨는 "사실대로 말하면 용서해 주겠다"고 몰아붙였고 서로 악감정만 커져갔다. 결국 B씨가 화를 내며 포크를 집어 던졌다. 흥분한 A씨는 B씨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렸다. B씨는 새벽 3시께 A씨의 집에서 맨발로 뛰쳐나와 남편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7월 A씨를 불구속 입건했고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안성수)는 지난 4일 A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술을 먹고 우발적으로 아내를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당초 경찰로부터 A씨에 대한 단일 폭력 사건만을 송치받아 A씨를 불구속 기소했으나 이후 A씨에 대한 추가 범행 사실이 담긴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한 결과 A씨의 범죄가 중하다고 판단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로또 당첨금을 거의 다 날리고 통장에 5000여만원 정도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또 1등 당첨으로 인생역전을 꿈꾸었지만 어마어마한 당첨금은 방탕한 생활로 금세 탕진했고 아내를 폭행한 범죄자로 전락한 것이다. 로또 1등 당첨 이후 '패가망신'한 사람은 A씨뿐만이 아니다.

2005년 인생역전의 기회를 맞은 평범한 가장 C씨는 실수령액 18억여원을 받았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당첨금으로 개인 사업을 벌이다 2년여 만에 돈을 모두 날렸다. 결국 그는 지난 7월 광주의 한 목욕탕 남자 탈의실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06년 경남에 살던 D씨도 로또 1등에 당첨돼 실수령액 14억여원을 받았다. D씨는 도박과 유흥에 빠져 8개월여 만에 당첨금을 모두 탕진했다. 속칭 '포커' 게임에 중독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빈털터리 신세가 된 D씨는 도박 자금과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금은방을 털다 결국 붙잡혀 감옥에 갔다.

행운이 비극으로

2010년 5월 포항에서는 로또 1등에 당첨돼 실수령액 15억여원을 받은 50대 남성이 손윗 동서가 휘두른 흉기에 목이 베어 숨지는 비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 사건은 로또 1등의 행운이 파국을 부른 것으로 추정됐다. 숨진 E씨는 로또 당첨 이후 아내와 별거하더니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었고 손윗 동서에겐 4000만원을 빌려줬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친척 간 불화를 넘어서 원한에 의한 살해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처럼 로또 당첨으로 화목했던 가정까지 파탄 나는가 하면 거액을 흥청망청 쓴 뒤 목숨을 끊거나 범죄의 유혹에 빠져드는 사례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엄청난 행운이 찾아와도  현명하게 행동하지 못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로또열풍'의 씁쓸한 이면인 셈이다.

김민석 기자 <ideaed@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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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