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게임을 지배하는 옷 색깔은?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2.10 11: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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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가 우승을 부른다

프로들은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어떠한 준비를 할까? 물론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연습을 하기도 하고 장비를 점검하기도 한다. 특히 실력뿐 만아니라 스타일도 중요시하는 여자 선수에게 패션코디에 대한 준비는 더욱 중요하다.

“라운드 전날 짐을 챙기면서 옷이나 특정 소품 때문에 전쟁을 치를 때도 있죠. 특히 좋아하는 컬러나 디자인, 무늬가 있는데 그 옷을 챙겨오지 않아서 불안한 적도 있었죠.”

현재 KLPGA 상금랭킹 4위에 올라있으며 평소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프로골퍼 양수진의 말이다.

‘컬러궁합’ 맞춰라

왜 그런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컬러궁합’ 때문이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자신의 성향과 맞는 컬러궁합이 있습니다. 컬러궁합이 맞을 때 기량이 더 상승되는 부분도 있고요. 컬러궁합을 맞추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 그 이상이 발휘될 수도 있습니다. 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보완색으로 단점을 커버할 수도 있습니다.” 컬러컨설팅 김효진 대표의 말이다.


컬러궁합이라는 말이 낯설겠지만 ‘유난히 끌리던’ 느낌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이 허할 때 특정 음식이 생각나고 손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일반적으로 컬러는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끼친다. 시각적인 자극을 받으면 망막을 통해 뇌에 전달되면서 다른 감각 기관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빨간색을 보게 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고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는 신체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좋은 예다. 물론 빨간색은 심리적인 불안이나 흥분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활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골프는 특히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운동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은 골퍼들의 정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운드 전날 짐을 꾸리면서 특정 컬러를 원하는 것은 바로 불안한 상황을 앞두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던 셈이다. KLPGA 투어인 넵스마스터피스 3라운드의 상위그룹의 선수의 패션 컬러 또한 붉은 계열이 주를 이루었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자신감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색은 빨강이다. 빨강은 당당하고 열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어 소심하고 주저하는 성향에 도움이 된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컬러는 블랙이다. 모든 컬러를 혼합한 검정은 가장 에너지를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대회 최종일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차려입고 나오는 것은 결국 자신감의 표현이자 상대방의 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해 우승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혈액형별로 성격을 구분하듯이 색채심리학에서는 컬러로 개인의 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색깔이 곧 경쟁력, 강력함과 눈에 띄는 색상
자신감 큰 영향 주는 색 ‘빨강’ 우즈가 대표적

색채심리학자들은 “빨간색을 놓고 비교해보면 색채심리학에서 빨간색의 성향은 열정적, 진취적이며 외향적이나 내면의 강인함을 지니고 있기도 해 의외로 조용한 성격일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컬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성향이 맞는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특정 컬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특정 컬러를 찾거나 성향을 아는 것이 컬러궁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많은 프로 골퍼들은 이미 컬러궁합을 중시하고 있고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녀 프로골퍼 홍란은 “코디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날에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며 컬러궁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 LPGA 투어 제이미파 클래식에서 우승한 유소연은 짙은 파랑이나 주황색을 좋아한다. 주황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사교적이고 활발하며 관계를 중요시하고 새로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짙은 파란색은 ‘완고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보수적인’ 성향을 대변하는 유소연의 이미지에 부합된다.


그녀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나 주황색은 서로 ‘보완색’으로 좋은 궁합을 이룬다. 보완색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으로 주황색의 보완색인 파란색은 차분하게 심리를 유지시켜주고 파란색의 보완색인 주황색은 적극성이나 사교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J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안선주는 파란색을 좋아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만큼은 타이거 우즈처럼 꼭 빨간색 상의를 입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한다.

붉은 셔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트레이드 마크다. 전성기 시절의 우즈가 붉은 셔츠를 입고 최종 라운드에 나서면 다른 경쟁자들은 강렬한 붉은 빛에 압도됐다. 선수들 사이에서 우즈의 붉은 셔츠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우즈는 “붉은 셔츠를 입고 경기하면 왠지 모르게 강렬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붉은색이 자신감을 불러 온다”고 말하곤 했다.

KLPGA투어 선수들도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의상에 특별한 신경을 쓴다. 지난 8월 셋째 주 넵스마스터피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9언더파)에 오른 양제윤(LIG)은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 보라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는 “어머니가 오늘 보라색 셔츠를 입으라고 추천해 주셨다. 예술에 조예가 깊으신데 보라색이 화려한 예술적 이미지를 풍긴다고 오늘을 우승을 위한 ‘화려한 날’로 만들자고 하셨다. 오늘을 화려한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양제윤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이명환(하이스코)은 형광 핑크색 셔츠를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형광 핑크색이 밝고 강렬하다. 우승을 향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컨디션도, 샷 감도 좋다. 내 자신을 믿고 오늘 최선을 다하겠다. 핑크 셔츠를 입고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챔피언조의 또 다른 선수인 김다나(우리투자증권)는 우승전략으로 곤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는 “챔피언조에서 마지막 날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다. 어렵게 잡은 우승기회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차분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자는 뜻에서 짙은 파란색 계열인 곤색을 입고 왔다. 블루 톤 색상의 옷을 입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긴 사연도 다양

배경은(넵스)은 이날 팬서비스를 위해 빨간색 셔츠를 입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힐드로사이 골프장 곳곳에는 대회 스폰서인 넵스 소속 선수들의 실물 크기 모형이 서 있는데, 팬들은 이 모형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배경은은 “내 모형과 동일한 빨간색 옷을 입고 왔다. 대회 마지막 날인 만큼 응원해주는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입었다. 모형이 아닌 실제 배경은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며 “오늘 빨간색 셔츠를 입고 우승한다면 앞으로 최종 라운드마다 같은색 옷을 입겠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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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이재명의 100일 결정적 장면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체감상 1년은 된 것 같다.” 어느 덧 이재명정부가 출범 100일째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에겐 숨 가쁜 3개월이었다. 12·3 비상계엄 선포, 탄핵 정국, 조기 대선 등 대형 정치 이슈는 지나갔다. 이제 본격적으로 국정 운영의 청사진을 실현해야 하는 시기다. 지지율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어떤 이슈가 이정부를 뒤흔들었던 걸까? 지난 6월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6개월 만에 대선이 치러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말이 대선 전부터 파다했고 실제로 이변은 없었다. 재수 끝에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역대 최다 득표수를 기록했다. 다만, 과반 득표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정부 상태 산적한 이슈 이번 대선은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보궐선거여서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바로 임기가 시작됐다. 이 대통령 앞에는 비상계엄 사태 수습, 민생 회복, 국민 통합 등 국내 문제는 물론 미국발 통상 전쟁 등 국외 문제까지 이슈가 산적한 상태였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무정부’나 다름없는 상태로 6개월 동안 이어진 국정 공백을 메워야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 연설에서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고 협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 반드시 그 사명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란 극복 ▲민생 회복 ▲국민 안전 ▲한반도 평화 ▲국민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국회의 과반 의석을 등에 업고 ‘윤석열정부 지우기’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으로 ‘내란 특검법’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을 통과시켰다. 김건희 특검법, 채 해병 특검법 등은 윤정부에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번번이 폐기됐던 법안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엿새 만인 6월10일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을 의결했다. 그는 국무회의 이후 SNS를 통해 “이재명 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은 내란 심판과 헌정 질서 회복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받들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구속 기소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침체된 내수를 회복하기 위한 소비쿠폰도 지급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회 분위기가 흉흉해졌고 이는 곧 경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연말 연초 대목 장사를 망친 자영업자는 폐업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몰렸다.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은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부터 내세운 공약이다. 지난 7월21일부터 전 국민을 상대로 1차 소비쿠폰이 지급됐다. 기본 15만원에 인구 감소 지역 등에 일정 금액을 더했다. 2차 소비쿠폰은 상위 10%를 제외한 국민 90%가 오는 22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13조원의 재정이 투입됐다. 윤정부 때부터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이재명정부 들어서도 쉽게 출구 전략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의대생 수업 복귀에 대한 이정부의 행보에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불만이 제기됐다. 의료 정상화를 이유로 조건 없이 의대생 복귀를 추진하는 모습에 공정과 원칙이 깨졌다며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당선 내란 종식, 민생 첫 손에 의정 갈등은 윤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전공의는 집단 사직하며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은 집단 휴학을 강행했다. 응급실 뺑뺑이 사건 등 의료 공백이 가시화되고 의료 붕괴까지 우려되다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핵심 이슈에서 멀어졌다. 새 정부의 현안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이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의정 갈등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정 장관 지명 이후 의료계에서 일제히 환영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대생 복귀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나왔고 국민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의료계와 국민 여론의 괴리가 큰 상황이라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산재와의 전쟁’은 임기 초 이정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 공장을 현장 방문하는가 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반복 공시로 주가 폭락’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건설업계를 겨냥했다. 이 대통령이 산업재해 근절을 외치자 건설업계가 납작 엎드렸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사용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내용의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도 일터에서 근로자가 죽는 사례가 거듭 일어나자 대통령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이다. 연이어 산재 사고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는 대표이사가 바뀌었고 DL건설은 임직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정부가 지나치게 기업을 ‘잡도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피 5000’을 외치며 주가 부양을 공언한 것과 실제 행보는 정반대라는 의견이다.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은 이정부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의 상승분은 실물 경제에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를 이끌 기업을 너무 옥죄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경제 정책의 방향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달 1일 코스피 지수가 126.03포인트(3.88%)나 하락했다. 주가 3200선이 깨졌고 하락률은 미국발 상호 관세 부과로 충격을 받았던 지난 4월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른바 ‘검은 금요일’의 배경은 전날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침체된 경기 소비쿠폰으로 이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최고 35%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조건부로 인하된 증권거래세율도 현재의 0.15%에서 2023년 수준인 0.2%로 환원됐다. 또 법인세 세율을 모든 과세표준 구간에 걸쳐 1%포인트씩 일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검은 금요일’의 후폭풍은 상당했다. 무엇보다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게 문제였다. 주가가 폭락한 지난달 1일 이후 열흘 사이에 거래 대금이 20%가량 줄었다. 이른바 ‘국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투자자들이 ‘미장(미국 주식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관세 협상으로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는 방증이었다. 일명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제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점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게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끊이지 않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등 경영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는 물론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등이 노란봉투법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이 규제가 덜한 외국으로 나갈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경제단체 등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행을 유예해 달라고까지 했지만 그대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법안 통과 이후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노란봉투법의 진정한 목적은 노사의 상호 존중과 협력 촉진”이라며 “노동계도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 국민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노동계에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사면 문제가 불거졌다.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았고 전임 정부에서 임기 초 정치인 사면을 한 적이 없던 터라 이정부 역시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던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밖에 안된 점도 ‘사면 불가론’에 힘을 더했다. 주가 부양 공약 반대되는 정책 지난해 12월12일 대법원은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 전 대표는 나흘 뒤인 12월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만기 출소일은 내년 12월15일이었다. 조 전 대표가 이끌던 조국혁신당은 당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 관련 언급이 나올 때마다 ‘대선 청구서’라는 말이 따라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종교계,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조 전 대표가 검찰의 횡포에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일부 진영에서 제기됐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등이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직접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조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 시절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등 요직을 맡은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조 전 대표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각별히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빗발치는 사면 요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정치권 등에서 조 전 대표를 사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 달리 여론이 좋지 않았기 때문. 특히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된 입시 비리 혐의 등이 민주당 지지층이 중요하게 여기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반한다는 것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민심 이반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 대통령은 장고 끝에 조 전 대표의 사면을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1일 조 전 대표를 비롯해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은수미 전 성남시장,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등 정치인과 고위공직자 27명을 포함해 총 83만6678명에 대한 대규모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이뤄지는 광복절 특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광복절 사면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뒤흔들었다. 사면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지지율은 발표 이후 눈에 띄게 꺾였다. 조 전 대표가 사면 이후 ‘광폭 행보’를 보이며 노출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제 개편안·사면으로 지지율 흔들 한일·한미 정상회담은 긍정적 평가 조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사면이 끼친 영향은) N분의 1 정도’라고 발언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조 전 대표는 수감 한 달여 만에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여권 내에서도 조 전 대표의 행보를 불편해하는 기류가 감지되며 야권에서는 이정부를 공격하는 소재가 된 모양새다. 특히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에서 우리의 길을 가겠다는 ‘마이웨이’ 행보를 공언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 개편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의 임기 5년간 외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정상회담도 잇따라 열렸다.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던 ‘트럼프발 통상 전쟁’의 대응 방향이 윤곽을 드러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 직후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에 싸움을 걸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 FTA’로 쌀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 관세가 ‘0’이었기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했다. 시장을 개방하고 미국에 이른바 ‘동맹 비용’을 내라는 요구였다. 실무진이 진행한 관세 협상은 그 시발점이었고 정상회담은 미국발 청구서의 윤곽이 드러난 자리였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표면상으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각국 정상을 불러놓고 면전에서 망신주기 하는 등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방식의 트럼프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정작 중요한 사안은 하나도 논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조선업 협력, 원전 문제를 비롯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붙는 관세까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실무진이 틀을 만들고 정상회담에서 결정되는 방식의 외교 관행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등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만났다. 이 대통령은 일본 방문 전 과거 한일 간 위안부 합의와 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국가 간 약속은 존중돼야 한다”며 기존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발 관세 관련 논의도 이뤄졌다. 당분간 민생 집중 취임 후 첫 외교 시험대를 넘은 이 대통령은 당분간 민생을 살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당분간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은 “몇 주간 정상회담에 몰두했기 때문에 국내, 특히 민생·경제성장과 관련된 부분을 앞으로 주력해서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