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희대의 카사노바 & 섹스비디오 풀스토리

야동 대물에 홀린 500명 여성들 ‘몰찍’

[일요시사=사회팀]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원인은 200여 편에 달하는 포르노를 무작위로 유포한 한 남성에 있었다. 30대 남성 진모씨는 전직 호스트바 출신으로 500명 이상의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았다. 이어 그는 동영상 유포를 위해 자신의 얼굴만 모자이크 하고 여성들의 얼굴은 그대로 노출시켰다. 최근 이 같은 방법으로 섹스비디오를 촬영·유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벌어질 수 있는 섹스비디오의 유포 실태를 알아봤다.

일본에서 김포공항으로 오는 길, 공항에 도착한 진모(39)씨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 그는 수백 편의 포르노를 촬영하고, 인터넷상에 무작위로 유포·공유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호스트바를 전전하다 2005년이 되던 해, 일본으로 건너가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해 온 진씨.

그런 그가 불법 체류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는 그를 곧바로 추방시켰다. 하지만 그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권기간 연장 차 한국에 잠깐 들른 진씨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과거에 저지른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등 추악한 행위로 인해 경찰에 구속되는 굴욕을 맛보게 됐다.

대부분 일반인
여성들과 성관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진씨는 수백명에 이르는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었다. 당시 진씨는 호스트바 접대원 일을 하면서 성공한 사업가라고 속이며 자연스럽게 여성들에게 접근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장기인 특유의 화술과 화려한 섹스테크닉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녹였다. 진씨는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만난 명문대 여대생과 중고등학교 교사, 간호사, 주부 등 직업군에 상관없이 수많은 일반인 여성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포르노 영상을 촬영했다. 그는 관계를 맺은 여성들에게 “사랑한다” “나만 믿어라.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둘만의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등의 말로 믿음을 심어준 뒤, 여성들로부터 동영상 촬영 동의를 이끌어냈다.

이후 편집과정에서 진씨는 치졸하게도 자신의 얼굴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한 반면 여성들의 얼굴을 버젓이 노출시켰다. 추후 동영상이 유포될 줄 몰랐던 여성들은 진씨의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고 촬영에 임했던 것이다. 그렇게 촬영한 동영상은 무려 20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호스트바 선수 출신…성관계 장면 촬영해 유포
화려한 테크닉 여심 녹여 “둘만의 추억”사탕발림

이후 진씨는 ‘haja10’이라는 마크를 촬영분에 편집해 넣었고, 인터넷에 무작위로 유포시킨 후 포인트나 캐쉬를 받는 등 부당 이익을 취했다. 진씨가 퍼뜨린 동영상은 인터넷상에 삽시간으로 확산됐다. 몇몇 네티즌들의 의견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당시 남성들 사이에서 ‘haja10’이라는 동영상을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남자 2명에 여자 1명으로 구성된 쓰리섬도 파다하다고 전해졌다.

약 2년이 흐른 뒤인 2007년, 진씨는 한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게 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경찰에 진씨를 고소하면서 “옆집 아저씨와 동생이 야동(야한동영상의 준말) 속에 제 얼굴이 나온다며 놀라는 것을 보고 해당 영상을 접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며 “혼자 있을 때 보면서 외로움을 달랜다기에 촬영에 동의한 것뿐인데, 인터넷에서 내 얼굴이 나온 섹스동영상이 떠돌아다니고 있었을 줄 누가 알았겠느냐. 또 다른 누군가가 날 알아볼까 두렵다”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여성은 포르노 영상 속 자신의 얼굴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페이스오프 수준의 성형수술도 감행했다고 알려졌다.

공소시효 지나
처벌 불가?

경찰 조사에서 진씨는 “직장 여성, 여대생 등 500명 이상과 성관계를 가진 것 같다”고 실토하면서도 “섹스동영상 촬영 당시 상대 여성들 모두가 하나같이 동의 했었고, 출국하기 전 동영상을 파기해 유포 경위에 대해서는 일절 모른다”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한 피해 여성과의 대질 심문에서 “당신을 사랑해서 그랬다”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소 2∼3개의 캠코더와 삼각대, 조명까지 동원한 것을 보아 몰카(몰래 촬영)가 아닌 피해자들과 합의하에 동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며, 동영상 유포 의도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 여성은 10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조사에 응한 여성은 단 2명뿐이기 때문. 겨우 연락이 닿은 피해 여성 10여명도 “그 일을 잊고 조용히 살고 싶다” “7년이나 지난 이야기를 왜 다시 꺼내느냐”며 증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공소시효 문제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행법에 따르면 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로 도피한 경우 공소시효가 정지된다. 그러나 진씨의 경우 고소되기 전인 2005년에 출국했다는 점을 들어 법원도 “도피를 위해 출국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즉 공소시효 3년도 만료된 셈이다. 이에 경찰 측은 “현재 동영상 유포 혐의와 함께 도피성 여부를 밝혀 기소의견으로 진씨를 검찰에 송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문화가 개방화되면서 요즘에는 단지 재미삼아 한두 번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중독수준으로 섹스기록에 집착하는 남녀들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섹스동영상 유출 사건은 이 외에도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흔하다. 국내 여자 연예인 뿐 아니라 해외 여자 톱스타들도 섹스동영상 유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실은 인터넷을 접한 대중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최근 대만에서도 일반인의 섹스동영상이 유출된 사건이 발생했다. 남동생이 인터넷에서 음란 동영상을 보다 친누나를 발견한 것. 대만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한 남자 고교생이 가족들 몰래 인터넷 음란 커뮤니티 게시판을 보던 중 친누나와 닮은 여성이 나오는 영상을 발견하게 됐다. 영상의 주인공은 미용사 지망생인 25세 여성으로, 게시판에 올라온 영상에는 그의 본명까지 똑똑히 기재돼 있었다. 여성은 동생에게 영상을 다운로드 받으라고 지시해 증거를 확보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이 게시판에는 피해 여성이 한 남자와 성관계를 맺는 영상이 게재돼 있었는데 영상에는 여자의 얼굴만 확실히 보일 뿐 남자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 영상 속 여성은 올 초 친구의 소개로 2살 연상의 요리사와 교제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9월 헤어졌다. 전 남자친구와 사랑을 나누는 영상을 촬영했다는 피해 여성은 “사귀던 남자가 악취미가 있었다. 자기만 보고 곧 지우겠다고 했는데 인터넷에 올라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지난 일을 후회했다.

동영상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음에도 왜 사람들은 은밀한 행위인 섹스를 굳이 기록하려는 것일까.

빗나간 노출심리
기록으로 대리만족

전문가들은 빗나간 노출심리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때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간직하기 위해 셀프누드를 찍거나 섹스동영상을 촬영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섹스 기록에 대한 성도착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더욱 성행하고 있는데, 해당 여성들은 온라인커뮤니티 게시판이나 채팅창에 자신의 셀프누드 사진이나 남성과 성교하는 영상을 게시하며 만족을 느낀다고 전해졌다. 비단 남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몇 달 전, 한 20대 여성이 해외에 서버를 둔 한국 포르노사이트에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포르노사진을 연일 게재해 수많은 남성 유저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사실이 모 언론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 여성은 자신의 중요 신체부위 노출은 물론 남성의 성기를 애무하는 장면, 성교하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노출시킨 뒤 네티즌들의 반응 살피는 등 여성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위를 즐기고 있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여성은 “다른 사람들이 내 벗은 몸을 보고 흥분하는 것 자체만으로 즐겁고 기분이 묘하다. 그만큼 내 몸매가 남성들을 유혹할 만큼 아름답고 섹시하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관능미 넘치는 내 몸매에 만족하고 이에 유혹당하는 남자들의 반응을 보는 게 오히려 내 흥분제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더 많이 찍어두고 싶다”고 말했다.

전설야동 보니…누나가 주인공
‘침대 녹화’일종의 성도착증

신혼부부의 섹스동영상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20∼30대 젊은 부부들의 사고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성문화도 개방화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성에 보수적이었던 과거의 사고방식과는 정반대인 상황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일부 젊은 부부들은 섹스동영상 촬영에 별다른 거부감도 없이 앵글 앞에서 오히려 더 과감한 체위를 보여주며 부부생활에 만족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직장인 여성 장모씨는 “남편과 섹스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을 영상으로 접하면 마치 다른 이를 보는 것 같은 새로운 느낌을 받는다. 관음증일 수도 있는데 보면서 오히려 내가 흥분하고 있더라. 가끔 남편과의 관계가 소원할 때 예전에 찍어둔 섹스동영상을 재시청하고 나면 연애했을 때 기분이 새록새록 떠올라 부부금슬이 다시 좋아지기도 했다”며 섹스기록을 타인들에게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모 포르노사이트에서 신혼부부 섹스영상을 접한 한 30대 남성은 “나도 아내와 한번 찍어봐야겠다. 아는 사람은 자신의 아내와 (섹스동영상)촬영을 하고난 후 자신의 얼굴만 살짝 가리고 아내 얼굴은 그대로 노출시켜서 음란사이트에 올렸다고 하던데, 같은 남자가 봐도 몰상식한 행동 같다”며 “둘만 공유하기에는 아깝지만 어디까지나 사생활은 지켜줘야 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개인취향 ‘존중’
불법유포 ‘근절’


우리나라도 성문화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어린 아이들도 성인 음란물을 쉽게 접하며 성교하는 장면을 따라 하기도 하고, 호기심에 몸캠(신체부위 노출촬영)을 음란게시판에 올려 과시하기도 한다. 이는 성의식이 바로 잡히기도 전에 그릇된 성문화를 먼저 접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연인끼리 혹은 부부끼리의 성 취향은 존중하지만 이를 모든 이가 볼 수 있게 불법적으로 유포·공유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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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