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골프매거진' 세계 최고 홀 18개 선정 발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1.26 11: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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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모두 절벽인 ‘괴물 홀’이 베스트 홀?

꿈에 그리는 골프장이 있다. 골퍼라면 꼭 한 번은 가고 싶은 곳이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매거진>이 세계 최고의 홀 18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홀을 1~18홀로 구성하면 일명 ‘베스트 와우(Best Wow!) 골프장’이 된다. 물론 세계 18대 홀은 평생에 한 번도 가보기 힘든 골프장에 속해 있다. 그러나 그 풍광을 눈과 가슴에 담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일 수 있다.

세계 각지의 베스트 와우(경이적인) 홀은 <골프매거진>과 이 잡지의 여행부문 담당기자 조 패소브가 중심이 돼 선정했다. 패소브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경험했던 수천 개의 골프 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 깊었던 최고의 홀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연 세계 골프장의 어떤 코스의 어떤 홀이 18대 홀로 선정됐을까.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케이프 기드내퍼스 클럽
수평선상 그린 환상적

1위는 뉴질랜드 호크스 베이에 있는 케이프 기드내퍼스 골프클럽의 15번 홀(파5·650야드)이다. 톰 토크가 설계한 이 괴물 홀은 페어웨이 양쪽이 모두 깎아지른 절벽으로 벼랑 위에 높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대양을 내려다보고 있는 수평선상의 그린이 자랑거리다. 페어웨이의 왼쪽이나 그린위의 가장자리에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지상에서 바라보는 이 홀의 풍경은 공중에서 보는 것만큼 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헬기를 타고 이 홀을 살펴본 패소브는 “이런 곳은 세상 어디에도 다시 없었다”고 극찬했다.

베스트 와우 골프장의 2번 홀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사이프리스 포인트 골프클럽의 16번 홀(파3·231야드)이 꼽혔다. 바다 한가운데 코스가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패소브는 “솔직히 나는 이 코스의 15, 16, 17번의 3개 홀 전체를 모두 포함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엄청난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하지만 이 3개 홀 중에서도 최대의 걸작은 파 3.5의 난이도를 갖고 있는 16번 홀이다.

사이프리스 포인트 골프클럽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같은 지역에 있는 페블비치 골프 링스크의 7번 홀(파3·106야드)이 3위로 평가됐다.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세계 3대 골프장 중 하나로 골퍼들 사이에 가장 많이 알려진 코스다. 길이는 짧지만 바닷가의 모래톱에 박혀있는 이 홀은 모래와 대양에 둘러싸여 찬란하게 빛난다. 전 세계의 많은 코스설계가는 이 홀에 대해 “페블비치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집대성한 최고의 홀”이란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 살리고, 코스는 티샷 쉽게
골퍼라면 꼭 한 번 가고 싶은 곳 Best 18

그 다음으로는 미국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의 13번 홀(파5·510야드)이 4위에 올랐다. 이 골프장과 홀은 골퍼라면 누구나 다 아는 홀이다. 바로 매년 4월이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 대회의 첫 번째 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곳으로 13번 홀은 ‘아멘 코너(11, 12, 13번 홀)’의 마지막 홀이기도 하다.

위험에 따른 보상이 가장 큰 홀임에도 불구하고 봄철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내륙의 홀은 지구상에서 찾을 수가 없다. 커다란 소나무와 진달래 언덕, 그린 앞의 작은 개울, 홀을 둘러싼 네 개의 놀라운 벙커는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또 아일랜드 킨세일에 소재한 올드 헤드 골프링크스의 12번 홀(파5·564야드)은 정말 색다른 느낌을 준다. 5위의 가치가 아깝지 않다. 이 홀은 ‘대양 코스의 연극 무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 코스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놀라운 미적 경험을 갖게 된다. 대양을 중심으로 가로로 길게 조성된 코스는 마치 공연을 준비하는 무대 같다. 이 거친 파5 홀에서 펼쳐지는 가장 경이적인 이야기는 벼랑의 가장자리로 구사하는 오르막 드라이버 샷이다.

스코틀랜드 텐베리의 텐베리 아일사 리조트의 9번 홀(파4·449야드)과 미국 플로리다주 레칸토의 블랙 다이어먼드 랜치의 15번 홀(파4·371야드), 그리고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의 14번 홀(파4·445야드)은 각각 6, 7, 8위에 선정됐다. 1935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진 사라센(미국)은 이 중에서도 텐베리 아일사 리조트의 9번 홀에 대해 “골프계에서 가장 위대한 파4홀이다”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골프의 발상지로 평가받고 있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18번 홀(파4·361야드)이 9번째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패소브는 “17번 홀이 올드 코스에서 반드시 플레이해 봐야할 홀이란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깎아지른 절벽의 장관을 원한다면 놀라운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18번 홀(티)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나머지 9개 홀에 얽힌 얘기는 숱하게 많다. 각 골프장의 탄생 배경과 각각의 홀에 감춰진 골퍼의 개인사(라운드 경험)까지 들춰낸다면 그 스토리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물론 혹자는 이 선정 순위가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베스트 와우 골프장의 18홀을 플레이해 보면 어떨까.


친환경 골프장서 쉽고 재밌는 골프 즐기자
“골프 치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 되선 안 돼”

또 이런 사람도 있다. 미국의 팝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31)는 골프광으로도 유명하다. 핸디캡 6의 골프실력을 자랑하는 팀버레이크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미국프로골프 투어인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을 개최할 만큼 열성이 대단하다. 팀버레이크가 미국 골프계에서 더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있다. 2009년 매각 위기에 처했던 낙후된 골프장을 인수해 재건에 성공하면서다.

그가 선택한 전략은 ‘친환경 골프장에서 쉽고 재미있는 골프를 즐기자’는 것이었다. 그는 이 골프장을 1600만달러(약 160억원)를 들여 친환경 골프장으로 완전히 바꿔놓았다. 또 골프를 치는 동안만큼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쉬우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를 만들었다.

팀버레이크식 골프장
국내 새로운 트랜드

당시 팀버레이크는 인터뷰에서 “내게 골프장은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었다. 골프를 치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돼서는 안 된다. 깨끗한 자연 속에서 마음껏 골프를 즐기는 곳이 가장 좋은 골프장이다”라고 말했다.

팀버레이크식 골프장이 국내에서도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9월을 기준으로 최근 2년 이내에 개장한 신설 골프장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춘천에 있는 휘슬링락 골프장(27홀)이다.

휘슬링락은 최근 <골프다이제스트 코리아>가 발표한 ‘대한민국 베스트 뉴코스 10선’에서 별 다섯 개로 최상위에 올랐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린 골프장으로 ‘심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코스는 산봉우리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데 유독 소나무가 많아 원래 이름은 위스퍼링 파인즈(Whispering Pines·속삭이는 소나무)였다. 그런데 공사를 진행하던 중 코스 주변의 멋들어진 암벽들을 많이 발견하게 됐고 이를 코스에 그대로 활용하면서 골프장 이름이 휘슬링락(Whistling Rock·휘파람 바위)으로 바뀌었다. 또 27홀 전체를 감아 도는 총 2.5km의 계류는 에코 공법을 적용해 자연 개천의 모습을 그대로 실현시켰다.

쉬운 골프장의 등장도 늘고 있다. 여기서 ‘쉽다’는 말은 정확히 ‘티샷이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설 코스들은 기존의 골프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페어웨이를 넓게 조성하고 OB(아웃오브바운스)를 없애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티샷 미스를 유발할 만한 벙커의 수도 줄이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온 골프장에서 적어도 첫 샷은 속 시원히 시작하자는 의도다. 대신 두 번째 샷부터 본격적인 골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린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멀리 치는 골프보단
정확히 치는 골프

코스 설계의 새로운 핵심 트렌드는 바로 그린 공략의 전략 수립이다. 요즘 신설 골프장의 그린은 밋밋한 곳이 없다. 언듈레이션(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그린을 공략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 같은 개념에 잘 들어맞는 골프장으로는 경남 거제의 드비치(18홀)와 충북 충주의 킹스데일(18홀)이 있다. 이 코스를 설계한 코스디자이너 송호(55)씨는 “쉬운 골프는 시대의 흐름이다. 과거에는 멀리 치면 골프를 잘 친다고 했지만 이제는 정확히 전략적으로 치는 골프가 더 각광받는다. 그래서 코스도 티샷은 쉽게 만들고 그린 주변의 플레이는 전략을 세우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샷의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휘슬링락과 함께 대한민국 베스트 뉴코스 10선에 최고 점수를 받은 골프장이 하나 더 있다.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이다. 미국의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72)가 직접 설계한 이 코스는 샷 가치(코스 공략법에 대한 다양성)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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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