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롯데 '카피캣'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1.29 15: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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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짝퉁보다 심하다…유통 황제의 베끼기

[일요시사=경제1팀] 모방은 제2의 창조인가, 비도덕적 양심인가. 업계의 소문난 ‘카피캣(흉내쟁이)’ 롯데의 베끼기 행위가 여전하다. 한 회사에서 거액의 연구비를 들여 인기 제품을 만들어 내면 얼마 안 돼 유사한 상품을 냉큼 내놓는다. 최근엔 제품 뿐 아니라 업태까지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무리 ‘아이디어 헌팅’시대라지만 롯데는 ‘카피의 황제’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인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롯데의 만연한 베끼기 병폐를 살펴봤다.

이번 논란의 주인공은 ‘드럭스토어’다. 이르면 올해 말 1호점을 오픈하는 롯데 드럭스토어를 두고 “또 카피캣이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드럭스토어’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화장품,·건강보조식품, 음료 등을 함께 판매하는 매장을 가리킨다.

드럭스토어도
“분스처럼”

최근 이 ‘드럭스토어’가 눈부신 성장을 이루며 유망사업으로 떠오르자 롯데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7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드럭스토어 오픈을 준비했다.

최근엔 사업구상을 완료하고 시장진출 시기만 조율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말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마트 사이 지하 쇼핑몰에 시범점포를 열 계획이다. 최대 7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도 함께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롯데가 선보일 드럭스토어가 “신세계 드럭스토어 ‘분스’의 카피캣”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 드럭스토어 입점 회의에서 “콘셉트도, 규모도, 취급 물품도 모두 분스처럼”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들린다는 것이다. 


분스는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에서 운영하고 드럭스토어로 지난 6월 서울 강남역에 1호점을 오픈했다. 분스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의 제품들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되거나 다른 드럭스토어에선 볼 수 없던 생소한 화장품 브랜드로 다양성을 추구한 게 특징이다.

안 되면 업태도 베껴라?…흉내내기 ‘점입가경’
인기 신제품 나오면 얼마 뒤 바로 유사품 출시

여기에 약국, 컵라면, 냉동식품, 와인, 음료, 샐러드, 과일 등 다채로운 식품구성과 문구류까지 더해져 원스톱 쇼핑 형태를 만들어 냈다. 현재 입점된 브랜드만 100여 가지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는 롯데가 유통 라이벌인 이마트 분스를 재현한 드럭스토어를 구성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카피캣’이라기보다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가는 통상적인 관례”라는 입장이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롯데의 뿌리 깊은 카피캣 병폐에 대한 거부감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 롯데에서 ‘남의 것'을 베껴 제 것처럼 내놓는 사례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 6월 서울 금천구에 1호점을 낸 롯데마트의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도 오픈 전부터 ‘코스트코 판박이’라는 구설수에 올랐다. 코스트코는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이다.

빅마켓은 여러가지 점에서 코스트코와 흡사하다. Vic마켓이라고 적힌 외부 간판의 디자인 뿐 아니라 매장 진입로와 내부 인테리어, 화장실의 위치, 매장입구에서의 회원권 검사, 매장동선과 디스플레이, 회원가입비와 탈퇴규정, 제품 환불, 쇼핑백 등 어느 것 하나 다른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에 가깝게 코스트코를 벤치마킹했다.


빅마켓을 이용해본 한 고객은 “빅마켓은 모든 요소와 시스템이 코스트코와 흡사했다”며 “만약 코스트코가 비즈니스 모델 특허가 있다면, 침해로 소송을 백만번 걸어도 좋을 만큼 완벽하게 동일하다. 롯데가 작정하고 코스트코를 베낀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남이 잘되면?
냉큼 베끼기!

특히 롯데음료의 베끼기 전통은 뿌리가 깊다. 코카콜라 ‘암바사’가 인기를 끌자 이를 모방한 ‘밀키스’를 선보여 역전해 성공했고, 90년대 말 시장을 강타한 ‘2% 부족할 때’도 3개월 먼저 나온 남양유업 ‘니어워터’의 카피캣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이후 광동제약의 ‘비타500’과 유사한 ‘비타파워’를 출시했고 코카콜라의 ‘환타 쉐이커’와 흡사한 ‘쉐이킷 붐붐’, CJ제일제당의 ‘컨디션 헛개수’와 비슷한 ‘아침헛개’, 웅진식품의 ‘하늘보리’를 연상케하는 ‘황금보리’, 그리고 ‘비락 식혜’를 모방한 ‘잔칫집’ 출시 등 수많은 ‘미투’ 제품 논란을 일으켜 왔다. 올해 출시한 에너지 음료 ‘핫식스’도 동서식품이 수입판매하는 ‘레드불’과 제품 성분이 똑같아 도마에 올랐다.

이 때문에 롯데칠성은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장을 받기도 했다. 롯데칠성의 ‘데일리C 비타민워터’가 먼저 출시된 코카콜라의 ‘글라소 비타민워터’와 병 모양, 색깔, 성분 등이 매우 흡사해 이를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롯데칠성은 제품 출시와 함께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유통매장에서 기존 코카콜라 제품과 나란히 배치하도록 하는가 하면 “우리 제품에 사용된 비타민은 생산 공정 등 위생을 꼼꼼하게 검증한 퀄리C(Quali-C) 인증을 받은 100% 영국산 비타민”이라며 원조인 코카콜라 제품과 비교 광고까지 진행해 빈축을 샀다.

지난 1월에는 국순당이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롯데칠성을 상대로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롯데칠성의 청주 브랜드인 ‘백화수복’에서 지난해 12월 출시된 ‘백화차례주’는 국순당이 지난 2005년 출시한 ‘예담’과 병의 모양과 색깔 뿐 아니라 상표의 디자인과 부착위치 등이 흡사해 소비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상표 논란’
법정소송까지

롯데 제과에서도 카피캣 논란은 이어진다. 1974년 오리온이 쵸코파이를 내놓고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자 5년 후 롯데제과가 ‘롯데 쵸코파이’ 상표를 등록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양사는 상표 등록을 놓고 법정 공방까지 벌였다.

지난 2008년엔 크라운제과가 롯데제과를 상대로 상표권을 무단 도용했다며 상표 사용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크라운제과는 일본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주인공 짱구를 ‘신짱’으로 변형해 스낵제품 ‘못말리는 신짱’을 2001년부터 판매해 왔는데, 롯제제과가 7년 뒤 신제품에 ‘신짱’이란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 글씨체도 흡사하게 베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롯데제과는 크라운제과의 ‘버터와플’과 유사한 ‘롯데와플’, 해태제과의 ‘홈런볼’과 비슷한 ‘마이볼’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카피의 황제’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장수제품인 ‘오징어땅콩’을 흡사하게 베낀 ‘오징어땅콩’을 또다시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뿌리 깊은 병폐…신제품만 내놨다하면 베끼기 구설수
사업 초기비용 생략·안정적 수익보장에 쉽게 못 끊어


이렇듯 롯데는 같은 계열 기업들은 브랜드 네임, 관련 스토리텔링, 마케팅 방식까지 복사기처럼 찍어 베끼고 있는 것을 관행처럼 일삼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롯데가 잦은 ‘카피캣 전략’을 쓰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사업 초기 시장분석, 연구 개발비, 조사비용 등 투자해야 하는 자금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그 첫 번째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인기상품을 모방해 적은 노력을 가지고 이익을 얻으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잘 나가는 제품을 모방한다면 어느 정도 보장된 수익과 편하게 시장 진입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원인이다. 식음료의 특성상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은 쉽게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통 과정에서 프로모션 이벤트를 벌이거나 가격을 인하해 소비자들의 주목을 끌면 원 브랜드 상품을 추월할 수도 있다는 점이 모방의 중요 원인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는 흉내내기 전략을 통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으니 쉽게 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모방이 성공하면 편하게 돈을 벌 수 있으니 버릇이 된 것 같다. 굴지의 유통기업답게 유통망도 잘 갖춰져 있으니 유사품을 출시해도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롯데의 카피캣’을 두고 가끔씩 벌이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 중에도 두 가지 반응이 있다. ‘맛만 좋으면 장땡’이라는 것과 ‘카피로 떼돈 버는 비양심적 기업’이라는 것이다.

카피로 흥한기업
카피로 망한다?


진실이 무엇이든 맛만 제대로 낸다면 장땡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영민한 소비자들이 롯데가 출시하는 제품이 무엇을 따라 만든 것인지 모를 리 없다. 베끼기의 카피 캣 제품은 짝퉁의 또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에 한 전문가는 “카피 캣 전략을 통해 이익을 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롯데’하면 ‘카피왕’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문제”라며 “양질의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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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