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정치쇄신 외치는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1.19 11:4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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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자극하는 언행 삼가야 단일화 매듭 풀려"

[일요시사=정치팀] 민주통합당 내에서 꾸준히 '정치쇄신'을 외치고 나서는 의원이 있다. '이해찬-박지원' 2선 후퇴를 주장하며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그는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대한민국 헌정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황주홍 의원이다. 단일화의 진전으로 당 안팎의 쇄신 목소리가 점차 사그라지는 지금, 민주당의 변화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황 의원의 속내를 들어봤다.

 

민주당 내에선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라는 고민조차 조심스러웠다. 하나 둘 목소리가 모이더니 '인적 쇄신'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민주당의 변화는 급물살을 탔다. 쇄신의 방울을 달겠다고 자청하고 나선 의원들의 움직임이 멈추지 않은 탓이다. 그 중심에 있는 황주홍 의원의 목소리는 여전히 강하고 또렷했다.
다음은 황 의원과의 일문일답.

- 일찌감치 문재인 후보를 향해 '당내 인적쇄신'을 일관되게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당내 시선이 따가웠을 텐데, 목소리를 높인 배경은 무엇인가.

▲ 나는 국회의원이 되면서 계보와 계파에 속하지 않고, 오로지 '국민파벌'을 추구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막상 국회에 들어와 보니 국민의 뜻보다는 당론, 당론보다는 계파의 이익이 우선시되는 경향을 자주 보게 됐다.

이것을 배경으로 민주당이 국민에게 제대로 지지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인적 쇄신을 하지 않은 탓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다. 인적 쇄신을 하지 않는 한 정치쇄신을 할 수 없고, 결국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없으리란 위기감을 갖게 됐다.

- 단일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쇄신에 대한 생각은 여전한가. 


▲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의 관심을 끄는 주제들이 생겨났다. 지금은 '단일화를 어떻게 하느냐'가 부각된 상태다. 국민들 사이에서 민주당이 해야 할 인적 쇄신의 과제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본다.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문제이고 야권 승리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자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 쇄신파 의견들의 활동은 어떤가.

▲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다.

- 안철수 후보 측에서도 문 후보와 민주당의 정치쇄신 움직임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 나도 높이 평가한다. 문-안 후보 모두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심지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정치공약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적 쇄신 분야에서 차별화가 확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적쇄신 부분이 지연, 실종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 문 후보의 쇄신 움직임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해 달라.

▲ 문 후보가 안 후보를 회동에 이끌어 낸 점은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 인적 쇄신에 대해서는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높다. 80점 이상을 주기는 힘들다.

- 인적 쇄신의 가장 큰 난관은 무엇인가.

▲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 이들의 인간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이들을 쇄신 대상으로 삼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단일화 부각됐지만, 쇄신 필요성 여전"
"문재인의 인적 쇄신, 80점 주기 어렵다"

- '이해찬-박지원'의 2선 후퇴, 민주당의 전략가와 정보통의 부재로 대선이 위험하지 않겠는가.

▲ 이-박의 2선 후퇴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대선을 이끌 구심점이 없어진다고 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 인적 쇄신 없이는 국민에게 낡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박혀 있는 민주당이 진정으로 정치쇄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어렵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마이너스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 황 의원께서 주장하는 '완전한' 쇄신은 무엇인가.

▲ 모든 정치의 유일한 기준은 국민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가 가지고 있는 특권, 정치권이 누리고 있는 기득권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진정한 쇄신이다. 나아가 제도적인 관점에서 현재의 제왕적 대통령제를 민주주의 완성을 위해 의원내각제도로 바꾸는 것도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믿는다.

-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좀 더 현실적인 완전한 쇄신, 가능하겠는가.

▲ 문-안 후보가 단일화 과정, 그리고 선거운동 과정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정치를 이런 모습으로 바꾸겠다'는 진정성 있는 약속과 함께 당장 할 수 있는 부분부터 실천함으로써 국민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당선 직후 서둘러 쇄신작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다.

- 문-안 후보가 단일화를 위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 박 후보 측에서 문-안 후보의 단일화 합의를 원색적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왜 이렇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겠는가? 바로 야권이 하나로 똘똘 뭉치면 새누리당의 집권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격이 계속될 텐데, 새정치에 대한 국민적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 단일화를 이루기 위한 경쟁과정에서 심각한 지지층 이탈이 염려되는 상황이다. 문-안 후보가 합의한다 하더라도 양 진영의 기 싸움으로 인한 파장이 예상된다. 반드시 피해야 할 위험 요인이 있다면 무엇인가.

▲ 각 캠프와 지지자들도 대의를 위해 함께 하는 '동지'가 될 사람들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 자극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

- 여론조사, 모바일 투표, 후보자 간 담판 등 어떠한 방식으로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 단일화 방식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방식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양측 지지자들을 모두 모을 수 있는 방식, 즉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 대선 승리의 원동력을 만들 것으로 본다.

- 단일화 이후 '공동정부론'과 '신당창당론'이 대두되고 있다. 이상적인 노선이 있다면.


▲ 우선 단일화를 위해 대선 승리를 이룰 수 있는 방향으로 힘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 마치 대선에서 승리한 것처럼 '지분 나누기'나 '권력 배분' 이야기만 한다면, 국민에게 단일화 감동도 주지 못할 것이고 새누리당과의 차별성도 느끼지 못하게 만들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황주홍 의원 프로필>
▲ 광주제일고등학교
▲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 미주리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박사
▲ 아태평화재단 부총장
▲ 한국정치학회 상임이사
▲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 교수
▲ 전라남도시장군수협의회 회장
▲ 제39대~제41대 전남 강진군 군수
▲ 제19대 국회의원(전남 장흥군·강진군·영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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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