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꼬리 자르기' VS 문재인 '몸통 자르기' 전격비교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1.01 09: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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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를 지키면 백성을 잃지만, 백성을 지키면 신하를 얻는다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연일 '정치쇄신'을 외치고 있다. 정당을 내세우며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를 압박하던 문 후보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그의 지지율과 존재감은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문 후보에게 분명한 위기로 보인다. 그에게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이에 <일요시사>가 '꼬리 자르기'로 탁월한 위기극복 능력을 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통해 문 후보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비교·분석해 보았다.

 

당초 '정당보다 쇄신'을 앞세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전향적 태도는 그의 대선가도에 호재로 작용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수는 고사하고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어 문 후보 측 캠프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문 후보 캠프 측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받아들여 특단의 대책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쇄신 외쳐도 지지율 정체
당심 다지고 소통 면 넓혀

민주당 일각에서는 문 후보의 쇄신 노력에 대해 '겉돈다'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문 후보의 쇄신안에 알맹이가 빠졌다는 것이다. 높아지는 문 후보의 쇄신 목소리에 비하면 참으로 인색한 평가다.

지지율도 마찬가지다. 여론조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호남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캠프 안팎으로 동분서주하며 쇄신을 외쳤던 문 후보였다.

내부적으로는 '용광로 선대위'로 대표되는 탈(脫)계파의 노력과 더불어 당내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당심(黨心)'을 파고들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 외부적으로는 '타운 홀 미팅' 등을 통해 분야별 정책발표로 유권자와 '스킨십' 접촉면을 넓혔다.


문 후보 측은 매체를 통해 "문 후보의 소탈하고 인간적인 성품이 전달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틈나는 대로 단체장과 당원, 원내 외 지역위원장들과 진솔한 만남과 통화 등을 대폭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노'(비노무현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여전히 문 후보에 대한 깊은 불신을 표출하고 있다. 한 호남지역 의원은 매체를 통해 "문 후보가 의원들과 다니는 걸 싫어하니 ‘우리 후보’라는 믿음이 안 생긴다."라고 토로했다.

"알맹이 없이 겉도는 정치쇄신 하나마나"
손학규·김두관·정세균, 문재인 지원 총력

문 후보도 이를 의식한 듯 손학규·김두관·정세균 전 민주당 경선 후보들을 만나며 이 같은 비판을 불식시키려 애썼지만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부 쇄신파 의원들이 핵심 대책으로 거론하는 것은 바로 '이해찬-박지원 정리'다. 그동안 문 후보는 정치혁신을 주장하면서도 몸통의 '완전한' 2선후퇴 요구에 대해서는 비켜서 있었다.

문 후보 측 친노 핵심 참모그룹 9명이 백의종군했지만 이마저도 소용없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것이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처럼 문 후보의 과감한 몸통 자르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사방에서 쏟아지고 있다.

당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지만 문 후보의 인적쇄신은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과제는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와 문 후보의 몸통 자르기를 비교해 보면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꼬리와 몸통은 엄연히 다른 대상으로 문 후보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두 사람의 위기 극복과정은 쇄신 대상과, 쇄신의 주체, 그리고 쇄신 성공 여부에 따른 효과에서 차이가 난다.

박 후보의 쇄신 대상은 말 그대로 꼬리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윗선은 가이드라인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박 후보는 제명징계와 자진 탈당을 통해 비리를 저지른 의원들을 '개인 문제'로 정리해 온 것.

대상·주체·효과서 차이
"시술 VS 이식 수술"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칙에 입각한 책임정치를 하겠다고 밝혀놓고, 적당한 꼬리 자르기를 통해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문 후보의 몸통자르기의 대상은 역시 말 그대로 몸통이다. 몸통도 그냥 몸통이 아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에 버금가는 책사 중의 책사로 불린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정치9단의 '정보통'으로, 즉 야권의 핵으로 대표되는 인사다.

몸통이란 말에서 전해지듯, 이들을 도려내기 위해 문 후보는 당의 존립 위기를 각오해야 한다.

한 전문가는 이를 두고 "박 후보의 자르기는 '시술'이고 문 후보의 자르기는 '이식수술'이다”라며 "문 후보의 쇄신은 박 후보보다 철저한 준비와 인력, 그리고 고도의 첨단장비가 필요하다"고 비유했다.

문 후보로선 확실한 준비가 갖추어지기 전까지는 섣불리 이해찬-박지원의 2선후퇴를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그에 버금가는 명분도 필요해 보인다. 박 후보는 측근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가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 잘라내지 않을 수 없는 다급한 위기에 있었다. 반면 문 후보는 몸통에 '새로운 심장'을 이식할 명문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쇄신 주체의 차이다.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최윗선 인물이다. 이는 당내 자금의 흐름과 인사에 관한 최종적인 결정을 박 후보가 내린다는 것을 뜻한다.


최윗선, 손쉽게 '목 댕강'
"주도적 리더십 갖춰야"

박 후보의 장점으로 꼽히는 강한 리더십과 위기대처능력도 과감한 인적 쇄신을 가능하게 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박 후보가 미리 측근들의 불법정치자금 수수를 알았다면 검찰이 알아차리기 전에 미리 싹을 잘라냈을 것"이라고 말해 박 후보의 쇄신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달리 문 후보는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카리스마와 리더십 부족은 문 후보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로 꼽혔다. 당내에서도 "문 후보가 주도적 리더십으로 대선판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해찬-박지원의 그늘에 가려져 이렇다 할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 것도 문 후보가 박 후보처럼 몸통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몸통이 아닌 문 후보가, 그것도 꼬리가 아닌 진짜 몸통에 칼을 들이대기는 어려워 보인다.

문 후보가 우선 당 안팎으로 세를 모으고 정치 쇄신을 외쳐,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앞서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조심스러운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 후보가 직접 몸통을 겨냥하기보다는 당내 쇄신인사와의 교류, 정치 혁신을 주제로 유권자와 소통을 넓혀 자연스럽게 이해찬-박지원을 고립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가 인적 쇄신의 용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는 각각의 효과를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박 후보의 꼬리 자르기는 지지층 결집의 효과를 봤다는 평이다. 박 후보는 탁월한 꼬리 자르기로 지지율을 철벽 수비하며 콘크리트 지지율을 과시했다. 비록 최측근 인사를 내치는 기회비용을 감당했지만, 이는 지지층의 이탈과 균열을 방지했다는 평이다.

만약 박 후보의 과감한 인적 쇄신이 없었다면 어떠했을까? 그랬다면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인사의 윗선까지 검찰 수사가 확대됐을지도 모른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친노 참모진 집단 탈퇴에도 반발 여전
이해찬-박지' 2선후퇴 압박 거세져

그럴 경우 몸통에 이르는 주요인사까지 도려내야 하는 상황에 도달해, 이것이 지지율 하락에서 나아가 대선에 초대형 악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와 대조해 문 후보가 과감한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경우 감당해야 하는 기회비용으로 꼽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당내 조직력, 당의 컨트롤타워의 부재, 민주당의 전략통과 정보력의 상실이 그것이다.

반면 문 후보는 그동안 자신을 가뒀던 '친노프레임', 자신의 발목을 잡았던 '리더십부재'를 일거에 날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이것은 지지층의 결집뿐만 아니라 외연의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는 곧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도 유리하게 작용해 안 후보가 입당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도 함께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안 후보의 입당은 이해찬-박지원의 부재를 해결하고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문 후보가 몸통은 그대로 두고 지금처럼 정치제도혁신만 외치고 꼬리 자르기에 그친다면 어떠할까? 우선 외연의 확장은 고사하고 지지층 분열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단일화와 문 후보의 정치인생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 언론인은 매체를 통해 "최악의 경우 이해찬-박지원의 섭정을 보게 될 것"이라며 "안 후보와 이-박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다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의 몸통을 두고 이처럼 야권은 한창 소란이다. 문 후보는 '몸통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이다. 전문가의 의견처럼 문 후보가 철저히 준비하다 적절한 시기를 정해 과감히 몸통을 도려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지층 결집 VS 외연 확장
민주당 자정능력 필요해

하지만 무리하게 도려내기보다는 몸통 스스로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안으로는 '비노'를 끌어안아 범야권을 아우르는 통합 행보를 보이고, 밖으로는 유권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소통의 면을 넓혀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자기반성을 통해 구태 이미지를 벗어던져 미래형 전략가, 선진적 정보통으로 거듭나길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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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