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방향 튼 늘봄학교 일파만파

“우리 아이 좀…” 학원 찾아 삼만리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초등 돌봄 공백 해소를 목표로 도입된 늘봄학교가 시행 2년 만에 방향을 틀었다. 전 학년 확대를 앞두고 운영 대상이 축소되면서 맞벌이 부부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아이를 맡아줄 학원을 찾아 전전하는 학부모는 속이 탄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정규수업 전후와 방과후, 방학 기간까지 학교가 돌봄과 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제도다. 오전 시간대부터 방과 후까지 학생을 학교 안에서 보호하고, 놀이·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함께 돌본다’는 의미에서 ‘늘봄’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봄학교는 기존 초등 돌봄교실과 방과후 학교를 통합·확장한 형태다. 기존 돌봄교실은 맞벌이 가정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고, 학교별 수용 인원이 제한돼 대기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늘봄학교는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한다는 취지에서, 맞벌이 여부와 관계없이 희망하는 학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늘봄학교는 저출생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돼 온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으로 추진됐다. 맞벌이 가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초등 저학년 시기의 돌봄 공백이 부모의 경력 단절과 양육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문제의식이 정책 배경에 깔려 있었다.

교육 당국은 초등학교 입학 이후 발생하는 돌봄 공백을 ‘제2의 양육 위기’로 인식하고, 학교가 돌봄을 책임지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늘봄학교는 국가가 책임지는 공교육 기반 돌봄 정책으로 설계됐다.

늘봄학교는 학교 수업 전후 시간과 방과후, 방학 기간까지 학교 공간을 활용해 돌봄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정규수업 이후 일정 시간 동안 학교에 남아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돌봄과 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 운영에는 교육청, 돌봄 전담사, 늘봄 실무사, 방과후 강사 등 여러 인력이 동원된다.

늘봄학교는 크게 ‘맞춤형 프로그램’ ‘선택형 교육 프로그램’ ‘선택형 돌봄’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맞춤형 프로그램은 주로 초등 저학년을 대상으로하는 놀이, 체육, 예술활동 등 체험 중심으로 구성됐다. 하루 2시간 안팎으로 운영되며, 학기 중에는 정규수업 이후 시간대에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부가 ‘무상 제공’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전 학년 확대라더니…
시행 2년 만에 축소

선택형 교육 프로그램은 기존 방과후학교의 성격을 이어받은 형태로, 영어·수학 등 교과 중심 수업이나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이 프로그램은 학부모 선택에 따라 참여할 수 있고, 학교별로 개설 과목과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다.

늘봄학교가 단계적으로 확대되면서 학부모와 학생의 이용 규모도 빠르게 늘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025학년도 기준 상당수 학생이 정규수업 이후 맞춤형 프로그램이나 돌봄 서비스를 이용했다. 특히 기존 돌봄교실에서 탈락하거나 이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던 가정까지 포괄하는 등 참여 범위가 넓어졌다는 점에서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여러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는 늘봄학교 이용에 대해 긍정적인 응답이 다수 나타났다. 충북도교육청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90% 이상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선택형 교육 프로그램과 돌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만족도가 집계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학부모 대상 조사에서도 늘봄학교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는 ‘학교에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다’ ‘돌봄 공백이 줄었다’는 항목에서 긍정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늘봄학교 도입 이전 돌봄교실 이용이 어려웠던 학부모일수록 체감 효과가 크다는 응답도 함께 나타났다.

밥 주는
학원 인기

늘봄학교의 효과로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돌봄 공백 완화였다. 정규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교에 일정 시간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점은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의 일상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학기 중 평일 오후 시간대에 대한 돌봄 부담이 줄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늘봄학교의 기대효과로 언급되는 사교육비 부담과 관련해서는 체감 정도에 차이가 있었다. 일부 학부모는 늘봄학교 프로그램 이용으로 학원 이용 시간을 줄였다고 응답했으며, 방과후 시간을 학교 안에서 보내게 되면서 이동 부담이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모든 사교육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응답도 함께 나타났다. 늘봄학교는 놀이·체험 중심 프로그램 비중을 높여 교과 학습을 보완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늘봄학교는 도입 초기부터 단계적 확대를 전제로 추진됐다. 2023년 시범사업 형태로 처음 도입됐고, 2024학년도에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전면 시행됐으며 2025학년도에는 대상이 초등학교 1~2학년으로 확대됐다. 학년별로 점진적으로 대상을 늘려 2026년에는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계획과는 달리 2026학년도 운영 방향을 앞두고 늘봄학교의 적용 대상은 조정됐다. 교육부는 내년에도 늘봄학교를 초등학교 1~2학년까지만으로 유지하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별도의 방식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는 늘봄학교와 동일한 형태의 돌봄·맞춤형 프로그램이 아닌, 연간 일정 금액의 방과후 프로그램 이용권이 제공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교육부는 이런 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학년별 수요 차이를 들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돌봄 중심보다는 교과나 특기·적성 중심의 방과후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일한 형태의 늘봄학교를 전 학년으로 확대하는 대신, 학년 특성을 고려한 지원 방식으로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본질적
이유는?

하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학교 현장의 운영 부담 때문이다.

늘봄학교는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얻었지만 시행 기간 동안 잡음 또한 많았다. 늘봄학교 운영 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제기된 문제 중 하나는 인력 부족이었다.

늘봄학교가 확대되면서 학교 내 돌봄·행정 업무가 증가했고, 교직원과 돌봄 인력의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늘봄학교 도입 이후 돌봄 전담사, 늘봄 실무사 등 전담 인력이 학교에 배치됐지만, 학교 규모와 학생 수에 비해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초등학교 전 학년이 오후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게 될 경우, 안전 관리와 행정 운영 측면에서 추가적인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늘봄 실무사의 경우 학교당 1명씩 배치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으며, 강사 관리, 회계 처리, 민원 대응 등 행정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여러 지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늘봄실무사 상당수가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으며, 업무량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다수 확인됐다.

늘봄학교 운영 인력 상당수가 비정규직 또는 교육공무직 형태로 고용되면서 노동 조건을 둘러싼 갈등도 발생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 방학 중 생계 대책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급식, 돌봄, 늘봄학교 운영에 일부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파업 기간 동안 대체 급식이나 단축 운영이 이뤄지기까지 했다.

늘봄학교 운영과 관련해 급식과 중식 제공을 둘러싼 논란도 있었다. 급식 제공이 이뤄지는 학교에서 인력과 시설 문제로 운영이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방학 중 급식 인력 확보가 어렵거나, 급식실 운영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중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학교도 생겼다. 이와 함께 식재료 관리 문제와 위생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근무시간 초과, 업무량 과도해”
실무사·돌봄 전담사 인력 부족

이뿐만이 아니다. 늘봄학교의 강사 선정과 관리, 교육 내용 검증 문제도 제기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민간 교육 단체가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관리·감독이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교육 단체가 늘봄학교 강사 양성과 파견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교육 내용의 중립성과 관리 책임 문제가 논란이 됐다.

재정 여건 역시 늘봄학교 축소 운영 결정의 이유다. 늘봄학교는 무상 제공을 원칙으로 하는 프로그램 비중이 높아, 대상 학년이 확대될수록 예산 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교육부는 향후 재정 여건과 정책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상을 전 학년으로 당장 확대 시행하기보다는 단계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갑작스러운 정책 전환에 늘봄학교 확대를 기대했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혼란이 발생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늘봄학교 전 학년 확대를 전제로 겨울방학을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은 돌봄 대안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직장인 김모씨는 늘봄학교 축소 소식에 학원 정보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김씨는 “그동안은 늘봄학교 덕분에 퇴근 시간을 유동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야근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현재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방학을 앞두고 체감 변화는 더 컸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점심 제공 여부를 기준으로 학원을 찾고 있다며, 이미 방학 특강 자리가 빠르게 마감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방학 기간 동안 ‘점심 제공’을 내세운 학원이나 캠프 프로그램의 수요는 빠르게 늘어났다. 실제 서울의 한 학원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운영되는 방학 특강을 개설했고, 점심 식사를 포함한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수강료도 만만치 않다. 한 달 기준 1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양육도 부담
비용도 부담

서울 강남 일대의 일부 영어학원은 방학 집중 프로그램 비용이 수백만원에 이르기도 했다. 서울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학부모 이모 씨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원을 알아보는 중인데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고 호소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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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