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홈플러스 사태 어디로…

점점 수면 아래로…이대로 침몰시키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겉으로는 업계의 몰락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수만명의 밥줄이 끊기는 일이다. 해를 넘겼는데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할 일만 남았다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지난해 3월 시장을 강타한 ‘홈플러스 사태’. 어디까지 전개된 걸까?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처음엔 큰 덩어리만 보이는 법이다. 세부적인 부분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뒤에야 윤곽이 드러난다. 문제는 그때쯤이면 사건에 대해서도, 그 본질에 관해서도 관심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경우 가장 뒷전이 되는 사람은 높은 확률로 먹이사슬의 끄트머리에 있는 이들이다.

기습 행보
업계 충격

‘홈플러스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다 돼가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2위의 몰락은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뒤바뀌면서 안 그래도 입지가 좁아지던 상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수년간 수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의 점포가 공중분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해 3월4일 홈플러스는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기업회생 절차는 부채가 많은 기업이 재기할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과거엔 법정관리로 불렸다.

당시 홈플러스는 “최근 신용평가에 매출 증가와 부채비율 개선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며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단기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영업 실적 부진 장기화 ▲과중한 재무 부담 지속 ▲영업 실적 및 재무 구조 개선 여력 낮음 등을 신용등급 하향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신용평가도 ▲이익 창출력의 약화 ▲현금 창출력 대비 과중한 재무 부담 ▲중장기 사업 경쟁력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 등을 언급했다.

홈플러스는 ‘선제적 조치’라면서 영업은 정상적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달랐다. 홈플러스의 조치가 이례적이라는 반응부터 큰 위기가 닥친 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기업회생 절차가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말도 나왔다. 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100개가 넘는 점포, 2만여명의 직원은 물론 홈플러스에 물건을 납품하는 협력업체까지 불안을 호소했다. 그리고 그 화살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이하 MBK)로 향했다. 특히 MBK의 기습 행보는 두고두고 나오는 뒷말로 이어졌다. 이익에만 매몰돼 ‘사람’을 보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빗발쳤다.

지난해 3월 기업회생 절차 신청
탈출에만 혈안, 자구 노력 없어

MBK는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그룹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금액은 40억400만파운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7조2000억원이다. 당시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에서 대구1호점으로 시작해 1999년 이후 영국 테스코가 경영권을 확보해 운영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0여년 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서 MBK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미 10년 전 막대한 차입금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것으로도 뒷말이 나왔는데 이후 아무런 자구 노력 없이 불시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동시에 ‘먹튀’ 논란도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사용한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인수 금액 7조2000억원 중에 1조2000억원은 기존 차입금을 승계한 것으로 MBK는 실제 6조원에 홈플러스의 주인이 됐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전체 인수 비용의 절반에 달하는 3조1000억원은 홈플러스 주식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대출받아 조달했고 2조4000억원은 블라인드 펀드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70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로 충당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채권처럼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을 모두 가진 주식이다.

당시에도 시장에서는 MBK의 인수 자금 융통 방식을 두고 위험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실제 MBK의 인수 차입금은 홈플러스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온라인으로 유통 환경이 변화하자 수익성이 악화했고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대 들어서는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MBK는 지난 10년간 점포 매각 등으로 빚을 갚고 배당받는 등의 방식으로 투자 원금 회수에 주력했다. 특히 매년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던 점포를 차례로 팔아치우면서 홈플러스 매출은 급감했다. MBK가 인수할 당시 7조9334억원(2016년 3월~2017년 2월)에 달하던 매출액은 6조9135억원(2023년 3월~2024년 2월)으로 12.6% 감소했다.

통매각 실패
다음 수순은?

2016회계연도 기준 흑자였던 영업이익도 급격하게 빠지기 시작해 2021년 적자로 전환했고 이후 3년 연속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홈플러스가 선택한 방법이 기업회생 절차인 셈이다. 경영난을 극복할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홈플러스가 지나치게 쉬운 길을 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MBK가 투자 원금을 회수하고 이른바 ‘엑시트(탈출)’만 노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화두로 떠올랐다. 김병주 MBK 회장은 지난해 10월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홈플러스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사재 출연에 대해서도 여력이 부족하다는 뜻을 비쳤다.

이날 김 회장은 ‘홈플러스 등과 관련이 전혀 없다고 하는데 맞느냐’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상혁 의원의 질문에 “저희(MBK)는 대기업이 아니고 저는 총수가 아니다”라며 “사모펀드 운영사고, 파트너 13명이 각 분야를 담당하는데 저는 자금 조달과 투자처 관리를 담당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여야 의원들의 사재 출연 압박에도 김 회장은 이미 5000억원의 사재를 냈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해) 5월에 1000억원을 냈고 다 사용했다. 7월에도 1500억원을 보증해 다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9월에 2000억원 더 현금을 증여하기로 약속했다”며 “다 합쳐서 5000억원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에 뒷걸음질 치는 사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통매각은 무산됐고 분리매각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2위의 대형마트가 공중에 붕 떠버릴 상황에 놓인 것이다.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된 상황에서 오프라인 위주의 대형마트가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구조조정
불가피?

정치권에서는 농협이나 쿠팡이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쿠팡이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 처하기 전 이야기다. 하지만 당시 농협은 ‘인수 의사가 없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고 쿠팡도 이미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형성하고 있는 상태에서 홈플러스가 굳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비판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회생과 청산이라는 갈림길 앞에 서 있다. 지난달 29일 홈플러스는 자체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안은 구조 혁신형으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과 회생 계획 인가 후 M&A 추진을 골자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매각 무산 이후 상대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큰 슈퍼마켓을 정리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몸집을 줄여 새로운 주인을 찾겠다는 계산이다.

관건은 당장 닥친 유동성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느냐다. 현재 홈플러스는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체납했고 직원 월급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상품 대금도 미납이 누적돼 아모레퍼시픽 등 일부 협력사는 납품을 중단했다.

정상적인 매장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홈플러스는 회생안 인가에 앞서 3000억원의 ‘DIP 대출’ 승인을 요청했다. DIP 대출은 법정관리 기업에 운영 자금 등을 빌려주는 제도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치권 포함, 전방위 압박 중
검찰, 구속영장 청구 새 국면

홈플러스 측에서는 대출이 승인돼야 회생안 실행이 가능하다는 태도다. 또 다른 문제는 홈플러스에 밥줄이 달린 사람들이다. 회생안에는 향후 5년간 전체 점포의 3분의 1에 달하는 부실 점포를 정리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구체적인 수치로 보면 41곳에 이른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대주주인 MBK가 자금 투입 등 책임 있는 모습 없이 모든 고통을 현장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폐점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K는 메리츠(증권)로부터 3000억원의 DIP 금융을 수혈받아 당장의 급한 불을 끄겠다고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빚”이라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마구잡이 폐점과 자산 매각 계획은 홈플러스를 더욱 파괴하는 행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민주당 민병덕 을지로위원장은 홈플러스 회생안에 대해 “알짜는 팔고 부담은 버리는 구조조정이며 먹튀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안도걸 의원도 “MBK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회생이 아닌 시한부 연명 시간 끌기”라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제대로 된 자구 노력을 하지 않는 MBK의 경영은 무책임을 넘어선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검찰이 김 회장 등 MBK 경영진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치권, 금융당국에 이어 사정기관까지 홈플러스 사태에 뛰어든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지난 7일 김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이성진 전무 등 4명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회장과 김 부사장, 이 전무는 감사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예상하고도 대규모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고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투자자에게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2월28일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강등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나흘 만인 3월4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홈플러스 사태 초기부터 나왔던 의혹으로 수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 넘어
법정 가나

MBK는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그러면서 “(구속영장에 담긴 모든 혐의는) 드러난 사실과 배치되며 오해에 근거한 혐의로 영장을 청구한 검찰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것을 법원에서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 등은 그동안 수사에 성실히 협조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과도하고 부당한 조처”라며 “회생을 통해 회사를 살리려는 노력마저 왜곡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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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