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박관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자문위원

실물 경제 전문 ‘준비된 일꾼’

[일요시사] 김명삼 대기자 = 경기도 광주는 수도권의 잠재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중첩된 규제와 난개발이라는 오랜 숙제를 안고 있다. 여기 “주어진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없는 길을 만들어왔다”라고 자부하는 한 사람이 있다. 가난을 이겨낸 소년 가장에서 상장법인 임원으로, 그리고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맹활약하며 실물 경제와 행정을 통섭했던 박관열 광주시장 출마 예정자다.

그는 지난 15년간 무려 4805시간, 1252회의 봉사활동을 통해 시민의 곁을 지키며 ‘준비된 시장’으로서의 단단한 근육을 키워왔다. 윤석열 정권의 내란 척결을 통해 민주주의를 되찾고,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광주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박관열 후보. 그의 치열했던 삶의 궤적과 광주를 향한 뜨거운 소명에 대해 들었다.

-정치인 박관열을 수식하는 문구로 ‘스스로 길을 낸 사람’을 꼽았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저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고난을 딛고 일어선 의지의 여정’이었습니다. 유년 시절, 가난은 제게서 평범한 학창 시절을 앗아갔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교복 입고 등교할 때, 저는 생계를 걱정해야 했고 불혹을 넘겨 검정고시 문제집을 풀어야 했습니다. 서러움에 눈물 흘릴 시간조차 사치였던 그 시절, 저는 “환경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운명을 만든다”라는 말을 뼛속 깊이 새겼습니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버틴 끝에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학력 취득의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겪은 가난과 소외는 이론이 아닌 ‘삶’ 그 자체였기에, 저는 엘리트의 시선이 아닌 가장 낮은 곳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서민들이 겪는 배고픔이 얼마나 시린지, 소외감이 얼마나 아픈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저의 정치는 바로 그 ‘공감’과 ‘극복’의 서사 위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미 없는 길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에, 규제와 난개발로 신음하는 광주의 꽉 막힌 길도 반드시 뚫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난 15년 동안 기록한 광주 시민과의 ‘1252회의 만남, 4805시간의 봉사’라는 숫자가 매우 인상적이다. 이것이 후보님께 어떤 가르침을 줬나?

▲지난 지방선거 후 많은 정치인이 중앙으로 눈을 돌리거나 잠시 쉼표를 찍거나 합니다. 하지만 저는 곧바로 광주 시민 삶의 현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15년간 제가 주민들과 만난 횟수가 1252번, 봉사 현장에서 땀방울 흘린 것이 4805시간입니다. 관내 노인종합복지관과 자원봉사센터를 제집 드나들듯 하며 어르신들의 식판을 나르고, 말동무가 되어드렸습니다.

이 4805시간은 제게 ‘정치란 무엇인가’를 다시 가르쳐준 학교였습니다. 정치는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거창한 담론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독거 어르신의 차가운 손을 잡아드려 온기를 전하는 것, 장애인분들의 휠체어를 뒤에서 묵묵히 밀어드리는 구체적인 ‘행동’이 바로 정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령사회의 돌봄 문제, 의료 사각지대, 주거 빈곤의 현실을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책상머리에서 보고받는 행정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현장의 디테일을 저는 온몸으로 익혔습니다. 이 땀방울의 기록은 저 박관열이 탁상행정이 아닌, 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맞춤형 복지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자산입니다. 시민들께서 흘리는 땀과 눈물을 닦아주는 시장, 그것이 제가 꿈꾸는 광주시장의 모습입니다.

-광주시는 복잡한 현안이 많은 도시다. 본인이 광주시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전문성은?

▲광주시는 지금 연습할 시간이 없습니다. 취임 즉시 난제를 해결할 ‘유능한 해결사’가 필요합니다. 저는 실물 경제와 행정을 모두 섭렵한, 보기 드문 ‘통섭형 리더’라고 자부합니다.

첫째, 상장법인 남해화학의 이사와 감사위원을 역임하며 ‘경영철학’를 체득했습니다.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흐름을 감독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조직관리와 재정 운용의 핵심을 꿰뚫었습니다. 이는 광주시의 방대한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경제 시장’의 역량을 증명합니다.

둘째, 경기도의원으로서 검증된 ‘정책 전문가’이자 ‘예산통’입니다. 제10대 경기도의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과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을 맡아 경기도 전체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심의했습니다. 특히 광주 발전의 최대 족쇄인 ‘팔당상수원 중첩 규제’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4805시간 땀방울로 광주의 가치 2배로 높이겠다.”
가난 이긴 의지·실물 경제 전문성 무장한 ‘준비된 일꾼’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라는 논리로 중앙정부와 경기도를 설득해 온 경험은, 앞으로 광주시가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경영의 효율성과 행정의 공공성을 모두 갖춘 저 박관열이야말로 광주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입니다.

-경기도의원 시절,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함께 ‘기본소득’ 정책을 설계한 이력이 눈에 띈다. 광주 시정에 어떻게 접목할 계획인가?

▲저는 경기도의회 기본소득연구포럼 회장과 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핵심 철학인 ‘기본소득’의 이론적 토대를 닦고 이를 확산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시대의 변화를 읽는 저의 정책적 혜안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광주시는 도농 복합도시의 특성이 있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저는 4805시간의 현장 봉사 경험과 정책 설계 능력을 결합해 ‘광주형 기본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소외됨 없는 따뜻한 복지 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현금을 지급하는 차원을 넘어, 주거, 의료, 돌봄 등 삶의 기본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 것입니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설계자로서, 광주를 대한민국 복지 행정의 모범 도시이자 이재명정부의 국정 철학이 가장 먼저 꽃피는 전진기지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12·3 내란 사태’ 당시의 행보가 궁금하다.

▲저에게 더불어민주당은 단순한 소속 정당을 넘어 제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보루입니다. 지난 2024년 12월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 한 명백한 ‘내란’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태를 보며 주저 없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윤석열 내란 세력에 맞서,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탄핵 촉구 활동의 최전선에 섰습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순간, 계산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말로만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위기의 순간에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람입니다.

또 지난 지방선거 경선 패배 당시, 깨끗이 승복하고 본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제 선거처럼 뛰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선당후사(先黨後私)’입니다. 당이 필요할 때 묵묵히 곁을 지키고, 불의한 정권에는 가장 앞장서서 싸우는 ‘진짜 민주당 당원’ 박관열이, 이제 무능한 국민의힘 시정을 끝내고 광주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다시 높이 세우겠습니다.

-본선 경쟁력, 즉 ‘이길 수 있는 카드’로서의 전략은 무엇인가? 지지 기반 확장에 대한 복안이 있나?

▲이번 광주시장 선거는 이정부의 성공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는 선거입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을 넘어,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합니다. 저는 ‘호남의 결집’과 ‘충청의 확장’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필승 카드입니다.

우선, 광주시 호남향우회 연합회장을 역임하며 흩어진 호남 출신 주민들을 강력한 구심점으로 묶어냈습니다. 단순한 친목을 넘어 봉사와 상생을 실천해 왔기에 그 조직력은 매우 단단합니다. 여기에 더해 저는 충청권 표심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후보’입니다.

충청 향우회 활동을 해온 배우자 덕분에 오랜 기간 충청 인사들과 깊은 유대를 맺어왔습니다. 실제로 많은 충청권 인사들이 “지역을 떠나 사람 박관열을 보고 지지하겠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또 등록 성도 8000명 규모 교회의 안수집사로서, 각종 산악회와 CEO 과정을 통해 지역 경제인 및 직능 단체와 촘촘한 바닥 조직력을 구축했습니다. 호남의 기반 위에 충청의 표심을 더하고, 바닥 민심까지 훑을 수 있는 저 박관열만이 광주 선거의 판을 흔들고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비전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광주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수도권의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베드 타운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자족 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로 도약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 박관열은 ‘광주의 가치를 두 배로’ 높이겠습니다. 불합리한 규제 피해액을 산정해 중앙정부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규제의 틈새를 뚫어 친환경 첨단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꽉 막힌 도로를 뚫고 철도망을 확충해 시민 여러분께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윤석열정권과 국민의힘의 내란을 청산하고, 지난 4년 방세환 시장의 무능한 시정을 바로잡겠습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이자 당 대표 지방자치 특보로서, 광주를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든든한 초석으로 만들겠습니다.

4805시간의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가난을 이긴 의지로, 현장을 누빈 성실함으로, 실물 경제를 다룬 유능함으로 ‘새로운 광주의 길’을 열겠습니다. 저 박관열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필승의 결과로, 더 커진 광주의 가치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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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도 못 뚫은 선관위 방패

감사원도 못 뚫은 선관위 방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안 하는 걸까, 못하는 걸까. 지방선거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에 쏟아지던 폭발적인 관심이 사그라들고 있다. 그로 인한 나비효과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정작 핵심은 비껴가는 모양새다. 지난 6월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이재명정부 들어 처음 열리는 대형 정치 이벤트였던 만큼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 이미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은 압승으로 국정 운영에 동력을 더하고자 했고,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으로 궤멸 직전에 몰려 있던 보수 진영은 ‘샤이 보수’를 기대하며 유권자에게 읍소했다. 사상 초유 참정권 침해 결과는 절묘했다.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때 판단하는 광역단체장 수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16개 시도 중 12곳을 석권했다. 하지만 서울을 내줬고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도 빼앗지 못했다. 선거 운동 초반 16개 시도를 전부 싹쓸이할 것으로 예상했던 상황이라 민주당의 실망은 더욱 컸다. 특히 서울에서의 패배는 뼈아팠다. 이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시장을 내주면서 중간 평가를 받았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았고, 지방선거 직전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여파가 지지율을 흔들었다. 여기까지는 지방선거 이후 늘 나타났던 여파였다. 문제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로 선거의 근간 자체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시각,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지가 부족한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선거를 총체적으로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사태 이후 선관위의 대응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선관위는 투표지가 부족한 투표소의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선관위는 6월5일 투표지를 추가로 송부한 투표소는 67개, 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50곳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은 사흘 뒤인 6월8일 140개 투표소에 추가 투표용지가 송부됐고, 이중 91곳에서 투표지가 부족했다는 발표로 바뀌었다. 3일 만에 각각 거의 두 배씩 늘어난 것이다. 결국 조현욱 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진상규명위원회가 꾸려졌다. 진상규명위원회는 10일(6월10일~19일)간의 조사 끝에 “선거 관리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에 관한 책임 소재에 따라 수사 의뢰를 권고한다”며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선관위 수뇌부 등 12명을 지목했다. 채용 비리 의혹·소쿠리 투표 투표지 부족 사태로 민심 폭발 진상규명위원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발생 당시의 상황을 보면 상급위원회에 대한 신속한 보고 체계가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며 “상급위원회의 지휘권도 전혀 발동되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시선관위가 투표 시간 연장을 중앙선관위 보고나 논의 없이 결정했으며 송파구선관위가 투표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표를 개시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해체에 가까운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선관위의 과거 행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휴직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현상이 10년여 동안 이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관위의 존재 의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선거 기간 휴직자의 증가로 인력 공백이 생기면서 ‘소쿠리 투표’ 사건 등 부실 관리 문제가 불거졌는데도 이번 선거에서 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중앙선관위가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차례의 선거 중 휴직자 통계’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당일 선관위 직원 179명이 휴직 상태였다. 휴직자의 71%는 육아휴직(127명), 일반 질병(30명), 가족 돌봄 및 해외 동반 휴직(8명), 유학·병역 및 노동조합 전임자(1명) 등의 사유였다. 특히 최근 4년 새 진행된 다섯번의 선거에서 두 차례 이상 휴직한 직원이 97명으로 집계됐다. 2회 휴직자는 77명, 3회 휴직자는 19명이다. 다섯번의 선거 중 4번이나 휴직한 직원도 있었다. 선관위는 휴직자의 대다수가 육아 휴직자인 만큼 법적 권리를 보장했다는 뜻을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제71조에 따르면 자녀 양육 및 임신·출산을 사유로 공무원이 휴직을 신청하면 임용권자는 휴직을 명해야 한다. 선관위 직원들의 휴직을 강제로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쌓이고 쌓인 국민 분노 하지만 선관위의 항변은 국민의 분노를 꺼뜨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선관위 자체가 헌법상 독립기관이라는 점을 방패 삼아 각종 문제를 피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관위는 독립성이 생명인 기관이기에 감찰을 받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해도 자체적으로 덮고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있던 것이다. 이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계기는 선관위의 채용 비리 의혹이었다. 2023년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의 자녀가 ‘아빠 찬스’를 통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혜 채용 의혹이 전방위로 번지자 외부 기관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선관위는 독립성을 근거로 자체 조사를 고집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자 선관위는 결국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조사를 받아들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당시 권익위가 2023년 이전 7년여 동안 선관위의 경력 채용을 전수조사한 결과 58명의 부정 합격 의혹 등 총 353건의 채용 비리가 적발됐다. 권익위는 고의성이 의심되거나 상습적으로 부실채용을 진행한 28명을 고발하고 가족 특혜나 부정 청탁 여부 등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한 312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일각에서는 권익위와 국회 국정조사만으로는 선관위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선관위의 조사 수용 방침 자체가 자신들이 그 범위를 정하는 방향으로 잡힌 점도 논란 거리였다. 결국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 전반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섰다. 선관위와 감사원 사이의 충돌이 시작된 지점이다. 독립성만 앞세웠다 실제 감사원의 감사가 이뤄지기까지 선관위의 저항은 상당했다.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선관위는 감사원의 감사를 일단 수용하면서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감사원에 헌법상 독립기구인 선관위를 감사할 권한이 있는지를 다퉈보겠다는 취지였다. 그사이 감사원은 2024년 4월 선관위 내부에 부정 채용이 만연한 사실을 확인하고 비리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선관위 전·현직 직원 27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요청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선관위는 조직 전반에 걸쳐 채용, 인사, 복무 등 관계 법규를 무시하거나 이를 용인하는 행태가 관행화된 상태였다. 고위직부터 중간 간부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자녀 채용을 청탁하는 행위가 빈번했고, 채용 담당자들은 각종 위법·편법적 방법을 동원해 선거철 경력 경쟁 채용을 직원 자녀들이 손쉽게 국가 공무원으로 입직할 수 있는 통로로 이용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들여다본 2013년 이후 시행된 경력 경쟁 채용 167회를 전수조사한 결과 확인된 위반 건수만 800여건에 달했다. 당시 감사원은 “채용 비리와 관련한 사안은 신속한 수사 착수의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해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감사원이 내놓은 결과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판단으로 무위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헌재는 지난해 2월 감사원이 선관위의 인력 관리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권한이 없다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권한은 행정부 내부의 통제 장치 성격을 가지고 있는 바, 정부와 독립된 헌법 기관인 국회·선관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감사원이 실시한 직무감찰은 헌법 및 선거관리위원회법에 의해 부여받은 선관위의 독립적인 업무 수행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헌법상 독립기관’ 내세워 헌재 판단까지 ‘난공불락’ 감사원장과 감사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데 대통령 소속 기관인 감사원이 선관위에 대해 직무감찰을 할 수 있게 되면 선거 관리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이다. 헌재의 판단은 법원으로 이어졌다. 지난 6월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선관위 직원 A씨가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견책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감사원은 감사에서 A씨에게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요구했고, 선관위는 징계를 의결,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21년 10월에 발생한 사안에 대해 징계시효 3년이 지난 2025년 3월 징계를 의결했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징계시효는 성폭력 범죄 등이 아닌 기타 징계 사유의 경우 3년이다. 다만 감사원이 조사 개시를 통보하면 시효가 정지된다. 재판부는 감사원의 감사 자체가 위법이기에 조사 개시 통보를 시효 중단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가 권한쟁의 심판에 대해 인용한 점을 들어 A씨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러면서 이를 토대로 A씨에 대한 징계시효 3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헌재의 판단은 당시에도 선관위를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든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투표지 부족 사태가 벌어지면서 선관위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특히 투표지 부족 사태는 부정선거 논란으로 이어져 ‘올림픽 공원’ 시위 사태 발생 등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지난달 7일 출범한 선관위 특검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선관위 특검팀(특별검사 이태한)은 지난 7일 출범 한 달째를 맞아 강제수사, 포렌식 검증, 관련자 소환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지 부족 사태를 비롯해 투표율 허위 입력 정황,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관계자들의 해외 출장 유용 의혹, 투표함 입찰 담합 의혹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사회에 끼친 악영향도 커 특검의 본 수사 기간은 90일이며 필요한 경우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최장 150일 간 수사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대범죄수사청 청장 인선 절차가 늦어지면서 선거 관련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은 선관위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특검은 어떨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