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박관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자문위원

실물 경제 전문 ‘준비된 일꾼’

[일요시사] 김명삼 대기자 = 경기도 광주는 수도권의 잠재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중첩된 규제와 난개발이라는 오랜 숙제를 안고 있다. 여기 “주어진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없는 길을 만들어왔다”라고 자부하는 한 사람이 있다. 가난을 이겨낸 소년 가장에서 상장법인 임원으로, 그리고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맹활약하며 실물 경제와 행정을 통섭했던 박관열 광주시장 출마 예정자다.

그는 지난 15년간 무려 4805시간, 1252회의 봉사활동을 통해 시민의 곁을 지키며 ‘준비된 시장’으로서의 단단한 근육을 키워왔다. 윤석열 정권의 내란 척결을 통해 민주주의를 되찾고,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광주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박관열 후보. 그의 치열했던 삶의 궤적과 광주를 향한 뜨거운 소명에 대해 들었다.

-정치인 박관열을 수식하는 문구로 ‘스스로 길을 낸 사람’을 꼽았는데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저의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고난을 딛고 일어선 의지의 여정’이었습니다. 유년 시절, 가난은 제게서 평범한 학창 시절을 앗아갔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교복 입고 등교할 때, 저는 생계를 걱정해야 했고 불혹을 넘겨 검정고시 문제집을 풀어야 했습니다. 서러움에 눈물 흘릴 시간조차 사치였던 그 시절, 저는 “환경이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가 운명을 만든다”라는 말을 뼛속 깊이 새겼습니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버틴 끝에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하며 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학력 취득의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제가 겪은 가난과 소외는 이론이 아닌 ‘삶’ 그 자체였기에, 저는 엘리트의 시선이 아닌 가장 낮은 곳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습니다.

서민들이 겪는 배고픔이 얼마나 시린지, 소외감이 얼마나 아픈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저의 정치는 바로 그 ‘공감’과 ‘극복’의 서사 위에서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미 없는 길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에, 규제와 난개발로 신음하는 광주의 꽉 막힌 길도 반드시 뚫어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지난 15년 동안 기록한 광주 시민과의 ‘1252회의 만남, 4805시간의 봉사’라는 숫자가 매우 인상적이다. 이것이 후보님께 어떤 가르침을 줬나?

▲지난 지방선거 후 많은 정치인이 중앙으로 눈을 돌리거나 잠시 쉼표를 찍거나 합니다. 하지만 저는 곧바로 광주 시민 삶의 현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15년간 제가 주민들과 만난 횟수가 1252번, 봉사 현장에서 땀방울 흘린 것이 4805시간입니다. 관내 노인종합복지관과 자원봉사센터를 제집 드나들듯 하며 어르신들의 식판을 나르고, 말동무가 되어드렸습니다.

이 4805시간은 제게 ‘정치란 무엇인가’를 다시 가르쳐준 학교였습니다. 정치는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거창한 담론 싸움이 아니었습니다. 독거 어르신의 차가운 손을 잡아드려 온기를 전하는 것, 장애인분들의 휠체어를 뒤에서 묵묵히 밀어드리는 구체적인 ‘행동’이 바로 정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령사회의 돌봄 문제, 의료 사각지대, 주거 빈곤의 현실을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책상머리에서 보고받는 행정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현장의 디테일을 저는 온몸으로 익혔습니다. 이 땀방울의 기록은 저 박관열이 탁상행정이 아닌, 시민의 피부에 와닿는 ‘맞춤형 복지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자산입니다. 시민들께서 흘리는 땀과 눈물을 닦아주는 시장, 그것이 제가 꿈꾸는 광주시장의 모습입니다.

-광주시는 복잡한 현안이 많은 도시다. 본인이 광주시장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전문성은?

▲광주시는 지금 연습할 시간이 없습니다. 취임 즉시 난제를 해결할 ‘유능한 해결사’가 필요합니다. 저는 실물 경제와 행정을 모두 섭렵한, 보기 드문 ‘통섭형 리더’라고 자부합니다.

첫째, 상장법인 남해화학의 이사와 감사위원을 역임하며 ‘경영철학’를 체득했습니다.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 흐름을 감독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조직관리와 재정 운용의 핵심을 꿰뚫었습니다. 이는 광주시의 방대한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경제 시장’의 역량을 증명합니다.

둘째, 경기도의원으로서 검증된 ‘정책 전문가’이자 ‘예산통’입니다. 제10대 경기도의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과 경제노동위원회 위원을 맡아 경기도 전체의 살림살이를 꼼꼼히 심의했습니다. 특히 광주 발전의 최대 족쇄인 ‘팔당상수원 중첩 규제’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집요하게 파고들었습니다.

“4805시간 땀방울로 광주의 가치 2배로 높이겠다.”
가난 이긴 의지·실물 경제 전문성 무장한 ‘준비된 일꾼’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라는 논리로 중앙정부와 경기도를 설득해 온 경험은, 앞으로 광주시가 정당한 권리를 되찾아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경영의 효율성과 행정의 공공성을 모두 갖춘 저 박관열이야말로 광주의 도약을 이끌 적임자입니다.

-경기도의원 시절,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와 함께 ‘기본소득’ 정책을 설계한 이력이 눈에 띈다. 광주 시정에 어떻게 접목할 계획인가?

▲저는 경기도의회 기본소득연구포럼 회장과 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핵심 철학인 ‘기본소득’의 이론적 토대를 닦고 이를 확산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는 시대의 변화를 읽는 저의 정책적 혜안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광주시는 도농 복합도시의 특성이 있어,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저는 4805시간의 현장 봉사 경험과 정책 설계 능력을 결합해 ‘광주형 기본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소외됨 없는 따뜻한 복지 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현금을 지급하는 차원을 넘어, 주거, 의료, 돌봄 등 삶의 기본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 것입니다. 이재명표 기본소득의 설계자로서, 광주를 대한민국 복지 행정의 모범 도시이자 이재명정부의 국정 철학이 가장 먼저 꽃피는 전진기지로 만들겠습니다.

-최근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12·3 내란 사태’ 당시의 행보가 궁금하다.

▲저에게 더불어민주당은 단순한 소속 정당을 넘어 제가 목숨 걸고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보루입니다. 지난 2024년 12월3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 한 명백한 ‘내란’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태를 보며 주저 없이 거리로 나섰습니다.

윤석열 내란 세력에 맞서, 깨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탄핵 촉구 활동의 최전선에 섰습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순간, 계산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것이야말로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말로만 민주주의를 외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위기의 순간에 행동으로 증명하는 사람입니다.

또 지난 지방선거 경선 패배 당시, 깨끗이 승복하고 본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제 선거처럼 뛰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선당후사(先黨後私)’입니다. 당이 필요할 때 묵묵히 곁을 지키고, 불의한 정권에는 가장 앞장서서 싸우는 ‘진짜 민주당 당원’ 박관열이, 이제 무능한 국민의힘 시정을 끝내고 광주에서 민주당의 깃발을 다시 높이 세우겠습니다.

-본선 경쟁력, 즉 ‘이길 수 있는 카드’로서의 전략은 무엇인가? 지지 기반 확장에 대한 복안이 있나?

▲이번 광주시장 선거는 이정부의 성공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중대한 의미가 있는 선거입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우리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을 넘어,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후보가 나서야 합니다. 저는 ‘호남의 결집’과 ‘충청의 확장’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필승 카드입니다.

우선, 광주시 호남향우회 연합회장을 역임하며 흩어진 호남 출신 주민들을 강력한 구심점으로 묶어냈습니다. 단순한 친목을 넘어 봉사와 상생을 실천해 왔기에 그 조직력은 매우 단단합니다. 여기에 더해 저는 충청권 표심까지 아우르는 ‘통합형 후보’입니다.

충청 향우회 활동을 해온 배우자 덕분에 오랜 기간 충청 인사들과 깊은 유대를 맺어왔습니다. 실제로 많은 충청권 인사들이 “지역을 떠나 사람 박관열을 보고 지지하겠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또 등록 성도 8000명 규모 교회의 안수집사로서, 각종 산악회와 CEO 과정을 통해 지역 경제인 및 직능 단체와 촘촘한 바닥 조직력을 구축했습니다. 호남의 기반 위에 충청의 표심을 더하고, 바닥 민심까지 훑을 수 있는 저 박관열만이 광주 선거의 판을 흔들고 압도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광주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비전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린다.

▲존경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광주는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수도권의 지리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베드 타운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자족 기능을 갖춘 명품 도시로 도약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 박관열은 ‘광주의 가치를 두 배로’ 높이겠습니다. 불합리한 규제 피해액을 산정해 중앙정부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규제의 틈새를 뚫어 친환경 첨단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꽉 막힌 도로를 뚫고 철도망을 확충해 시민 여러분께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드리겠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윤석열정권과 국민의힘의 내란을 청산하고, 지난 4년 방세환 시장의 무능한 시정을 바로잡겠습니다. 현재 이재명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자문위원이자 당 대표 지방자치 특보로서, 광주를 ‘이재명정부 성공’을 위한 든든한 초석으로 만들겠습니다.

4805시간의 땀방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가난을 이긴 의지로, 현장을 누빈 성실함으로, 실물 경제를 다룬 유능함으로 ‘새로운 광주의 길’을 열겠습니다. 저 박관열의 손을 잡아주십시오. 필승의 결과로, 더 커진 광주의 가치로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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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