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공수처 웃는 이유

공소청 거부 검사들 우르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이 사라진다. 평검사와 부장검사들을 중심으로 대검 수뇌부가 이를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전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들이 헌법 소원에 나서려 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공수처는 이를 기회로 보는 분위기다. 공소청으로 가지 않는 검사들이 공수처로 몰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된 건 지난달 30일이다. 폐지가 확정되자 검사들의 줄사직도 이어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으로 가지 않으려는 검사들을 포섭할 수도 있다. 간부급 검사들을 스카우트해 수사력 논란을 극복하는 것도 공수처에는 기회기 때문이다.

역사 속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4대 쟁점 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의결된 법률 공포안이 관보에 게재되면 그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수사는 중수청이, 기소는 공소청이 전담한다. 1년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2026년 9월 각각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산하로 신설된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라는 핵심 역할을 맡아 기존 검찰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곳에 배치되는 인력은 검사 신분도 그대로 유지한다. 하지만 중수청은 사정이 다르다. 검사직을 내려놓고 수사관 신분으로 일해야 하는 만큼 지원자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 내부에서는 부장검사들의 사직이 잇따르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별검사)에 속한 파견 검사 40명 전원이 원대 복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파견 검사들은 민중기 특검을 향해 “최근 수사·기소 분리라는 명분하에 정부조직법이 개정되어 검찰청이 해체되고 검사의 중대범죄에 대한 직접 수사 기능이 상실됐으며 수사검사의 공소 유지 원칙적 금지 지침 등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와 모순되게 파견 검사들이 직접수사·기소·공소 유지가 결합된 특검 업무를 계속 담당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구성원들에 서신을 보내 “78년간 국민과 함께해 온 검찰이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폐지되는 현실에 매우 참담하다”며 “무엇보다 우리 검찰 구성원들이 느꼈을 당혹감, 허탈감, 억울함과 우려를 떠올리면 여러분들에게 면목이 없고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78년 만에 폐지…중수·공소청으로
“수뇌부들 책임져라” 간부들 성명서

지난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사법연수원 30기, 검사장급)은 내부망 ‘이프로스’에 게재한 글에서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있는 현재 수뇌부가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개정안 통과 직후 사의를 밝힌 차호동 대전지검 서산지청 형사부장을 언급하며 “차 부장은 검찰의 미래를 지켜야 할 인재고, 현재 검찰 해체의 책임을 질만한 지위에 있는 것도 아니”라며 “책임지는 지위에 계신 분들은 일단 차 부장의 사의를 철회하고, 스스로 책임을 져라”고 촉구했다.

김윤선 천안지청장(33기)도 “향후 1년간 직무대행께서 어떻게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 절차를 만들어 갈지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며 “대검은 의견 조회 절차를 생략하고 국민참여재판 지침을 갑작스럽게 개정하거나 관봉권 띠지 사건으로 인한 수사관들의 상처에는 대응하지 않았다. 향후에도 이렇게 일방적이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검찰 조직 개편 작업에 대응할까 걱정”이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박재억 수원지검장(29기)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지검장은 “헌법상 기관 명칭인 검찰을 법률로 폐지하거나 변경할 수는 없다”며 “정부조직법에 관해 각계각층에서 위헌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인상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장(32기)은 최근 사직 의사를 밝히며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국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며 “대검 차장은 국회의 의결을 존중한다고 했지만, 저는 그럴 수 없다”고 적었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34기)는 이프로스를 통해 “9월26일은 검찰 폐지의 날이 아니라 헌법 폐지의 날”이라며 “다른 모든 반헌법적 요소와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차치하더라도, 검찰총장·검사라는 헌법상 명시적으로 규정된 단어의 문언적 의미에 반할 뿐 아니라, 대통령의 검찰총장에 대한 임명권을 박탈하는 입법이 합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수사력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공소청으로 가지 않을 검사들을 영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 규모를 키우는 개정안도 잇달아 발의되며 그간 지적돼 온 인력난 문제를 해결할 기회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여권 ‘규모 확대’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
“공소청? 수사관 대접받느니 공수처 간다”

대표적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강성파인 김용민 의원은 대법원장,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등이 저지른 ‘모든 범죄’를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공수처법은 고위공직자 ‘직무 관련 범죄’ 등에 한해 수사가 가능하다.

이에 대해 배형원 법원행정처 차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고위공직자 직무와 무관한 범죄까지 수사 대상을 확대하면 공수처 설립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신중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공수처 검사의 권한 남용으로 귀결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법사위 수석전문위원 역시 다른 유사 법안들과 함께 ‘민간인에게까지 기소권을 갖게 될 수 있다’는 검토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수사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신설되는 중수청이 행정안전부 산하에 자리 잡게 되면 결국 경찰과 중수청 비리도 수사 대상이 돼야 하는데 현행법상 공수처는 경무관급 이상만 수사할 수 있다”며 “최소 총경부터 수사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 대부분이 공소청으로 가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수청 자리를 검찰 수사관들이 채우고 나면 검사들이 중수청에 갈 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수사력 논란


한 검찰 관계자는 “직접 수사할 수 없는 공소청에는 가지 않을 분위기다. 차라리 공수처 조직이 커지면 공수처로 가는 게 나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도 “공수처 입장에서도 검찰 인재들을 영입하면 그간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된 수사력 논란을 해결할 수 있지 않겠냐”며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이 생기지 않으면 공수처에 지원하는 인재들이 생각보다 많을 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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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