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를 붙이는 순간, 놀라울 만큼 빠르게 통증이 사라진 느낌이 듭니다.
정말 약효가 그렇게 빨리 퍼질 수 있을까요?
사실, 그건 진짜 통증이 줄어든 게 아니라 ‘뇌가 속고 있는’ 상태입니다.
파스에는 멘톨이나 캄파 같은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에 닿는 즉시 시원하거나 따가운 감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강렬한 자극이 통증보다 먼저, 더 강하게 뇌에 도달하죠.
결국 뇌는 ‘아프다’는 신호보다 ‘시원하다’는 감각에 먼저 반응하게 됩니다.
통증은 잠시 밀려나고, 뇌는 시원함으로 가득 찹니다.
이 현상은 <게이트 컨트롤 이론>이라는 신경과학 원리로 설명됩니다.
강한 감각이 통증 신호가 지나가는 통로를 임시로 닫아버리는 거죠.
즉, 아픈 줄도 모르게 ‘문이 잠겨버린’ 상태가 되는 겁니다.
게다가 심리적인 기대감도 한몫합니다.
“이제 파스 붙였으니 괜찮아지겠지” 하는 마음이 실제 통증 인식을 낮춥니다.
우리 뇌는 그런 생각에 금세 납득해버립니다.
결국 파스의 효과는 진통 성분이 퍼지기도 전에 시작됩니다.
감각 자극과 뇌의 착각, 그리고 심리적 믿음이 함께 만들어내는 착시의 순간.
이게 바로 파스가 ‘마법처럼’ 느껴지는 진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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