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스크린 마케팅’ 비결 완전해부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0.22 11: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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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명차…알고 보니 국가대표차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정말 튼튼하다." 영화 <인셉션>에 나오는 현대차의 제네시스를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극중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타고 추격전을 벌이는 제네시스는 달려오는 기차와 정면으로 충돌하고도 별 다른 문제없이 질주를 계속한다. 영화의 한 장면이지만 이는 분명 현대기아차의 독특한 마케팅 기법이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많은 스타들이 기아차의 K9, K7 등을 타고 영화제 곳곳을 누볐다. 현대기아차가 문화·예술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영화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 10월4일부터 10월13일까지 열흘간의 세계적인 영화축제가 부산에서 진행됐다. 1996년 9월13일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를 목표로 시작된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31개국 169편의 영화가 상영됐고, 27개국 224명의 초청인사들이 부산을 찾았다.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성장하는 기아차
 

어느덧 17회째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초청작 75개국 304편, 월드/인터내셔널 프리미어 132편이 소개됐고 20만명 이상의 관객이 행사장을 찾았을 정도로 애초의 목표대로 아시아 최대의 영화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갈수록 그 규모와 인지도가 커지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으로 기아차도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2004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후원사로 참가해 한국의 영화산업 발전에 기여하면서 젊고 역동적이며 친문화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알리는 자리를 마련해왔다.


기아차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주요 영화배우와 유명 감독들의 의전차량 및 행사 업무차량으로 K9, K7, 쏘렌토R 등 총 130대의 차량을 제공했다.

또한 개·폐막식 등 공식 행사에 설치되는 포터월, 포스터, 현수막, 기타 야외홍보물, 입장권 등에 기아차 로고를 삽입하고 행사장 곳곳에서 기아차 홍보영상을 상영하는 등 영화제를 찾은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들을 대상으로 기아차 브랜드를 적극 알렸다.

기아차는 지난해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인기차종 120대를 의전·업무용 차량으로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가을 맞아 문화·예술 차별 마케팅 본격 시동
'스타의 애마' 영화제 등 각종 행사 공식 후원

이밖에도 기아차는 영화제 기간 동안 해운대 해수욕장에 마련된 야외 특설무대인 비프 빌리지에 신형 프라이드를 전시해 영화제를 찾은 영화팬들과 부산 시민들이 직접 차량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미니카페를 설치해 관람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했으며 영화제와 관련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북 2만부를 제작·배포하는 등 다채로운 현장 마케팅을 진행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기아차는 부산국제영화제 후원과는 별도로 영화관마케팅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CGV청남 씨네시티에 자동차 업계 최초로 전용 브랜드 상영관인 '기아 시네마'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기아 시네마는 상영관 곳곳이 기아차 로고 등 기아차를 상징하는 요소로 꾸며져 있으며 달리는 자동차를 형상화한 대형 디지털 조형물을 상영관 입구에 설치해 영화관을 찾은 젊은 관객들에게 활기차고 역동적인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고 있다.

또한 등받이의 높낮이 등을 조절할 수 있는 프리미엄 시트를 적용했고 관객석의 위치에 따라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정면, 양측면, 천장 등 총 4개의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최고급 시설로 꾸며져 있어 영화관을 찾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기아차는 기아 시네마를 통해 여성 고객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는 초대편지를 보내면 추첨을 통해 140명을 선정해 오는 27일 최신 영화 '007 스카이폴'을 볼 수 있는 'K 시스터즈 데이'와 분기별 1회씩 콘셉트를 정해 '기아 시네마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관에 이어
안방까지 공략한다
 

현대차도 '리브 브릴리언트 캠페인'의 일환으로 각종 영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리브 브릴리언트 캠페인은 '이제는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의 개념을 뛰어 넘어 고객들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즐거움이자 삶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현대차 브랜드 캠페인이다.

현대차는 지난 7월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쏘나타 더 브릴리언트' 출시와 연계해 '브릴리언트 시네마 데이' 등 2차례나 고객들을 영화관으로 초대했다.

지난 7월19일에는 전국 CGV 11개소 45개관에 고객 4500명을 초청해 당시 최고의 화제작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상영했으며 6월30일에는 CGV청담 씨네시티의 최고급 상영시설을 갖춘 '더 프라이빗 시네마'에 고객 90명을 초청해 연화 <연가시>를 상영하는 초대형 영화 마케팅을 펼쳤다.

현대기아차는 문화마케팅뿐만이 아니라 국내외 영화에 다양한 차종을 출연시키는 PPL을 통한 마케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저 놈이라고, 현대차." 2004년 8월 개봉작 <본 슈프리머시>에서의 제이슨 본의 대사다. 이는 한국관객들의 귀를 놀라게 했고 눈은 은색 EF소나타가 나타나자 커졌다.

초반부 추격신에서 등장한 EF소나타는 장시간 노출이 된 것은 아니지만 꽤 중요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차를 타고 쫓고 쫓기는 긴장감 있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에도 EF소나타는 2005년 개봉된 톰크루즈 주연의 영화 <우주전쟁>과 2008년 국내 개봉된 <허트로커>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할리우드 영화 속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연출한 것은 뭐니뭐니 해도 2010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록버스터 SF액션 영화인 <인셉션>에 등장한 제네시스였다.

극중 비가 쏟아지는 꿈속의 도시로 들어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태우고 달려오는 기차와 충돌하는 장면에 등장한 벨벳레드 컬러의 제네시스는 기차와 충돌한 뒤에도 별 타격 없이 쌩쌩하게 달리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추격전을 연출했다.


영화는 아니지만 국내 인기리에 방영된 화제의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즌2>에는 현대차 투싼ix가 주인공의 차로 등장한다. 특히 이 드라마에선 투싼ix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가 구형 미국 자동차라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투싼ix가 튼튼하다"는 등의 대사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등 현대차의 상품성과 브랜드를 알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해외 영화·드라마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등장하면서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어디서 많이 보던 차가…"
국내외 영화·드라마 PPL 
상품성·브랜드 홍보 효과

최근 영화에는 현대차가 2012년 고현정 주연의 <미스고>, 비 등이 출연한 액션 블록버스터 <R2B>, 유동근 주연의 코믹물 <결정적 한 방> 등에서 에쿠스 리무진, 제네시스, 쏘나타 등을 선보였다. 기아차는 윤계상 주연의 <풍산개>, 이병헌과 최민식이 열연한 <악마를 보았다>, 황정민과 류승범 등 연기파 배우가 출연한 <부당거래> 등에서 K7, 모하비, 쏘렌토R 등을 선보였다.

드라마에서는 지난 2009년 이병헌과 김태희가 출연한 대형 첩보 드라마 <아이리스>(KBS 2TV)서 출시 전 K7을 먼저 선보여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2010년에는 <신데렐라 언니>(KBS 2TV)서 스포티지R을 출시 전  선보인 바 있다. 올해에도 신세대 스타 유아인 주연의 <패션왕>(SBS)에서 K9을 출시 전 공개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도 지난해 이민호 주연의 액션 드라마 <씨티헌터>(SBS), 김래원과 수애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 <천일의 약속>(SBS) 등에 벨로스터와 i40 등 신차를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또한 <프레지던트>(KBS 2TV)에도 제네시스, 에쿠스 등을 성공적으로 협찬한 바 있다.


특히 <시티헌터>에서는 주인공 이민호를 비롯해 드라마 주요 인물들이 벨로스터를 타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벨로스터의 인기가 급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실제 드라마 방영 이후 벨로스터의 일 평균 계약대수가 방연 전 대비 약 50% 이상 증가하는 등 시청자들의 이목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천일의 약속>에선 극중 박지형 역을 맡은 김래원이 i40를 타고 등장해 큰 관심을 모았고 이서연 역을 맡은 수애는 엑센트, 노향기 역을 맡은 정유미는 벨로스터를 각각 타고 등장해 현대차의 주요 차종들이 노출되는 효과를 얻었다.

영화 통한 마케팅으로
고객들에게 더 가까이

현대기아차는 고객들이 가장 쉽고 편안하게 접할 수 있는 영화·드라마라는 소재를 통해서 고객들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들은 스타들의 멋진 모습과 어우러지는 자동차의 모습을 보며 그것을 꿈꾸기도 하고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현대기아차는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세계적인 행사를 지원함으로써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특히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눈과 귀가 집중되는 국제적인 행사와 유명 영화에서 현대기아차의 엠블럼을 더욱 자주 보게 된다면 현대기아차는 더 많은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대한민국의 대표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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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