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수양딸 사기사건 풀스토리

탈북자 돕자더니…야금야금 30억 ‘꿀꺽’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수양딸 김모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미군기지 내 투자 사업을 빌미로 지인들에게 투자금을 받은 후 사업을 무기한 지연시키는 등 총 30억대의 사기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경찰조사에서 드러난 피해금일 뿐 실제로는 100억대에 이른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어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일 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2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그로부터 약 일주일 후 그의 얼굴에 먹칠한 수양딸 김모씨의 뻔뻔한 사기사건이 드러났다. 김씨는 2009년부터 지인 윤모씨와 합심해 3년간 개인 사업가 3명에게 8차례 걸쳐 총 32억5000만원의 투자금을 받은 후 사업을 무기한 지연시키는 사기행각을 벌였다. 피해자 가운데 1명은 투자자 7∼8명이 100억대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어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지인 끌어들여
계획적 사기행각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황 전 비서의 생존 당시 피해자 차모씨 등 3명으로부터 각각 21억원·5억원·6억원을 가로챘다. 김씨는 재력가 3명에게 용산 미군기지 내 육류납품, 고철처리, 매점운영 등 각종 용역 사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데 이어 미국으로부터 미군기지 내 100여 개에 달하는 거대 수익사업을 탈북자 사업을 위해 위탁받았다며 투자를 유도했다.

투자자금 횡령을 목적으로 피해자들을 꾀어내기 위해 언급한 녹취록을 피해자들 중 1명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사기행각에 대한 증거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피해자들은 김씨가 황 전 비서의 수양딸이라는 점과 미 8군 중장 비서를 사칭한 모 중년여성이 사업을 보증하자 신뢰를 갖고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3명 가운데 2명은 과거 황 전 비서의 강연을 듣고 줄곧 존경심을 가졌던 사업가들이었고, 나머지 1명은 ‘황장엽민주주의건설위원회’의 직원이 소개한 사람이었다. 김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재력가 3명은 김씨의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 계약을 맺은 후 마음 놓고 투자했지만 김씨 등의 사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고 투자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피해자들이 미군부대에 찾아가 사업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씨 일행의 계획적인 사기행각이 탄로 났다.


미군 사업 빌미로 투자금 32억원 가로챈 혐의
투자자 100억원 피해 주장…수사 확대 불가피

경찰은 이번 사건을 황 전 비서의 대외적 신뢰와 지명도를 이용,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운 집단 사기극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황장엽이란 이름만 보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 황 전 비서가 생전에 이 사업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미 8군 중장 비서를 사칭 했던 중년여성도 미 육군 범죄수사대 조사 결과 미군 부대에서 일한 적도 없는 여성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의 투자금은 김씨 아들의 법무법인 계좌와 미 8군 중장 비서를 사칭한 공범의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
항간에서는 김씨가 회사를 아들 명의로 신청한 것은 엄연히 탈북자를 위한 사업인데 황장엽 수양딸이 직접 사업을 하면 외부에서 좋지 않은 눈초리로 보는 게 뻔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공범 윤씨는 김씨와 10년 지기로 알려져 있으며 김씨의 사건이 보도되기 전 이미 어디론가 잠적한 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 중이며 단지 지연되고 있을 뿐 사기는 아니다”라며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씨의 해명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경찰의 지속된 추궁 끝에 김씨가 실체 불분명한 유령사업을 진행했던 사실이 낱낱이 드러난 것. 김씨의 얄팍한 변명은 순식간에 휴지조각처럼 날아가 버렸다.

결국 김씨는 지난 17일 차씨 등 3명에게 투자를 권유, 3년간 30여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서울남부지법 박강준 영장전담판사는 “혐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씨는 누구?
신분 설왕설래

그렇다면 김씨는 누구일까.
김씨는 1997년 황 전 비서의 망명을 중개했다. 이후 황 전 비서가 별세한 2010년 10월까지 무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황 전 비서의 곁을 지킨 유일한 법적 가족이다. 워낙 베일에 싸여진 인물이라 항간에서는 김씨를 두고 ‘김철호 전 명성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북파공작원이다’등 말들이 많았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
김씨는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장사하는 사람도 아니고 정보기관과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 난 단지 기독교인으로서 북한 선교의 사명을 갖고 활동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씨는 자신의 모교에서 영문과 교수로 재직한 경험이 있다. 황 전 비서가 망명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엔 김 전 대통령에게 황 전 비서의 친서를 수차례 전달하며 중개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씨와 황 전 비서와 인연이 시작된 것은 1995년 중국 신양에서 처음 대면했을 즈음이다. 김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황 전 비서가 자신을 처음 본 후 ‘남한에 이렇게 정직한 여자가 있느냐’고 언급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김씨는 1998년 12월 황 전 비서의 호적에 이름을 올렸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아버지와 딸’보다는 ‘동지’에 더 가까웠다. 김씨는 황 전 비서를 어르신이라고 부르며 황장엽민주주의건설위원회 대표로 활동했다. 이때부터 황 전 비서의 안전가옥에도 자주 들렀다. 둘은 인연을 맺은 후 사소한 것부터 기밀적인 부분까지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피보다 진한 교감을 했다.

특히 황 전 비서는 망명 이후 김씨를 자신의 호적에 올리기 전까지 “내가 심리적 안정이 안 되니 부녀의 연을 맺자. 한 가족으로 묶어주는 것이 내게 안정을 준다”며 간곡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 대한 신뢰와 애착이 컸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황장엽 이름만 믿고 거액 베팅”
철저한 사전 계획 세운  사기극

일각에선 황 전 비서의 망명 중개를 시작으로 세상을 등지는 마지막 가는 길까지 꿋꿋하게 곁을 지킨 김씨에 대해 ‘황 전 비서가 남긴 거액의 유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김씨에 대한 온갖 추측과 억측이 난무했지만 측근들은 황 전 비서가 타계한 직후까지도 김씨를 대가 없이 황 전 비서의 곁을 지켜왔던 지고지순한 수양딸로 인식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황 전 비서의 별세 직후 두 얼굴을 드러냈다. “아버지의 재산을 돌려달라”며 살아생전 황 전 비서의 의식주 문제 등을 돌본 엄모씨를 상대로 9억원대의 재산반환 소송을 제기한 것.

김씨는 소장에서 “황 전 비서는 지난 2001년 10억여원이 들어있던 자신의 통장을 해지했고 그 중 9억원을 엄씨에게 전달했다. 황 전 비서로부터 9억원을 건네받은 엄씨는 그 돈으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 토지와 건물을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황 전 비서가 남한의 경제사정에 어두웠던 점, 사회적 지위나 인지도 상 부동산 매매계약의 대상자로 섣불리 나서기 곤란한 입장이었던 점을 미루어 자신을 돌봐준 엄씨에게 대신 계약을 체결하도록 맡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부동산 구입당시 엄씨는 매매대금을 지불할 만한 능력을 갖지 못했다. 수상한 것은 엄씨가 계약한 해당 부동산의 잔금 지급 하루 전에 9억원이 들어있는 황 전 비서의 예금계좌 2개가 해약된 점이다. 평소 큰돈을 사용하지 않던 아버지가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엄씨 측에 거액을 지급한 것이 분명하다”며 “구입한 부동산의 소유권은 엄씨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매매대금은 부당하게 취득한 이득이므로 엄씨 명의로 돼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 토지와 건물의 실소유자는 아버지”라고 강조했다.

숨겨왔던 욕망
드디어 드러내

그런데 이 소송에서 제기된 의문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왜 엄씨가 그토록 황 전 비서 곁을 오랫동안 지켰으며 ‘둘이 과연 아무 사이도 아니었을까’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수양딸인 김씨보다 은밀한 관계를 유지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떠돌면서 각종 매체는 숱한 취재 끝에 엄씨가 황 전 비서의 사실혼 관계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황 전 비서보다 38세 연하인 엄씨는 측근에서 그를 돌보며 사실상 황 전 비서의 비서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수년간 같이 생활했던 엄씨와 황 전 비서 사이에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들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특히 아들은 아버지인 황 전 비서를 쏙 빼닮아 평소 황 전 비서가 늦둥이 아들 엄군을 무척 귀여워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엄씨는 입국 후 국가정보원 측이 추천한 비서 후보들 가운데 황 전 비서가 직접 선택한 여성으로 현재 아들과 함께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황 전 비서의 호적에는 황 전 비서의 부인과 아들이 올라있지 않아 아들의 성은 ‘황’이 아니라 어머니의 성을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1997년 망명 중개…이듬해 호적에 입적
사실혼 부인에 작고 후 9억대 재산 소송

황 전 비서가 사망하기 전 자신의 재산을 수양딸 김씨에게 상속하고 그 중 일부를 엄씨와 그의 아들에게 분배할 것을 부탁했다는 설도 나돌았다. 엄씨 측근은 한 언론에 “황 전 비서의 상속인은 수양딸이다. 황 전 비서는 사후 자신의 재산을 일단 수양딸에게 넘긴 뒤, 자신의 어린 아들과 부인에게 분배토록 약정서 같은 것을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언론에서는 황 전 비서가 남긴 상당한 유산으로 인한 수양딸과 사실혼 관계의 부인 간 분쟁 가능성도 제기했다. 황 전 비서의 사망 장소인 안전가옥이 국가재산이 아닌 개인소유지라는 말도 나왔기 때문에 재산싸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전혀 사실무근이며 남한에 남겨진 가족은 오직 자신뿐”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황 전 비서의 스캔들에 대해선 “국정원 내 안가에서는 모든 게 통제가 된다. 24시간 관리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 어른의 명예를 실추시키려고 악의적으로 유포한 것이다. 만약 아들이 정말 있다면 우리에게는 돌볼 책임이 있다. 어른을 부검할 때 구강 내 점막을 떼어놓았다. 언제라도 유전자 감식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4월 엄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결국 김씨가 엄씨와 그의 아들의 존재를 끝까지 부인한 진짜 이유는 ‘황장엽 체면 세워주기’가 아닌 ‘거액 유산 혼자 먹기’가 된 셈이다. 재판부는 “김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황 전 비서가 엄씨에게 토지를 명의신탁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사실상 부부로 지낸 엄씨에게 재산을 증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남의 것 탐하다
망신살 뻗쳐


엄씨를 상대로 낸 9억원대 재산반환 소송과 아버지의 이름값을 빌려 재력가들을 상대로 벌인 30억대 사기행각. 분수에 맞지 않는 끝없는 욕심이 결국 파국을 불러왔다.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오랜 시간동안 고인을 모셔왔다고 자부한 김씨는 돈 한 푼 없이 청렴결백하게 살아온 아버지를 함부로 모함하지 말라고 했다. 그랬던 그가 쇠고랑을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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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