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OST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빌보드(Billboard)가 6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표한 차트 예고 기사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이 빌보드 200 최신 차트(7월12일 자)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주보다 다섯 계단 상승한 수치로, 올해 발매된 애니메이션 OST 앨범 중 최고 순위다.
빌보드는 “이 앨범은 지난 2022년 ‘엔칸토(Encanto)’ 이후 애니메이션 영화 사운드트랙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빌보드 200은 판매량 등을 기준으로 한 주간 가장 인기 있는 앨범 순위를 매기며, 7월12일 기준의 새로운 차트는 오는 8일(현지시각) 게시될 예정이다.
수록곡인 ‘유어 아이돌(Your Idol)’과 ‘골든(Golden)’도 7월2주차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 각각 77위, 81위로 동시 진입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록곡들은 여타 글로벌 차트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어 아이돌’은 지난 4일, 글로벌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의 ‘데일리 톱 송’ 미국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날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도 ‘골든’은 31위, ‘유어 아이돌’과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은 각각 34위, 40위에 진입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개봉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최정상 아이돌 헌트릭스의 멤버인 루미, 미라, 조이가 무대 뒤에선 퇴마사로 변신해 악령으로부터 세상을 수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공개 후 한국·미국·영국·멕시코·필리핀 등 33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달리는 등 K-문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의 영화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선 평론가 95%의 ‘신선함’ 평가를 받았고, 일반 시청자 점수 5점 만점에 4.5점을 얻기도 했다.
작품 제작은 미국의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Sony Pictures Animation)이 맡았고, 크리스 아펠한스(Chris Appelhans) 감독과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Maggie Kang)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배우 이병헌과 안효섭이 성우로 출연했고, OST엔 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인 정연, 지효, 채영이 참여했다.
매기 강 감독은 지난 25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대부분 저의 개인적인 어린 시절 경험, 좋아했던 음식들, 애니메이션에서 보고 싶었던 (한국) 음식들을 많이 넣었다”며 “디자인을 위해 팀원 약 10명 함께 한국민속촌, 명동 거리, 북촌 골목 등을 다니며 조사했고, 등장인물들의 옷 등 모든 장면에 한국적인 요소를 넣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케이팝 영화를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다. 스토리를 구상하다 한국의 악귀 디자인이 멋있다고 생각했고, 주인공 캐릭터도 멋있기만 하기보다는 좀 더 리얼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약간 바보 같기도 하고 이상한 표정도 짓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솔직히 그냥 나 같은 캐릭터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기획을 진전시키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때 케이팝이 떠올랐다”며 “케이팝이 들어가고 나니 뮤지컬이 됐고, (한국적인) 콘서트 배경 등도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아 소재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K-문화를 주 소재로 삼은 것은 첫 사례다. 실제로 작품에선 남산 서울타워, 기와집 등 한국적인 요소가 나타나며, 조선 후기 민화 ‘작호도’에 영감을 받아 창작된 마스코트가 출연하는 등 한국 문화에 대한 세밀한 묘사들이 들어가 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해 “매력적이고 재미있으면서도 전통을 잇는 감각적인 세계관”이라며 “케이팝과 K-드라마부터 노래 경연대회까지, 고도로 기획 생산되는 팝 문화를 재치 있게 비트는 유머 감각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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