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 많은 재니스는 자신의 인생과 아무런 상관없는 고객의 안위까지 걱정한다. 그래서 걱정 목록이 매일 늘어나지만 잠시 마음이 평온해지는 순간들도 있다. 도서관서 좋아하는 고전 소설을 읽을 때, 그래그래그래 부인의 반려견 데키우스를 산책시킬 때,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할 때다.
케임브리지 외곽을 가로지르는 출근 버스서 슬쩍 엿본 누군가의 인생, 아니면 싱크대를 청소하다가 우연히 듣게 된 단편적인 대화, 거실서 먼지를 떨거나 냉장고 성에를 제거하는 동안 고객이 풀어놓는 사연. 재니스는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대신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머릿속 도서관에 차곡차곡 모으고 분류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그중에서도 평범한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일을 하는 이야기, 그들이 용감하고 재미있고 친절하고 이타적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야만 삶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 있고, 보통 사람에게도 비범한 힘이 있으며 그로 인해 희망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서 선한 본성과 기쁨을 발견할 때 재니스는 위안을 받는다. 그러나 이 은밀한 즐거움은 어디까지나 재니스의 머릿속에서만 일어날 뿐, 견디듯 살아가는 재니스의 현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청소 실력에 감춰진 그녀의 특별한 능력을 알아보는 이가 나타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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