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킨텍스 감사 선임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4.10 08:27:28
  • 호수 1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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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반장선거도 아니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국제전시장인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이동환 고양시장의 최측근인 엄성은 고양시의원의 동생이 감사로 선임돼 ‘낙하산’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21년 이화영 전 대표이사 선임 과정서 불거진 ‘지사 찬스 논란’에 이어 4년여 만이다.

킨텍스는 지난달 31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후보자 중 엄덕은씨를 감사로 선정했다. 임원급인 감사 자리는 연봉 1억3000만원에 별도 업무추진비와 성과 평가에 따른 성과급도 주어진다. 킨텍스는 공모 절차를 거쳤다지만 세부 자격 요건을 두지 않아 출자 기관들이 대표와 부사장, 감사 자리를 나눠 차지하는 관례가 자리 잡고 있다.

고양시장 측근

감사로 선정된 엄씨는 엄성은 의원의 친동생이자, 지난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이동환 고양시장 선거캠프서 회계 담당이었다. 엄 의원과 이 시장의 관계도 각별하다. 엄 의원은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 고양시병 당협위원장을 맡은 이 시장이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받으면서 시의회에 첫발을 내디뎌 재선까지 성공했다.

엄 의원은 또 이 시장 설립의 사단법인인 ‘사람과도시 연구소’ 2대 대표를 이어받기도 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전면에 나서 선거운동을 돕는 등 이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앞서 그는 ‘킨텍스 C2부지로 불거진 방만하고 해이한 고양시 행정에 대한 특별행정감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엄 의원은 지난 2021년 7월16일 경기도청 앞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고양시 C2부지 헐값 매각 특별감사를 즉각 시행하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에 참석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감사 내용 중 시행자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고 매각 과정서 시의회 승인 절차 없이 특혜조항을 만들어 매각했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부패와 비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이 보도한 ‘고양시 킨텍스 일대’ 개발 비리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감사를 지시, 고양시가 특정 회사에 땅을 싸게 주고, 여러 특혜를 준 의혹에 대해서 경기도가 직접 조사하겠다고 했으나 결과 발표도 없었다”며 경기도 측에 특별감사 요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고양시는 킨텍스 공유재산 매각 관련(킨텍스 C2부지)해 2019년 2월25일부터 2021년 6월21일까지 848일간 진행한 감사를 통해 관련 업무를 맡았던 공무원 3명을 업무상배임 혐의 등으로 경기북부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과거 킨텍스에 대한 특별행정감사를 요청했던 엄 의원의 친동생이 킨텍스 감사로 선임된 배경에는 모호한 자격 요건이 뒷받침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전시·컨벤션 업무 경험이 전무한 데다 음악을 전공했다. 킨텍스 공모에는 ‘조직 화합과 경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 ‘솔선수범하는 실행 능력을 갖춘 분’ 등 교내 반장 선거를 방불케 하는 포괄적 자격 요건만 명시됐다. 이 밖에 근무 경력이나 직책, 경험 등 세부적인 내용은 빠져있다.

전시 업무 경험 없는 시의원 동생이?
이화영 전 대표 ‘지사 찬스’ 재조명

킨텍스 측은 “이번 채용은 33.3%씩 지분을 나눠 가진 경기도, 고양시, 코트라 등 출자기관별로 측근들에게 자리를 나눠주기 위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은 “공모 절차를 거쳐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사회적 비난은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도 “논란이 될 게 불 보듯 뻔한 낙하산 인사 빌미를 제공한 시장과 시의원이 너무 안타깝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이 연일 의회와 협력하지 않고, 헛발질만 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킨텍스 주총 전 고양시 내부에서도 재고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 시장이 강행 의지를 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고양지역 시민사회단체인 고양시민회는 이날 ‘공정한 경쟁으로 적임자를 다시 선임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

시민회는 “올 초 이동환 시장은 시정연설서 킨텍스 제3전시장 준공과 종합운동장 등을 활용해 글로벌 문화 교류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하면서 현실에서는 1억3000만원 연봉의 킨텍스 감사 자리에 전시·컨벤션 업무 경험이 전무하고 자기 선거에 도움 준 인사를 내리꽂아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중용할 기회를 걷어차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킨텍스는 감사 선임 과정(전체 지원자, 심사 과정)을 공개하라”고 감사직 사퇴와 전문성 있는 인사의 재추천을 요구했다.

전시 업무 경험이 전무한 엄씨가 감사로 선임되면서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어긋났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해충돌 방지법(제11조)에 따르면 ‘산하 공공기관의 감독기관인 공공기관 소속 고위공직자’의 가족은 해당 기관에 채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는 ‘해당 공직자가 자신의 가족이 채용되도록 지시·유도 또는 묵인해도 안 된다’는 조항이 포함돼있다. 고양시의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가족 채용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지만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모호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킨텍스의 낙하산 논란은 이화영 전 대표이사 선임 과정서도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킨텍스 대표로 선임한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킨텍스는 지난 2020년 8월 3년 임기의 제8대 킨텍스 대표이사에 이화영을 선임했다. 킨텍스는 같은 해 7월 대표이사 초빙 공고를 냈으며 5명이 응모해 이화영을 비롯해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컨벤션이벤트 경영학과 A 교수와 전 대구 엑스코 B 대표이사 등 3명에 대한 면접을 가졌다. 이후 이화영이 낙점됐다.

지역에서는 이화영 대표 선임에 대해 국내 전시컨벤션센터 대표를 정치인 출신이 맡은 것은 극히 드문 일인 데다 공모 과정서 이미 내정설이 나돌면서 ‘이재명의 후광 인사’로 지적됐다. 실제 이화영은 이상수 의원의 보좌진으로 출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든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위원으로 일하다 열린우리당 창당기획팀장을 맡았다.

낙하산 성지로 낙인
정치권 알력의 초상

2004년 제17대 총선서 서울 중랑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국회에 입성했으나 이후 선거에서는 두 차례 낙선했다. 그러다 지난 지방선거서 이재명 도지사 후보 캠프 비서실장, 도지사 인수위원회 기획운영분과위원장을 거쳐 2018년 7월 도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총괄하는 경기도평화부지사로 임명됐다.

그러면서 2020년 1월 경기 용인시갑 총선 출마를 위해 부지사직을 중도 사퇴했지만, 당내 경선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같은 해 8월 킨텍스 대표로 취임한 것이다. 선임 당시 일부 언론과 전시업계에서는 “전시업계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인이 국내 최대 전시장 대표를 맡는 것은 대표적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당시 이재명 대선캠프 관계자는 “경기도와 고양시, 코트라가 3:3:3의 지분으로 설립한 회사로 경기도의 낙하산 인사는 불가능하다”며 “더 자세한 것은 경기도에 문의하라”고 답변했다. 경기도는 3:3:3의 지분에 따른 대표 선임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어 ‘지사 찬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사 찬스 의혹에 대해 경기도 대변인실 관계자는 “인사는 3대3대3의 지분에 따른 인사추천위원회의 결정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인데 ‘지사 찬스’라고 말하면 안 된다”며 “(지사 찬스)는 언론이나 그분들이 하는 얘기지, 지사가 찬스로 한 것은 아니지 않냐. 논란이라고 해서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킨텍스 관계자도 “국회의원 시절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거치면서 직·간접적인 전시 컨벤션 산업을 경험했고 내부 공모 절차를 거쳐 정당하게 선정됐다”며 “킨텍스는 제3전시장 건립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시점에서 사업에 대한 강한 추진력과 유관 기관과의 원활한 협조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강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해명했다.

한편, 킨텍스는 2002년 법인 설립 당시 경기도와 고양시가 각각 33.43%, 사실상 정부 지분인 코트라가 33.14%를 투자해 설립됐다. 이에 대표이사는 코트라 사장·부사장 출신이 맡고 본부장 2명 중 전시본부장은 코트라, 관리본부장은 경기도, 감사는 고양시 몫으로 관례화됐다.

이 같은 구도는 개장 12년이 지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경기도가 대표이사 자리를 더 이상 코트라의 몫으로 인정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2014년 경기도 주도로 밀었던 대기업 CEO 출신 후보에 대해 코트라가 반발하면서 CEO 출신 후보는 주주총회 전 자진 고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친분 작용?


우여곡절 끝에 결국 경기도서 내정한 임창열 전 대표가 선임돼 한 차례 임기를 연장하면서 2020년 7월까지 6년 동안 대표를 지냈고 2020년 8월 이화영이 선임됐다. 이후 이화영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초까지 3년여간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외제 차 등 차량 3대를 받는 등 2억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또 자신의 측근을 쌍방울 직원으로 허위등재해 임금 9000여만원을 받도록 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자 이화영은 2022년 9월29일 변호인 등을 통해 킨텍스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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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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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