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내 유일의 미쉐린 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으로 ‘밍글스’가 선정됐다. 미쉐린은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서 ‘미쉐린 가이드 서울&부산 2025’에 실린 레스토랑을 발표했다.
미쉐린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심사위원이었던 안성재 셰프의 ‘모수’는 4년 연속 3스타를 유지해 왔지만 지난해 잠정 폐점하면서 이번 평가 대상에선 제외됐다.
지난 2019년부터 6년 동안 2스타를 유지하다 올해 3스타로 승격된 밍글스는 한식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메뉴들이 제공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미쉐린 가이드는 “강민구 셰프와 그의 팀은 전통 음식과 현대 음식을 조화롭게 결합해 전복과 배추선, 생선 만두 등의 요리를 창조했다”고 평가했다. 밍글스에 대해선 “한국 장인들이 만든 정교한 식기와 장식은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준다”고 설명했다.
강 셰프는 3스타로 호명된 뒤 연단에 올라 “저는 80년대 중반에 태어나 평범한 가정서 자랐다. 그 시기 대한민국은 굉장한 경제발전을 이뤘고, 파인다이닝 문화가 생길 때 같이 요리하면서 자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희 부모님 세대가 만드신 사회 환경, 요리하는 선배님들이 만드신 환경 덕분에 제가 덕업일치로 요리를 선택해 이런 레스토랑 문화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늘 그랬듯이 항상 도전하고, 기본에 충실하며 노력하는 밍글스가 되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밍글스의 미쉐린 3스타 선정은 한국 파인다이닝 업계에 큰 의미를 지닌다. 이 같은 성취 뒤에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이 직면한 운영상의 어려움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재료 사용과 우수한 셰프 고용 등으로 인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운영 비용은 일반 레스토랑에 비해 월등히 높아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고소득층 고객층의 수요 불안정성과 낮은 테이블 회전율은 안정적인 매출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고객들의 높은 기대치 ▲평판 관리의 부담 ▲서비스 전문 인력 부족 ▲높은 직원 이직률 ▲지속 가능성에 대한 현대 소비자들의 요구까지 더해져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운영은 갈수록 어려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런 탓에 밍글스의 성공 사례는 어려운 난관 속에서도 독창성과 품질을 유지하며 글로벌 무대서 인정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이날 강 셰프는 미쉐린과 별도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파인다이닝 운영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오너 셰프로서 독립적으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만큼, 파인다이닝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수익성과 퀄리티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려 고민했지만, 결국 우리가 걸어 온 길이 옳았음을 증명할 수 있어 무척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파인다이닝을 운영하는 것은 매우 여려운 일이지만, 오늘 같은 날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요리를 선택한 것에 대해 한번도 후회한 적은 없지만, 오늘은 셰프로서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 ‘요리가 훌륭해 찾아갈 만한 식당’으로 인정받는 2스타 레스토랑에는 총 9곳이 선정됐다. 지난해 1스타였던 ‘에빗’이 올해 2스타가 됐다. ‘요리가 훌륭한 식당’에 주어진 1스타에는 서울서 27곳, 부산서 3곳이 이름을 올렸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