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피의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이 26일 예정된 기자회견서 JTBC, MBC 등 특정 언론사 취재를 불허하자 언론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전날, 공동 성명을 통해 “특정 언론을 배제한 채 일부 언론을 취사선택해 회견을 열겠다는 의도를 모를 국민이 있겠느냐”며 “일부 언론에 취재 특혜를 주고 내란 범죄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스피커로 삼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12·3 내란 과정서 언론은 윤석열 일당의 최우선 척결, 통제, 장악 대상이었다”며 “21세기 대명천지에 군사독재의 언론 말살 명령을 부활시킨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적들이 일말의 반성도 없이 입맛에 맞는 언론을 취사선택해 여론 조작을 시도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에 놀아난다면 그 언론 또한 내란 공범이라는 오명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안은 이념적 지향과 뉴스의 취사선택에 다른 기준을 갖는 언론사 간의 취재 경쟁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자들에 맞서 언론계 전체가 결연하게 공동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반란군의 스피커 노릇을 했던 대한민국의 언론의 역사적 과오가 2024년에 되풀이돼선 안 된다. 어떤 언론도 내란범의 입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란범 김용현의 변호인단은 특정 언론사에 대한 취재 제한 조치를 철회할 것 ▲내란에 가담한 범죄자들은 언론을 내란 선동, 정당화를 위한 도구로 악용하지 말 것 ▲대한민국 모든 언론은 내일 내란범 김용현 변호인단이 완전한 언론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한 기자회견 취재와 보도를 전면 거부할 것 등 3가지를 촉구했다.
앞서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오는 26일 오전 10시30분에 서울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공지했다.
다만 변호인단은 “초청하는 기자님들은 이 단톡방에 속하신 분들로 제한한다”며 취재 매체를 제한했다. 이 과정서 MBC와 JTBC를 비롯해 다른 지상파와 일부 종편·종합 일간지 등의 매체는 단체방 입장이 차단됐다.
변호인단은 이번 기자회견서 검찰 수사와 김 전 장관의 혐의 등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지난 10일 구속된 김 전 장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환에는 응하고 있으나, 관련 진술은 모두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는 28일 구속 기한 만료 전 김 전 장관을 기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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