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보면 흥행 보인다

아파트시장서 주차 공간이 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대가 왔다. 자동차 등록 대수는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이지만, 주차 공간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주차 문제로 인한 차량 파손, 입주민 간의 폭행, 고성방가, 민사소송 등의 분쟁 이슈가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주차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설계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자동차 누적등록대수는 총 2613만400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대비 0.7%(18만5000대) 증가한 규모로, 인구 1.96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셈이다. 반면 주차 공간은 여전히 1990년대~2000년대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으로 정한 세대당 주차대수 기준은 아직도 1990년대에 멈춰 있다.

1.96명당 1대
법으론 1대만

현행 법상 최소 주차대수는 28년 전인 1996년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법으로 정해진 세대당 1대(세대당 전용면적이 60㎡ 이하인 경우에는 0.7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자동차 누적등록대수가 955만여대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까지 자동차 등록대수가 약 2.7배 늘어났지만, 주차대수 기준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이다.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에 따르면 현재까지 등록된 국내 입주단지 1만8683개의 가구당 주차 공간은 1.05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때문에 주거환경 만족도서도 주차 문제는 주거환경의 만족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연구원 주거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주거인식 조사 자료에 따르면 주거환경 만족도를 가장 낮추는 요소로 ‘주차 공간’ 문제가 꼽혔다. 주차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2.55점에 불과해 주택면적(2.63점)은 물론 층간소음(2.69점)보다 심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2020년 이후 승인을 받은 공동주택 단지는 가구당 주차대수가 1.22대로 조금 나은 편”이라며 “그러나 이 역시 최근 1가구당 2차량 시대가 본격화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치여서 기준 늘리기를 하루빨리 고민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넉넉한 주차 공간 확보 
신축 분양 아파트 각광

이렇다 보니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는 ‘넉넉한 주차 공간’이 분양 흥행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사들은 입주민의 불편함을 줄이고자 100% 지하주차장 설계나 세대당 주차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아파트를 짓고, 이를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보유 차량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주차 문제는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차의 불편함은 주거환경의 만족도를 낮추는 데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넉넉한 주차 공간 확보도 내 집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한 분양(예정) 단지.

▲평촌자이 퍼스니티= GS건설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3동 일원에 ‘평촌자이 퍼스니티’를 분양 중이다. 2개 단지로 지하 3층~지상 33층, 26개 동, 총 2737가구 규모다. 이 중 전용 53~109㎡ 57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주차장을 100% 지하화해 지상에 차량이 없는 공원형 단지로 조성된다. 가구당 1.53대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남향 위주의 배치와 판상형 위주의 설계로 채광과 통풍이 우수하며, 유리난간 설계로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전체 동에 필로티 구조 설계를 도입해 저층 세대의 사생활 보호와 안전성을 강화했으며, 실외기실에 자동 루버를 적용했다. 전 세대 세대창고가 제공되며, 주택형별로 넉넉한 수납공간이 마련된다.

스트레스
줄여준다

커뮤니티시설인 ‘클럽 자이안’에는 GDR이 적용된 골프연습장과 피트니스, 탁구장 등 다양한 운동시설이 들어선다. 교보문고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은 도서관과 입주민회의실, 독서실, 임대형 스튜디오, 임대형 창고, 북카페, 키즈카페, 사우나, 코인세탁실, 게스트하우스 등이 조성된다.

카페테리아를 갖춘 스카이라운지도 마련된다. 시스템 에어컨 4대와 현관 3연동 수동 중문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발코니 무상 확장, 중도금 이자 후불제가 제공된다.

단지는 인근 종합운동장사거리에 월곶~판교선(2029년 개통 예정) 안양운동장역(가칭) 신설이 계획돼있다. 노선이 개통되면 경강선(판교~강릉)과의 연계 운행을 통해 수도권 동·남부 및 강원 지역으로 이동이 더욱 편리해질 뿐만 아니라, KTX 광명역과 연계돼 고속철도 접근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둔산 엘리프 더센트럴= 계룡건설산업은 대전 서구 괴정동 일원에 ‘둔산 엘리프 더센트럴’을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10개 동, 전용 84~145㎡, 총 86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의 주차 공간은 가구당 1.68대로 넉넉하게 마련돼있다.

최고급 호텔서 만날 수 있는 테크노짐 운동기구를 적용한 피트니스와 투룸형, 스튜디오형 파티룸이 갖춰진 게스트하우스, 산소 공급 프리미엄 독서실, 사우나, 공유오피스 등 고품격 커뮤니티 특화시설을 마련할 예정이다. 대전 아파트 최초로 식사 서비스도 제공한다. 

단지는 지역 최초로 KT의 최첨단 AICT(인공지능+정보통신) 기술을 다수 접목해 입주민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음성인식 AI 월패드를 도입해 음성만으로 온도, 가스, 환기, 단지 출입 관리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방문자 확인, 엘리베이터 호출, 각종 생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스마트 원패스, 홈노크존, 얼굴인식 로비폰, 산소발생기, 미세먼지 신호등, 엘리베이터 비명 감지, 홈네트워크 보안, AI 자율주행 로봇인 순찰로봇, 청소로봇, 서빙로봇 등 차별화된 최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지하 1층에는 각 세대별 계절용품 보관이 용이한 세대창고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내집 선택
중요 요인

KT에스테이트는 정당계약을 맞아 수분양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안심보장제’ 혜택을 조기에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정당계약 시 분양가의 10~2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실시해 입주 시까지 추가 납부 금액 없이 1000만원으로 계약이 가능한 파격적인 금융 혜택을 제공해 수요자들의 초기 자금 부담을 대폭 줄였다. 

이에 따라 계약자들은 입주 시까지 주택 구입자금의 다양한 운용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더불어 향후 분양 조건이 변경될 경우 기존 계약자도 동일한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계약조건 안심보장제’도 시행한다.

▲더 팰리스트 데시앙= 태영건설은 대구 동구 신천동 일원에 ‘더 팰리스트 데시앙’을 공급한다.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8개 동, 아파트 418가구(전용 100~117㎡), 오피스텔 32실(전용 97·109㎡) 규모로 조성된다. 가구당 주차대수는 1.62대로 넉넉한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주택 평형은 대구서 희소성이 있는 중대형 타입으로 구성됐다. 전용면적별 가구수는 100㎡ 70가구, 106㎡ 38가구, 109㎡ 38가구, 115㎡A 174가구, 115㎡B 17가구, 115㎡C 16가구, 117㎡A 48가구, 117㎡B 17가구다. 오피스텔은 전용면적이 97㎡ 16실, 109㎡ 16실로 조성된다.

1990년대 세대당 기준 스톱
입주단지 평균 1.05대 그쳐

서울 강남권 고급 아파트서 볼 수 있는 커튼월룩 고급 마감 특화 설계를 적용한다. 세대창고도 마련돼있어 입주민들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시설은 가구당 5.1㎡(1.8평) 수준인 약 2485㎡(753평) 규모다. 사우나, 피트니스, 스크린골프 연습장, 작은도서관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입주민들의 주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코인세탁실, 카페테리아 등 시설도 만들 예정이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대형 타입으로 구성된다. 4베이 판상형 구조가 다수 적용돼 통풍 효율을 높였다. 충분한 동 간 거리를 확보해 개방감을 극대화할 방침이기도 하다.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 지에이건설이 전남 순천시 덕암동 일원에 ‘순천 지에이그린웰 하이드원’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20층, 8개 동, 전용 59~112㎡, 총 475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가구당 1.52대의 주차공간과 3개 소의 진출입구(비상차량 출입구 포함)로 쾌적한 환경을 마련했다.

대형 드레스룸, 팬트리, 공용창고 등 넉넉한 수납공간(일부 세대)을 설계해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맞통풍 구조의 4베이 판상형 평면 및 채광과 통풍이 우수한 남향 위주 배치로 주거 쾌적성을 극대화했다. 동 간 거리도 최대한 확보해 입주민들의 프라이버시까지 신경 썼다. 공원형 설계를 적용해 단지 중앙에는 다채로운 테마의 놀이터, 광장 등 자연을 가까이 누릴 수 있는 여유로운 휴게공간을 제공한다. 

단지 내에는 게스트하우스, 피트니스, 골프연습장, 입주민 라운지, 북카페, 악기연습실, 스터디룸, 카페테리아, 코인빨래방(반려동물 전용) 등 다양하고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마련된다. 특화된 외관과 웅장한 문주, 풍부한 인프라 위에 펼쳐지는 탁 트인 도시 전망(일부 세대)으로 순천서 보기 드문 고품격 하이엔드 주거 생활이 실현될 전망이다.

1가구에
2차량씩

이마트, 홈플러스, 메가박스 등 쇼핑 문화시설을 비롯해 병원, 은행과 관공서가 인접해 원스톱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이수초, 이수중, 연향도서관, 연향동 학원가 등 아이들을 위한 양질의 교육환경도 갖췄다. 팔마종합운동장, 오천그린광장, 순천만 국가정원, 동천, 죽도봉공원으로 다채로운 여가 생활과 도심 속 그린 라이프를 실현할 수 있다.

순천역 역세권 입지로 KTX 및 SRT 쾌속 교통망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종합버스터미널과 동순천IC, 순천IC, 순천만IC 등도 가까워 여수, 광양 등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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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