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운항’ 서울 한강버스, 대중교통 적절성 논란

지난 25일, 사천서 진수식
제2의 수상택시사업 되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서울시(시장 오세훈) 기대작으로 불리는 ‘한강버스’가 지난 25일 전격 공개되며 한강 수상교통 시대를 알렸다. 하지만, 한강버스가 대중교통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날, 경남 사천에선 ‘한강버스 안전 기원 진수식’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 수상교통의 시대가 드디어 개막된다. 한강버스를 통해 시민들께는 새로운 대중교통을 제공하고,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서울만의 독특한 정취를 선물해 드릴 수 있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한강을 세계서 가장 즐기기 좋은 강으로, 한강버스는 서울 시민이 매일매일 쾌적하게, 편리하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반드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시장의 ‘수상 교통수단’ 비전에도 불구하고 “속도 면에서 경쟁력이 있을까?” “대중교통 수단? 괜히 세금 낭비하는 거 아니냐?” “과연 실효성이 있겠느냐?” “지하철 타는 것만큼 쉽지는 않을 듯” “한강 물 꽁꽁 어는 겨울에는 운행 안 하고?” 등 우려 목소리도 감지된다.

실제로 오 시장 역시 한강버스의 운행 속도와 관련해 인정했다. 앞서 지난 10월15일, 국회 서울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그는 ‘출퇴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용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한강버스가 속도는 다소 떨어지더라도 다른 장점들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강서구 마곡동과 송파구 잠실동 사이의 거리는 28km, 선착장은 7곳, 한강버스의 평균속력은 17노트(31.5km/h), 최대속력은 20노트(37km/h)다. 이론상 평균속력으로만 달리더라도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데, 이 수치라면 대중교통으로서 운행상의 문제는 없다.


서울시민의 발이라고도 평가받는 서울 지하철(1호선~8호선)의 평균 운행속도는 어떨까? 호선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략 32.5km/h(2호선)~44.6km/h(1호선) 안팎으로 확인된다. 급행 지하철의 경우는 42km/h(경인선), 51.2km/h(경부선)으로 10km/h 정도 더 빠르다.

물론, 단순히 평균 운행속도 숫자로만 대중교통 수단의 적절성을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서울 출근길의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 이용 시 잠실서 여의도까지 단 30분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마곡까지는 54분이 걸린다. 이에 대해 JTBC는 “서울시가 다음달 도입하겠다고 한 한강 수상버스가 마곡서 잠실까지 54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홍보했는데, 이 속도로 가면 1시간15분이 소요된다”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입수 보고서를 근거로 한강버스가 최대 20노트로는 54분이라는 시간이 가능하지만, 실제 평균속력은 15.6노트였으며 잠실서 마곡까지 이동하는 데 1시간15분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해당 구간의 소요 시간일 뿐, 인근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거장으로의 이동 시간은 포함되지도 않았다.

동일 구간의 지하철 이용 시엔 50분이 걸리는 것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운항 내내 최대속력으로 달릴 수도 없거니와 밤섬 인근의 습지 호보 구역은 8노트로, 17개의 한강 다리들을 지날 때도 속도를 줄여야 하는 탓이다. 매체는 “어떻게 해도 지하철 등 대중교통보다 20여분 느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해명자료를 내고 “마곡~여의도~잠실 급행 구간 소요시간 54분은 17노트(31.5km/h) 속도로 운항하고 선착장마다 접근 시간 1분 및 승객의 승·하선 시간 3분 등을 고려해 산정한 것으로, 최대속도가 20노트가 나와야 가능하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초기 도입하는 선박 8척 중 4척의 속도는 15.6노트지만, 나머지 4척은 모터 용량을 늘려 17.8노트까지 속도를 향상시켰고, 추가로 도입될 선박 4척은 19.4노트”라며 “초기 도입 4척과 추가 도입 4척의 모터 증량으로 당초 계획한 마곡~여의도~잠실 구간 급행 노선의 54분보다 늦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명했다.

지하철역과의 연계 부족 등 접근성 문제에 대해선 “▲마곡 ▲망원 ▲잠원 ▲잠실 4개 선착장은 나들목 등 주변 도로 여건을 고려해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바쁜 아침 출근길에 한강 선착장까지 이동해서 한강버스를 이용할지도 미지수다. 1~2분이 아쉬워서 뛰는 승객들이 지하철이나 버스를 두고 굳이 한강으로까지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또 모든 선착장 주변에 따릉이(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자전거 무인대여 서비스) 15~30대를 배치해 이동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회사원들의 출퇴근 복장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으로,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선착장 접근 시간 및 승객의 승·하선 시간도 너무 촉박하게 잡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박업계 관계자는 “선박은 수중이라는 환경적 특성상 자유자재로 수월하게 출발, 정차할 수 있는 자동차와는 달리 운행에 제약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자체중량 100톤이 넘는 중형 선박의 경우는 선착장에 정착하는 데만 해도 최소한 2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 시장의 한강버스는 유럽 도시 곳곳의 수상버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럽의 강들은 한강과는 달리 강폭이 좁고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만큼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과의 연계성이 좋은 편이다. 반면, 서울의 한강 상황은 그렇지 않다.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한강버스 사업을 밀어부쳤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199명이라는 최대 탑승 인원도 대중교통 대체제로 적합하지 않기는 매한가지다. 서울 지하철의 경우 전동차 1대당 정원은 1600명에 달하는 탓이다. 시내버스의 경우는 통상 40~50명으로 1/5 수준이지만, 도심 구석구석을 운행하는 데다 배차 간격도 한강버스보다 2배 이상 더 촘촘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이번 한강버스 사업은 “서울을 베네치아로 만들겠다”는 야침찬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수상 택시 사업의 2탄 격이다. 1가구 2자동차, 3자동차 시대에 따른 교통지옥의 굴레서 벗어나보겠다는 취지서 시작됐으나, 결국 이용객 부족으로 인한 누적 적자 등의 이유로 문을 닫았던 바 있다.

앞서 서울시는 하루 이용객 2만명을 예상했지만, 2011년 하루 평균 이용객은 1%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113명에 불과했다.

한강버스는 운항 속도와 교각 높이를 고려해 건조됐다. 


한강버스 제작사 은성공업사 관계자는 “한강버스는 쌍동선 형태의 모습으로 한강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잠수교도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의 높이를 낮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색상은 한강의 일출, 낙조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한강의 색과 빛을 투영할 수 있는 흰색 기본 바탕에 청량감 있는 파란색을 그라데이션과 함께 표현, 한강의 반짝이는 윤슬과 시원한 물살을 떠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친환경으로 건조된 한강버스는 엔진 동력원이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배터리를 이용한다. 이에 따라 추진체는 배터리 화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적용된 기술로 ▲배터리 시스템 내부에 가스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 ▲배터리 과충전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로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화재 발생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하이브리드 추진체 제작 관계자는 “추진체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했다”며 “기존 외국산 제품의 문제 발생 시 부품 수급 지연 및 과도한 A/S 비용 발생 등의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공개된 2척의 선박들은 은성중공업 인근 앞바다서 해상시험 및 시운전 등을 통해 선박의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쳐 12월까지 한강으로 인도될 예정”이라며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 선박 등의 추가 선박 4척도 정상적으로 건조해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한강버스는 한 번에 탑승 가능한 인원은 199명으로,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선착장을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주중 하루 68회, 주말 하루 48회씩 상·하행 편도로 운항할 예정이다. 편도요금은 3000원이며 기후동행카드(6만8000원)로는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요금은 버스·지하철처럼 단말기에 교통카드를 태그하는 방식이며, 환승할인을 위해서는 하차 시 무조건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야 한다. 교통카드가 없을 경우 선착장에 설치될 발권기에서 승차권을 구입 후 탑승할 수 있으나, 타 대중교통과 환승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선착장은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7곳에 조성된다. 시는 주거·업무·상업·관광 등 배후 지역별 특성과 수요, 지하철 등 대중교통 연계, 나들목 및 주차장 접근성, 수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또 선착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버스노선 신설, 진입 도로 정비, 인근 주차장 설치 등에 김포시 예산과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내년 이후 선박 추가 도입 및 선착장 추가 조성 등의 단계적 추진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새로운 수상교통 시대를 열겠다며 은성중공업에 제작을 의뢰했던 바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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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