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열풍’ 헌책방 거리 가보니…

노벨문학상? 그래도 썰렁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주요 서적이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고 서적이라도 찾기 위해 헌책방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한강의 영향인지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찾는 사람은 늘었지만, 점주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서점과 기업형 중고서점의 등장에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왔던 헌책방 거리는 시대 변화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최근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국내외 서점과 도서관에 ‘한강 신드롬’이 몰아쳤다. 시민들이 한강의 책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나와 줄을 서는 오픈런 상황까지 벌어졌다. 온·오프라인 서점을 가리지 않고 한강의 작품이 연일 품절 행진을 이어가면서 중고 서적이라도 찾으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헌책방까지 이어지고 있다. 

뒤안길로

서울 중구 지역 ‘청계천 헌책방거리’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기는 했지만, 점주들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때 신학기 시즌이 되면 전공 서적을 사러 온 대학생과 명저를 구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거렸던 거리는 온라인 서점과 기업형 서점의 등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번 한강의 인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산했던 거리가 전처럼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일요시사>가 만난 점주들의 속사정은 달랐다.

지난 14일 오후 1시께 도착한 청계천 헌책방 거리 맞은편 오간수교 횡단보도는 신호를 기다리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북적거렸다. 신호가 바뀌자 한두 명씩 줄지어 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 중 헌책방 거리로 들어서는 이는 불과 5명 정도였다. 


거리 초입 켜켜이 쌓인 책들 사이로 점주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드문 이어지고 있었으나 책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보다 그냥 지나치는 행인이 더 많았다. 거리를 약 30분가량 지켜봤지만, 상점 입구에 쌓인 책들을 두리번거리거나 책을 펼쳐보는 손님 외에 책을 구매하는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입구서 책을 펼쳐보고 있던 A씨는 “여기를 자주 오지는 않는데, 옛날 느낌에 향수 때문에 이번에 오게 됐다”며 “책은 주로 온라인을 이용해서 구매한다”고 말했다.

현재 헌책방 거리서 생존한 책방은 14곳뿐이다. 한때 70여곳이 운영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헌책방을 운영해 온 B씨는 “한강 덕분에 손님이 늘긴 했는데, 처지가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요즘 찾아오는 손님마다 한강 책 있냐고 물어보는데 그것만 찾고 다른 건 찾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오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다른 서점서 안 파는 거 다 갖다 놓고 했는데도 사람들이 여기서 찾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손님 늘었어도 달라진 건 없어”
“인터넷 등장에 손님 절반 줄어”

인근서 헌책방을 운영하는 C씨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한강의 인기가 식으면 전처럼 사람이 없을 것 같다”며 “기존에 많으면 3~4명 정도 왔는데, 최근에 늘긴 했어도 6명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인터넷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매출이 줄었다”며 “오래 장사했지만 요즘 벌이가 좋지 않아서 조만간 접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만난 점주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는 거리에 손님들로 가득했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책을 구매하려는 손님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기업형 대형 서점의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손님은 얼마나 될지 비교해 보기 위해 종로구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서점과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았다. 오후 2시께 방문한 알라딘 종로점에서는 손님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앞서 찾은 청계천 헌책방 거리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알라딘 중고서점엔 15~20명가량 손님은 책을 고르거나 보고 있었다. 이곳에서도 30분가량 지켜본 결과 손님들이 급격히 빠지거나, 한산해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매장 밖을 떠난 이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로 매장을 찾은 손님들로 다시 채워지는 식이었다. 해당 매장 직원 D씨는 “평일에 평균적으로 손님이 10명서 15명 정도 있고 시간별로 방문하는 손님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며 “한강의 수상 소식 다음날부터 책을 찾는 사람들이 몰렸는데, 지금은 책이 다 품절돼 매장에 있는 손님이 이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지점서부터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교보문고 광화문점도 찾았다. 매장 입구 회전문을 밀고 들어서자 세기도 힘들 정도의 인파로 가득했다. 매장에 들어선 이후에도 회전문을 통해 손님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있었다. 매장 밖으로 나가는 손님보다 들어보는 손님이 더 많을 정도였다.

특히 매장 내 손님들은 한 손에 한강의 책을 들고 돌아다니며 다른 책을 찾고 있었다. 한강의 책 외에도 코너별로 책이 놓인 곳은 몇 부씩 가져간 흔적도 보였다.

보는 것 외 구매 못 봐
“오는 사람만 이용한다”

매장 내 진열된 책만 본다면 청계천 헌책방 거리에 있는 책 수와 비슷해 보였지만, 방문하는 손님들의 수는 크게 차이가 났다. 이후 매장 계산대로 발걸음을 옮기자, 무인 키오스크까지 책을 구매하려는 손님들로 줄을 이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 모 지역서 출판사 직원으로 근무한다는 E씨는 “한강 책을 구매하기 위해 오게 됐다”며 “요즘 사람들만 봐도 온라인이나 이런 기업형 대형 서점서 많이 산다”고 말했다.

이어 “청계천 헌책방 거리는 예전에 많이 갔는데, 지금은 안 간다”며 “그곳을 안 간지도 한 몇 년 됐고,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 가던 사람만 이용하는 곳이 됐다”고 말했다. 

헌책방 거리의 침체는 알라딘·교보문고·예스24 등 기업형 대형 중고서점이 본격적으로 중고 책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이들의 온라인 상거래 활성화와 오프라인 매장 확대로 헌책방 거리는 잊힌 거리로 전락하게 됐다.


오랜 시간 명맥을 이어왔던 헌책방 거리는 시대의 변화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헌책방 거리가 미래 세대에게 전할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지난 2013년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하고 보전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헌책방 시장은 2000년대 들어 눈에 띄게 위축됐다. 독서를 하는 국민의 수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로, 중고 책 시장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활성화 기대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종이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성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성인의 독서 장애 요인은 ‘일(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 등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는 관련 예산이 59억8500만원 상당 삭감됐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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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